# 맹자, 변화를 원하는 이에게

### ― 나를 바꾸고, 사람을 움직이고, 세상을 고치는 오래된 대화

《孟子》 원전 기반 · 현대어 편역과 재구성 · 5부 60편

## 책을 열며

《맹자, 변화를 원하는 이에게》는 세상이 왜 이 모양인지 한탄하는 책이 아니라, 무엇부터 바꾸어야 하는지를 묻는 2,300년 전의 대화입니다.

멀리서 찾아온 맹자에게 양 혜왕은 자기 나라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맹자는 먼저 이익의 방법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왕께서는 왜 처음부터 이익을 말씀하십니까?”라고 질문의 순서를 바꿉니다. 이 책에서는 원전의 첫 장면인 〈양혜왕 상〉 1장(1A1)을 제3부의 문을 여는 대화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내가 얻는 것부터 계산하면 다른 사람에게 생길 부담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두를 생각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실제로 먹고살 조건을 살피지 않아도 문제가 남습니다. 맹자는 마음의 시작과 생활의 기반을 함께 묻습니다. 그 질문은 나의 변화에서 관계와 공동체, 권력과 제도의 책임으로 넓어집니다.

맹자를 언제나 점잖게 훈계하는 성현으로만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왕의 말을 되묻고, 논쟁 상대의 비유를 뒤집고, 때로는 상대의 회피를 그대로 드러내는 논객으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언제나 옳다거나 모든 시대에 같은 답을 준다고 전제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주장에 담긴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공자에게 묻다, 논어 한 구절》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건넨다면, 이 책은 “우리는 무엇을 바꾸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이어갑니다. 자신을 지키는 일과 더 많은 사람의 삶을 넓히는 일을 함께 생각해보실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읽는 방법

전체는 다섯 부, 각 부 열두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 자신에서 출발하여 타인, 선택과 행동, 권력과 사회를 거친 뒤 변화의 지속으로 돌아옵니다. 처음부터 읽으셔도 좋고, 지금 마음에 걸리는 질문을 차례에서 찾아 읽으셔도 좋습니다.

각 편은 오늘의 질문, 원전의 장면, 대화 또는 논변의 현대어 편역, 핵심 문장과 한문, 말뜻 풀이, 오늘의 생각으로 구성했습니다. 상대의 질문과 반박을 남겨 두었으므로 맹자의 답변만 읽기보다 대화가 움직이는 과정을 함께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원전에 질문자의 말이 없는 장은 ‘기록된 논변’으로 표시했습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전에 없는 왕이나 제자의 대사를 만들어 넣지는 않았습니다. 장면 설명과 오늘의 해석에는 ‘편집자’라는 표지를 붙였습니다. 현대적인 적용을 고대 인물의 직접 발언과 구별해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는 그 말이 나온 상황과 함께 풀이했습니다. 한자를 먼저 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말은 어떤 충돌에서 나왔을까요?”라고 물어보시면 뜻이 더 분명해집니다. 마지막의 질문은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놓고 생각해보실 자리입니다.

## 맹자와 《맹자》를 소개하며

맹자는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에 활동한 사상가입니다. 여러 나라의 통치자와 만났고 제자와 논적에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이어가며 인간의 선한 가능성, 옳음의 기준, 백성의 생업과 통치의 책임을 논했습니다. 왕 앞에서도 자기 논리를 물리지 않는 모습과 뜻을 실현하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이 함께 전해집니다.

지금 읽는 《맹자》를 한 사람이 현장에서 받아 적은 완전한 속기록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맹자와 그의 학문을 전한 사람들의 편찬 과정을 거친 전승 문헌으로 읽습니다. 생애와 편찬의 기본 안내는 [스탠퍼드 철학백과의 맹자 항목](https://plato.stanford.edu/entries/mencius/)을 참고했습니다. 전통적 생몰년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한 날짜가 확정된 인물처럼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전승 원전은 〈양혜왕〉·〈공손추〉·〈등문공〉·〈이루〉·〈만장〉·〈고자〉·〈진심〉의 일곱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각 상·하로 나뉩니다. 왕과 나누는 대화, 자신의 판단을 묻는 문답, 인성과 교육을 둘러싼 논쟁, 짧은 비유와 역사 논평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 선집은 일곱 편 모두에서 대목을 골랐습니다.

고대의 계층 질서와 가족관, 천명과 전쟁의 정당화는 오늘의 기준과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민본을 현대 민주주의와 같다고 설명하지 않았고, 성선을 과학으로 입증된 사실로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호연지기의 기도 물리학의 에너지나 양자 현상과 연결하지 않았습니다. 시대의 차이를 확인하면서도 오늘에 이어갈 질문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 원전과 편역을 함께 읽는 방법

기본 대조본은 [위키문고의 《孟子》 전체 전자본](https://zh.wikisource.org/zh-hant/孟子/全覽)입니다. 보존 원문은 7편 14권 260장으로 정리했습니다. 출전에는 한글 편명과 상·하, 장 번호를 쓰고 1A1처럼 통용되는 부호도 함께 표시했습니다. A는 상, B는 하를 뜻합니다. 다른 판본과 비교하실 때에는 번호뿐 아니라 핵심 한문도 함께 확인해주십시오.

한문은 전자본의 번체를 보존했습니다. 구두점은 후대의 편집이며 맹자가 직접 붙인 문장부호가 아닙니다. 본문의 한국어는 기존 한국어 번역을 전재하지 않고 새로 옮긴 현대어 편역입니다. 긴 대화에서는 핵심 논변을 발췌하고 반복을 줄였으며, 전체 장의 완역이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육십 편에는 쉰아홉 개의 서로 다른 장을 사용했습니다. 〈공손추 상〉 2장(2A2)은 부동심과 호연지기를 각각 다루기 위해 두 편으로 나누었습니다. 맹자가 증자나 공자의 말을 인용하는 대목에서는 그 화자를 밝혔습니다. 고자(告子)와 고자(高子)처럼 한글 표기가 같은 인물도 한자와 역할을 구분했습니다.

원문 파일과 각 편의 전체 장은 함께 제공되는 sources/ 폴더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원전 대조 페이지는 웹 이북의 ‘원문·출처 대조’에서도 여실 수 있습니다. 이 판본은 전자본문과 출전을 대조한 편역본이며, 출토본과 여러 인쇄 판본을 전면 교감한 비평판은 아닙니다. 전문 한학자의 출판 감수는 별도 단계로 남아 있습니다.

저희의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원문의 질문과 상대의 답을 함께 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맹자에게 질문하는 동시에 맹자의 답에도 다시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 차례

- [제1부 나부터 달라질 수 있는가](#part-1) —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 [01. 사람은 정말 변할 수 있을까](#entry-01)
  - [02. 흐름을 바꾼 힘을 먼저 보자](#entry-02)
  - [03. 남의 고통 앞에서 멈추는 마음](#entry-03)
  - [04. 작은 마음이 가능성의 시작이다](#entry-04)
  - [05. 착한 마음은 왜 쉽게 사라질까](#entry-05)
  - [06. 하루의 결심과 열흘의 환경](#entry-06)
  - [07. 겁이 나도 해야 할 일이 있다](#entry-07)
  - [08. 단단함은 한 번에 생기지 않는다](#entry-08)
  - [09. 먼저 돌아볼 수 있는 나의 몫](#entry-09)
  - [10. 스스로를 포기하는 순간](#entry-10)
  - [11. 대장부란 힘센 사람이 아니다](#entry-11)
  - [12.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공부](#entry-12)
- [제2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part-2) — 명령보다 강한 것
  - [13. 사람은 명령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entry-13)
  - [14.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entry-14)
  - [15. 큰 변화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entry-15)
  - [16. 믿음을 요구하기 전에](#entry-16)
  - [17. 친구 앞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entry-17)
  - [18.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칠까](#entry-18)
  - [19. 좋은 스승은 답부터 주지 않는다](#entry-19)
  - [20. 가능성에도 자라는 조건이 있다](#entry-20)
  - [21. 같은 무례가 되돌아오지 않게](#entry-21)
  - [22. 존중은 한쪽의 의무가 아니다](#entry-22)
  - [23. 즐거움을 나눌 때 생기는 힘](#entry-23)
  - [24. 혼자 옳은 사람으로 남지 않으려면](#entry-24)
- [제3부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part-3) — 행동해야 할 순간
  - [25. 그래서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entry-25)
  - [26.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entry-26)
  - [27. 작은 타협으로 큰일을 한다는 말](#entry-27)
  - [28. 일을 구할 때도 지켜야 할 방식](#entry-28)
  - [29. 잘못을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충분할까](#entry-29)
  - [30. 평화를 말하는 이유까지 살피자](#entry-30)
  - [31. 원칙과 융통성은 언제 갈라질까](#entry-31)
  - [32. 극단적인 질문에 끌려가지 않기](#entry-32)
  - [33.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의 무게](#entry-33)
  - [34. 머무를 때와 떠날 때](#entry-34)
  - [35. 모두가 좋아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entry-35)
  - [36. 침묵도 때로는 선택이다](#entry-36)
- [제4부 세상은 바뀔 수 있는가](#part-4) — 권력에게 묻다
  - [37. 백성이 먼저다](#entry-37)
  - [38. 폭군은 이미 왕이 아니다](#entry-38)
  - [39. 먹고살 길과 마음의 안정](#entry-39)
  - [40. 많이 했다는 말보다 결과를 묻자](#entry-40)
  - [41. 죽게 만든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entry-41)
  - [42. 권력에게도 같은 질문을](#entry-42)
  - [43. 사람을 뽑기 전에 들어야 할 목소리](#entry-43)
  - [44. 기댈 곳 없는 사람부터](#entry-44)
  - [45. 좋은 마음을 제도로 옮기는 일](#entry-45)
  - [46. 천하는 누구의 소유인가](#entry-46)
  - [47. 이겼다고 잘 다스리는 것은 아니다](#entry-47)
  - [48. 전쟁을 좋아하는 지도자에게](#entry-48)
- [제5부 그래도 변화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part-5) — 실패와 좌절 이후
  - [49. 세상이 내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entry-49)
  - [50. 뜻을 펼치지 못한 사람의 얼굴](#entry-50)
  - [51. 머물게 하는 보상과 떠나야 할 이유](#entry-51)
  - [52. 어려움이 모두를 단단하게 만들까](#entry-52)
  - [53. 변화는 우물을 끝까지 파는 일](#entry-53)
  - [54. 길은 걸어야 남는다](#entry-54)
  - [55. 책을 의심하는 것도 공부다](#entry-55)
  - [56. 세상을 바꾸지 못해도 가르칠 수 있다](#entry-56)
  - [57. 먼 시대의 사람과 벗이 되는 법](#entry-57)
  - [58. 변화는 한 세대보다 오래 걸린다](#entry-58)
  - [59. 넘치기 전에 채워야 할 자리](#entry-59)
  - [60. 혼자라도 지키고 함께라면 넓히는 것](#entry-60)

<a id="part-1"></a>
## 제1부 나부터 달라질 수 있는가

― 변화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a id="entry-01"></a>
### 01. 사람은 정말 변할 수 있을까

**출전:** 《맹자》 〈고자 상〉 1장 (6A1)  
**인물·기록:** 고자·맹자

#### 오늘의 질문

사람을 좋은 방향으로 바꾼다는 것은, 그 사람을 다른 모양으로 억지로 꺾는 일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고자는 사람의 본성을 버드나무에, 도덕을 나무로 만든 그릇에 비유한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잘라서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처럼, 사람도 교육을 통해 인과 의를 갖추게 된다는 주장이다. 오늘도 낯설지 않은 생각이다. 아직 미숙한 사람을 제대로 된 모습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는 도움과 통제가 함께 들어 있다. 맹자는 그 비유를 그대로 받아들인 뒤, 그릇을 만드는 손이 나무를 어떻게 다루는지 묻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고자: “사람의 본성은 버드나무와 같고, 의는 나무로 만든 그릇과 같습니다. 본성으로 인과 의를 만드는 것은 버드나무로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지요.”

맹자: “버드나무의 성질을 그대로 따라서 그릇을 만들 수 있습니까? 나무를 손상시킨 뒤에야 그릇을 만드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사람도 해친 다음에 인과 의를 갖추게 하겠다는 말인가요? 사람들에게 인과 의를 해로운 것으로 여기게 만들 말은 바로 당신의 그 말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그렇다면 사람도 해친 다음에 인과 의를 갖추게 하겠다는 말입니까?”

**한문 원전**

> 則亦將戕賊人，以為仁義與？

#### 말뜻 풀기

**기류(杞柳)**는 그릇 재료로 쓰는 버드나무다. **성(性)**은 여기서 사람이 지닌 바탕이나 성향을 가리킨다. 고자의 비유는 도덕을 외부에서 부여하는 형식으로 보고, 맹자의 반박은 사람 안에 자라날 바탕이 있다는 쪽으로 향한다. 나무의 실제 가공 방식보다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는지가 논쟁의 중심이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두 사람은 변화가 필요한가를 놓고 싸우지 않는다. 바꾸려는 사람이 상대를 어떤 존재로 보는지에서 갈린다. 재료를 완성품으로 만드는 입장에서는 저항이 단순한 결함으로 보이기 쉽다. 성장을 돕는 입장에서는 그 저항에도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교육과 지도에 좋은 목적이 있다고 해서 모든 방법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물음이 생긴다.

맹자의 반박은 고자가 실제로 폭력적인 교육을 주장했다는 증거와 구분해야 한다. 맹자는 상대의 비유에 함축된 결과를 강하게 밀어붙인다. 고자는 그릇을 만들 때의 가공을 꼭 파괴라고 보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 차이를 남겨 두어야 논쟁을 이긴 사람의 말만 정답으로 삼지 않고, 양쪽의 전제를 살필 수 있다.

그렇다고 사람에게 이미 완성된 덕이 들어 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은 아니다. 가능성을 인정하는 일과 익숙한 습관을 고치는 일은 함께 갈 수 있다. 본성을 존중한다는 말로 잘못된 행동을 방치할 수도 있고, 성장을 위한다는 말로 모욕을 정당화할 수도 있다. 필요한 것은 변화의 목적과 방법을 동시에 묻는 일이다.

나를 바꾸려고 세운 계획은 나의 가능성을 살리는 쪽에 가까울까, 나 자신을 쓸모 있는 모양으로만 깎는 쪽에 가까울까?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다고 할 때에도 그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있을까?

<a id="entry-02"></a>
### 02. 흐름을 바꾼 힘을 먼저 보자

**출전:** 《맹자》 〈고자 상〉 2장 (6A2)  
**인물·기록:** 고자·맹자

#### 오늘의 질문

누군가의 나쁜 행동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의 본성과 그를 밀어온 힘을 어떻게 구분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고자와 맹자의 논쟁은 나무에서 물로 옮겨간다. 고자는 물길을 동쪽으로 내면 동쪽으로, 서쪽으로 내면 서쪽으로 흐른다고 말한다. 사람도 선하거나 악한 방향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맹자는 동서의 비유에 위아래의 차이를 끼워 넣는다. 양쪽 모두 같은 물을 보지만 무엇을 본성의 단서로 삼을지는 다르다. 논쟁은 비유가 설명하는 범위와 놓치는 범위까지 드러낸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고자: “본성은 빠르게 흐르는 물과 같습니다. 동쪽으로 터 주면 동쪽으로 흐르고, 서쪽으로 터 주면 서쪽으로 흐릅니다. 물에 동서의 구별이 없듯 사람의 본성에도 선과 불선의 구별이 없습니다.”

맹자: “물에 동서의 구별이 없다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다고 위아래의 구별도 없습니까? 사람의 본성이 선으로 향하는 것은 물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물을 쳐서 튀기면 이마 위로 넘길 수도 있고, 몰아 흐르게 하면 산 위로 갈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물의 본성입니까? 힘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사람이 선하지 않게 되는 경우도 그와 같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사람의 본성이 선으로 향하는 것은 물이 아래로 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한문 원전**

> 人性之善也，猶水之就下也。

#### 말뜻 풀기

**성선(性善)**은 이 논변에서 사람이 선을 향할 바탕을 지닌다는 주장이다. **세(勢)**는 물을 다른 방향으로 몰아가는 힘과 조건을 뜻한다. 성선을 ‘사람은 언제나 좋은 행동을 한다’로 옮기면 뒤의 반박이 성립하지 않는다. 맹자는 잘못된 행동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고, 그 행동만으로 인간의 바탕을 판단하는 데 반대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한 번의 장면은 사람을 설명하기에 편리하다.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이 곧 무책임한 본성으로, 거칠게 말했다는 사실이 곧 차가운 본성으로 바뀐다. 그런데 물이 어디로 흘렀는지만 보아서는 물을 민 힘을 알 수 없다. 맹자의 비유는 행동을 둘러싼 압력과 습관, 살아온 조건을 더 살펴보게 한다.

조건을 살피는 것은 책임을 지우는 일과 다르다. 피해가 생겼다면 그 피해를 멈추고 회복하는 일이 먼저 필요할 수 있다. 사정을 이해했다고 해서 잘못이 옳아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행동의 원인을 모두 타고난 악함으로 설명하면 바꿀 수 있는 조건까지 놓친다. 환경을 고칠 여지가 있는데도 사람을 단정하고 끝내 버릴 수 있다.

이 비유를 현대 과학의 증명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물의 물리적 운동과 사람의 도덕적 판단은 같은 대상이 아니다. 맹자는 관찰하기 쉬운 물을 통해 철학적 인간관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그 논증의 설득력을 검토할 수 있고, 고자가 말한 방향의 유연성 역시 질문으로 남길 수 있다.

최근 누군가를 한마디로 규정한 적이 있다면, 나는 그 행동 말고 무엇을 알고 있을까? 책임을 묻는 일을 유지하면서도 그 행동을 바꿀 조건을 함께 찾을 수 있을까?

<a id="entry-03"></a>
### 03. 남의 고통 앞에서 멈추는 마음

**출전:** 《맹자》 〈공손추 상〉 6장 (2A6)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다른 사람의 고통 앞에서 잠깐 멈칫한 마음은, 무엇을 시작할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여기에는 질문하는 왕이나 제자의 목소리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맹자가 하나의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서 일어나는 마음을 분석한다. 갑자기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모습을 본다면 어떻겠는가. 부모와 친해질 계획을 세우거나 좋은 평판을 얻을 계산을 하기 전에, 놀라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 사고의 기록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묻는 가정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사람에게는 누구나 남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지금 누군가 어린아이가 우물에 들어가려는 모습을 갑자기 본다면, 놀라고 안타까워할 것입니다. 아이의 부모와 친해지려고 그러는 것도, 이웃과 친구에게 칭찬받으려고 그러는 것도 아닙니다. 나쁜 평판이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인의 시작이고, 부끄러워하고 잘못을 미워하는 마음은 의의 시작입니다.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시작이며,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지의 시작입니다. 이 시작을 넓혀 채울 줄 알아야 합니다. 불이 막 붙기 시작하고 샘이 막 솟는 것과 같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사람에게는 누구나 남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한문 원전**

> 人皆有不忍人之心。

#### 말뜻 풀기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은 타인의 고통을 견디며 외면할 수 없다는 마음이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은 그 고통을 안타깝게 여기는 움직임이다. **단(端)**은 시작이나 실마리를 뜻한다. 이미 완성된 선행이나 언제나 같은 강도로 작동하는 감정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잠깐의 공감은 쉽게 사라진다. 어떤 장면에 마음이 움직였어도 다음 일정과 다른 소식이 금세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맹자는 그 작은 움직임이 하찮다고 말하지 않는다. 동시에 감동한 사실만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불씨와 샘이라는 비유에는 이미 무언가가 시작되었다는 뜻과, 더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 함께 들어 있다.

우물의 아이는 바로 눈앞에 있다. 그런데 통치자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모두 눈앞에 있을 수 없다. 같은 장에서 맹자는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을 정치로 확장한다. 가까운 한 사람에게 느끼는 마음이 멀리 있는 사람들의 생활 조건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 묻는다. 공감의 넓이는 저절로 정해지지 않는다.

원전의 ‘그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강한 표현을 특정인의 감정 상태를 판정하는 도구로 쓰지는 않는다. 우리는 타인의 내면을 완전히 알 수 없다. 이 장에서 읽을 만한 것은 남을 사람 아닌 존재로 분류하는 권한이 아니라, 우리 안의 가능성을 작다고 버리지 말라는 논증이다.

최근 나를 잠깐 멈추게 한 고통은 무엇이었을까? 그 마음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나 함께 할 사람은 있을까? 눈앞에 없는 사람에게도 같은 관심을 넓힐 수 있을까?

<a id="entry-04"></a>
### 04. 작은 마음이 가능성의 시작이다

**출전:** 《맹자》 〈고자 상〉 6장 (6A6)  
**인물·기록:** 공도자·맹자

#### 오늘의 질문

사람이 서로 다르게 살아간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에게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반박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공도자는 인간의 본성을 둘러싼 여러 주장을 한꺼번에 가져온다. 선도 악도 없다는 말, 조건에 따라 선하거나 악해진다는 말, 처음부터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다르다는 말이다. 좋은 임금 아래에서도 나쁜 사람이 있고, 나쁜 아버지 밑에서도 순과 같은 사람이 나왔다는 사례가 따라온다. 맹자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선하다’는 자신의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다시 밝힌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공도자: “고자는 본성에 선도 불선도 없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본성이 선하게도 악하게도 될 수 있다고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선한 본성과 악한 본성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지금 선생님께서는 본성이 선하다고 하시니, 저 말들은 모두 잘못된 것입니까?”

맹자: “사람에게 실제로 있는 바탕을 보면 선하게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선하다고 하는 것은 그 뜻입니다. 선하지 않게 된 것을 그 바탕 자체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측은해하는 마음, 부끄러워하는 마음, 공경하는 마음,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사람에게 모두 있습니다. 인과 의와 예와 지가 밖에서 녹여 넣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본래 있지만 생각하지 않을 뿐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인과 의와 예와 지는 밖에서 녹여 넣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본래 있지만 생각하지 않을 뿐입니다.”

**한문 원전**

> 仁義禮智，非由外鑠我也，我固有之也，弗思耳矣。

#### 말뜻 풀기

**정(情)**과 **재(才)**는 여기서 사람에게 실제로 있는 성향과 능력의 바탕을 가리킨다. 오늘의 감정이나 특별한 재능이라는 뜻만으로 읽지 않는다. **사단**은 네 마음의 시작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2A6의 사양하는 마음이 이 장에서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표현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공도자의 질문은 중요하다. 눈앞의 차이를 지우고 모두 같다고 말하면 실제 경험을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누군가는 남을 도와주고, 누군가는 같은 기회를 이용해 해를 끼친다. 맹자는 그 결과가 같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결과의 차이와 시작할 수 있는 바탕의 차이를 구분한다. 현재의 모습이 앞으로 가능한 모든 모습은 아니라는 쪽에 힘을 싣는다.

가능성이 있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같은 출발 조건이 주어졌다는 말도 아니다. 좋은 마음을 알아차리고 반복할 시간, 안전한 관계, 배울 기회가 다를 수 있다. 사람 안의 바탕을 믿는 주장이라면 그 바탕이 자랄 여건을 만들 책임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오늘의 편집 해석이며, 원전의 단어에 현대의 제도를 미리 넣어 번역하지는 않는다.

망설임 속에서도 남의 사정을 헤아려 본 적이 있는가. 손해가 두려웠지만 잘못된 말에 동의하지 않은 적이 있는가. 맹자는 그런 작은 움직임을 도덕의 바깥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완성된 사람이 되기 전에도 변화는 이미 시작될 수 있다. 나의 약점을 보면서 동시에 내가 해본 좋은 선택을 기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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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 착한 마음은 왜 쉽게 사라질까

**출전:** 《맹자》 〈고자 상〉 8장 (6A8)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마음이 거칠어진 사람에게, 처음부터 그런 사람이었다고 말해도 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큰 도성 가까이 있는 우산을 떠올린다. 한때 나무가 아름다웠지만 사람들이 도끼로 자르고, 새순이 올라오면 소와 양이 먹었다. 사람들이 민둥산을 보고 처음부터 나무가 없던 산이라고 판단한다면 무엇을 놓치는가. 이 장은 기록된 논변이며 산을 찾아간 대화가 아니다. 맹자는 산이 겪은 일을 사람의 마음을 잃어가는 과정에 겹쳐 보여준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우산의 나무는 한때 아름다웠습니다. 큰 나라의 도성 가까이에 있어 도끼로 베어 버리는데,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밤낮으로 자라고 비와 이슬이 적셔 새싹이 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소와 양이 다시 뜯어 먹어 이렇게 민둥해졌습니다.

사람들은 민둥한 모습을 보고 그 산에 본래 나무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정말 산의 본성입니까? 사람에게도 인과 의의 마음이 어찌 없겠습니까? 좋은 마음을 잃는 과정도 도끼로 나무를 자르는 것과 같습니다. 제대로 기르면 자라지 않는 것이 없고, 기를 조건을 잃으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제대로 기르면 자라지 않는 것이 없고, 기를 조건을 잃으면 사라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한문 원전**

> 茍得其養，無物不長；茍失其養，無物不消。

#### 말뜻 풀기

**우산(牛山)**은 이 비유에 나오는 산의 이름이다. **양심(良心)**은 이 장에서 인과 의로 향하는 좋은 마음이며, 오늘의 죄책감만을 뜻하지 않는다. **야기(夜氣)**는 밤 동안 회복되는 기운에 관한 옛 설명이다. 수면이나 신경계의 작동을 과학적으로 해설한 말로 취급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눈에 보이는 상태와 그 상태가 만들어진 과정은 다르다. 지쳐서 아무에게도 관심을 줄 수 없는 사람을 보면 이기적이라는 판단부터 떠오를 수 있다. 반복해서 무시당한 사람이 대답을 짧게 할 때 냉정한 성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산의 비유는 사람의 현재 모습만으로 그 바탕과 가능성까지 모두 판정하지 말자고 제안한다.

그렇다고 오늘의 거친 행동이 과거의 상처 때문에 모두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주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그 일과 함께, 계속 새순을 잘라내는 조건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관계를 회복한다고 하면서 모욕을 반복하거나 쉬어야 할 사람에게 의지만 더 요구한다면, 다시 자라라고 하면서 나무를 베는 셈이 될 수 있다.

이 비유는 자기 변화의 속도도 다르게 보게 한다. 좋은 결심이 오래가지 않았을 때, 마음이 원래 나빠서 그렇다는 설명만 남기지 않아도 된다. 회복할 틈이 있었는지, 같은 손상이 반복되지는 않았는지 묻는 것이다. 회복의 책임을 당사자 혼자에게 돌리기보다 주변의 행동도 함께 살펴볼 여지가 생긴다.

지금 내 마음에서 잘 자라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을 기르려면 새로운 결심보다 먼저 멈추어야 할 손상이 있을까? 누군가를 도우려는 나는 물을 주는 쪽에 있을까, 새순을 자르는 쪽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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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 하루의 결심과 열흘의 환경

**출전:** 《맹자》 〈고자 상〉 9장 (6A9)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한 번의 좋은 결심이 계속 무너질 때, 의지만 더 강하게 다짐하면 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왕이 지혜롭지 못한 것이 이상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이 왕을 만나는 날은 드물고, 물러난 뒤에는 그 마음을 식히는 사람들이 곧 온다. 햇볕을 하루 쬐고 열흘 동안 얼리는 식물이 자랄 수 있겠는가. 이어 바둑을 배우는 두 사람의 예를 든다. 같은 스승에게 배우지만 한 사람은 이야기를 듣고, 다른 사람은 날아올 새를 쏠 생각을 한다. 타고난 능력보다 학습이 이루어지는 방식이 문제라는 논변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세상에서 가장 잘 자라는 식물이라도 하루 따뜻하게 하고 열흘 차갑게 하면 자랄 수 없습니다. 내가 왕을 만나는 일도 드문데, 물러나면 그 마음을 식히는 사람들이 옵니다. 조금 싹이 났다고 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바둑은 작은 기술이지만 마음을 모아 집중하지 않으면 익힐 수 없습니다. 바둑을 잘하는 혁추에게 두 사람을 가르치게 해봅시다. 한 사람은 그의 말을 온전히 듣습니다. 다른 사람은 듣고 있어도 마음 한편에서 큰 새가 올 것이라 생각하며 활을 당겨 쏠 궁리를 합니다. 함께 배웠어도 두 번째 사람은 첫 번째 사람만 못합니다. 지혜가 모자라서 그렇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하루 따뜻하게 하고 열흘 차갑게 하면, 자랄 수 없습니다.”

**한문 원전**

> 一日暴之，十日寒之，未有能生者也。

#### 말뜻 풀기

**일폭십한(一暴十寒)**은 하루 볕을 쬐고 열흘 추위에 둔다는 비유에서 나온 말이다. 暴은 이 문맥에서 햇볕에 드러내 놓는다는 뜻이며 ‘폭력’으로 읽지 않는다. **전심치지(專心致志)**는 마음과 뜻을 모으는 것이다. 바둑 이야기는 두 사람의 성과를 능력의 차이로 곧바로 단정하지 않게 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우리는 결심이 실패한 이유를 자신의 성격에서만 찾기 쉽다. 마음이 약하다거나 꾸준하지 못하다고 말하면 설명은 간단해진다. 그러나 한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마음과 반대 방향으로 잡아끄는 조건이 매일 반복된다면, 결심만으로 그 힘을 이길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맹자가 왕에게서 싹을 보아도 그것을 기를 환경은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집중이 안 되는 사람에게 바둑을 배우는 두 번째 사람이라는 낙인을 붙일 수는 없다.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는 데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은 관심을 오래 머물게 할 조건을 확인하는 질문이다. 배울 시간을 확보했는지, 동시에 해결해야 할 급한 걱정은 무엇인지, 주변의 요청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 살필 수 있다.

변화를 유지하려면 매번 큰 동기를 새로 만들어내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을 다시 시작하기 쉬운 자리, 중단한 뒤 돌아올 수 있는 작은 기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생각은 원전의 처방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식물과 학습의 비유에서 오늘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이다.

최근 세운 계획에서 햇볕을 주는 시간과 얼리는 시간은 각각 무엇일까? 나의 뜻을 탓하기 전에 덜어낼 방해가 있는가? 다른 사람의 배움을 돕는다면, 그 사람에게 집중하라고 말하는 것 말고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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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7. 겁이 나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출전:** 《맹자》 〈공손추 상〉 2장 (2A2)  
**인물·기록:** 공손추·맹자·인용된 증자

#### 오늘의 질문

두려움이 없다는 것과 두려워도 기준을 지킨다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공손추는 맹자가 제나라의 높은 자리에 올라 자신의 뜻을 펼치게 된다면 마음이 흔들리겠느냐고 묻는다. 맹자는 마흔에 부동심을 얻었다고 답한다. 제자는 힘센 용사보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맹자의 설명은 힘자랑으로 가지 않는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용기를 기른 사람들을 비교하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돌아보아 옳은가를 묻는 증자의 말을 전한다. 긴 2A2의 앞부분에서 부동심과 용기를 골랐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공손추: “선생님께서 제나라의 높은 자리에 올라 도를 펼치실 수 있게 된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시겠습니까?”

맹자: “아닙니다. 나는 마흔에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공손추: “그렇다면 큰 용사보다 훨씬 뛰어나시군요.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맹자: “있습니다. 용기를 기르는 방식도 서로 다릅니다. 증자는 큰 용기에 관해 이렇게 전했습니다. ‘자신을 돌아보아 옳지 않다면 보통 사람 앞에서도 움츠러든다. 자신을 돌아보아 옳다면 천만 사람이 있어도 나아간다.’ 단순히 기세를 지키는 것보다 그 기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 증자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을 돌아보아 옳다면, 천만 사람이 있어도 나아간다.”

**한문 원전**

> 自反而縮，雖千萬人吾往矣。

#### 말뜻 풀기

**부동심(不動心)**은 판단의 중심이 압력에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는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거나 언제나 침착해야 한다는 진단이 아니다. **축(縮)**은 이 인용에서 곧고 옳다는 뜻이다. 핵심 문장은 맹자가 증자의 말로 전한 것이므로 맹자가 처음 만들어낸 문장이라고 표시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공손추는 용기를 일종의 큰 힘으로 먼저 이해한다. 그런데 맹자의 설명은 그 힘이 어느 방향으로 쓰이는가를 묻는다. 모욕을 당하면 반드시 되받아치는 사람도 두려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판단을 전혀 의심하지 않는 사람도 흔들림이 적어 보인다. 그 둘이 옳은 판단을 하는 사람과 같지는 않다.

‘천만 사람이 있어도’라는 말은 다수가 반대하면 나만 옳다는 보증이 아니다. 그 앞에 있는 자기 점검을 지우면 단단함이 독선으로 바뀐다. 근거를 다시 살피고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에게도 기준을 지킬 용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바꾸어야 할 판단을 끝까지 고집하는 일은 용기의 이름을 빌릴 수 있지만 같은 내용은 아니다.

두려운 상황에서 모든 사람이 즉시 나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안전과 도움,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 장의 옛 용기 논변을 위험을 무릅쓰라는 직접 명령으로 옮기기보다, 무엇 때문에 움츠러드는지와 무엇을 지키려는지 구분해 읽을 수 있다.

내가 단호했던 최근의 순간에는 충분한 자기 점검이 있었을까? 반대로 옳다고 생각하면서도 물러섰던 일에는 어떤 두려움이 있었을까? 혼자 강해지는 것 말고, 함께 판단하고 안전하게 행동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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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 단단함은 한 번에 생기지 않는다

**출전:** 《맹자》 〈공손추 상〉 2장 (2A2)  
**인물·기록:** 공손추·맹자

#### 오늘의 질문

흔들리지 않는 기상은 큰일 한 번으로 얻을 수 있을까, 작은 선택을 쌓아야 생길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공손추는 맹자가 무엇에 뛰어난지 묻고, 맹자는 말을 이해하며 호연지기를 기른다고 답한다. 제자가 다시 호연지기가 무엇인지 묻자, 맹자는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먼저 말한다. 그 기상이 옳음과 길에 맞아야 한다는 설명에 이어 송나라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싹이 더디 자란다고 잡아당겨 키운 사람이 돌아와 수고를 자랑하지만, 밭의 싹은 말라 있다. 이 편은 앞 편과 같은 장의 다른 논점을 다룬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공손추: “선생님께서는 무엇에 뛰어나십니까?”

맹자: “나는 말의 뜻을 이해하고,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릅니다.”

공손추: “호연지기란 무엇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맹자: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더없이 크고 굳센 기상입니다. 곧게 기르며 해치지 않으면 넓게 채워집니다. 의와 도에 맞아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힘을 잃습니다. 옳은 일을 쌓아 생기는 것이지, 옳은 일 한 번을 갑자기 해내어 얻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에서 그 일을 잊지는 않되, 자라라고 억지로 잡아당기지는 말아야 합니다.”

맹자는 싹을 뽑아 성장을 도왔다고 믿은 송나라 사람을 예로 든다. 돌보지 않는 일도 잘못이고, 조급해서 성장을 해치는 일도 잘못이라는 것이다.

#### 맹자의 한마디

“옳은 일을 쌓아 생기는 것이지, 옳은 일 한 번을 갑자기 해내어 얻는 것이 아닙니다.”

**한문 원전**

> 是集義所生者，非義襲而取之也。

#### 말뜻 풀기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이 장에서 의와 도를 실천하며 기르는 넓고 굳센 기상이다. 물리학의 에너지, 신체를 둘러싼 장, 양자 현상을 뜻하지 않는다. **집의(集義)**는 옳은 실천을 모아 쌓는 일이다. **조장(助長)**은 여기서 억지로 싹을 당겨 자라게 한다는 비유이며, 오늘의 긍정적인 ‘도움’과 구분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짧은 기간에 완전히 달라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큰 선언을 하고 강한 경험을 만들면 어제와 다른 사람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맹자는 한 번의 행동을 마음의 완성품으로 바꾸어주지 않는다. 옳다고 생각하는 작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결과가 느리다는 이유로 매일 자신을 심판하는 방식도 돌아보아야 한다.

싹을 당기는 비유는 방치와 조급함 사이의 좁은 길을 보여준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때를 기다린다고 할 수 있고, 기다리지 못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둘 다 실제로는 성장을 막을 수 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와 무엇을 더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함께 묻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기상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이 언제나 옳다는 뜻은 아니다. 넓고 굳센 마음이라는 자기 평가가 남에게 증명되는 것은 실천을 통해서다. 오히려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계속하면서 자신을 강한 사람으로만 설명한다면, 맹자의 조건에서 벗어난다.

지금 내가 꾸준히 쌓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결과를 당겨오려다가 망가뜨리는 과정은 없을까?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일과 변화를 버리는 일을 구분할 수 있을까?

<a id="entry-09"></a>
### 09. 먼저 돌아볼 수 있는 나의 몫

**출전:** 《맹자》 〈이루 상〉 4장 (4A4)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뜻대로 되지 않는 관계에서, 내 몫을 돌아보는 일은 어디까지 필요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사랑했는데 친해지지 못하고, 다스렸는데 일이 정리되지 않고, 예를 갖추었는데 응답받지 못하는 상황을 나란히 놓는다. 자신은 할 일을 했다고 느낄 때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은 상대가 문제라는 판단일 수 있다. 맹자는 그 판단 전에 자기 실천의 질을 묻는다. 이 장은 특정한 갈등의 문답이 아니라, 관계와 통치의 실패를 돌아보는 짧은 논변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사람을 아꼈는데도 가까워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인을 돌아보십시오. 사람을 다스렸는데도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지혜를 돌아보십시오. 예를 갖추어 대했는데도 답을 받지 못한다면 자신의 공경을 돌아보십시오. 행동했지만 바라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는 자신에게로 돌아와 살피는 것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행동했지만 바라던 것을 얻지 못했을 때는, 자신에게로 돌아와 살피는 것입니다.”

**한문 원전**

> 行有不得者，皆反求諸己。

#### 말뜻 풀기

**반구저기(反求諸己)**는 밖으로만 향한 판단을 자신에게 돌려 살핀다는 말이다. **지(智)**는 다스림에 필요한 이해와 판단을, **경(敬)**은 상대를 진지하게 존중하는 태도를 뜻한다. 이 문장을 ‘모든 실패의 원인은 나에게 있다’는 인과법칙으로 읽지는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관계에서 나의 의도와 상대가 받은 경험은 같지 않을 수 있다. 돕는다고 했지만 선택권을 줄였을 수 있고, 공손하게 말했지만 이미 결론을 정해놓았을 수 있다. 열심히 했다는 사실이 상대를 제대로 이해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맹자의 질문은 내 마음의 좋은 뜻에서 멈추지 않고, 그 뜻이 실제 행동에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묻게 한다.

그 질문을 피해자에게 그대로 돌려서는 안 된다. 폭력이나 차별을 겪은 사람에게 자신이 충분히 공경하지 않았는지를 따지는 것은 가해의 책임을 바꾸는 일이 된다. 원전은 자신의 인·지·경을 점검하는 말을 하고 있지만, 모든 갈등에서 약한 사람이 먼저 자신을 고쳐야 한다고 오늘의 규칙을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자기 점검은 자기 비난보다 구체적일 수 있다. 잘못했다고만 말하는 대신, 들은 내용을 확인했는지, 약속한 범위를 지켰는지, 상대에게 필요한 도움을 물었는지 돌아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 몫이 아닌 책임도 분명해질 수 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과 다른 사람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나누는 데 도움이 된다.

돌아보는 순서도 중요하다. 상처를 입었을 때에는 안전과 도움을 먼저 확보할 수 있다. 충분히 거리를 둔 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을 살피는 것과, 모든 책임을 내 탓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자기 점검은 더 나은 선택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

최근 뜻대로 되지 않은 관계에서 나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추정했을까? 바꿀 수 있는 한 가지 행동은 무엇일까? 나의 몫을 돌아보면서도 타인의 책임과 내 경계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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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스스로를 포기하는 순간

**출전:** 《맹자》 〈이루 상〉 10장 (4A10)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지금 할 수 없다는 판단과, 나는 영원히 할 수 없다는 선언은 어떻게 다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자기 가능성을 해치는 두 태도를 구분한다. 하나는 예와 의를 비난하면서 대화의 바탕을 무너뜨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은 인과 의를 실천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 것이다. 오늘의 자포자기는 두 뜻이 합쳐진 일상어이지만, 원전은 자포와 자기를 따로 설명한다. 맹자의 어조는 매우 강하다. 함께 말하거나 일하기 어렵다는 말이 먼저 나오기 때문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자신을 해치는 사람과는 말로 함께할 수 없고, 자신을 버리는 사람과는 일을 함께할 수 없습니다. 말로 예와 의를 그르다며 버리는 것을 스스로를 해치는 일이라고 합니다. ‘나는 인에 머물고 의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스스로를 버리는 일이라고 합니다. 인은 사람이 편히 머물 집이고 의는 사람이 바르게 갈 길입니다. 그 집을 비워두고도 들어가지 않고, 바른 길을 놓아두고도 가지 않으니 안타깝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나는 인에 머물고 의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스스로를 버리는 일입니다.”

**한문 원전**

> 吾身不能居仁由義，謂之自棄也。

#### 말뜻 풀기

**자포(自暴)**는 이 장에서 예와 의를 비난하여 자신의 실천 기반을 해치는 태도다. **자기(自棄)**는 자신이 그 길을 갈 수 없다고 미리 버리는 태도다. 오늘의 절망감이나 우울한 상태와 같은 뜻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인거의행**의 집과 길은 사람이 살아갈 바탕과 실천 방향을 비유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는 능력이 부족한 순간을 비난하기보다 가능성을 닫는 선언과 맞선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판단에는 다음 단계가 남아 있다. 영원히 할 수 없다는 선언은 다음 단계를 생각할 자리까지 없앤다. 그러나 그 차이를 당사자가 언제나 쉽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래 실패하고 도움받지 못한 경험은 가능성을 상상하는 힘도 약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을 지친 사람에게 들이밀며 스스로 포기했다고 책망하기는 어렵다. 도움을 받을 통로와 실패 뒤에 다시 시작할 조건이 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집에 들어오라고 말하면서 문을 잠가두거나, 바른 길을 가라고 말하면서 길을 막아서는 모순을 피해야 한다.

원전의 ‘함께할 수 없다’라는 단호함은 논쟁의 전제를 지키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다만 오늘의 관계에서 사람을 버려도 된다는 명령으로 확장하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는 일은 그 사람에게 즉시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일과 다르다. 잠시 멈추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도 다음 길을 남기는 선택일 수 있다.

가능성을 말할 때에는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의 크기를 줄여볼 수도 있다. 자신 전체를 평가하는 대신 한 번의 시도를 정하면, 잘되지 않은 결과도 다음 조건을 찾는 자료가 된다.

지금 내가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특정한 일일까, 나 자신 전체일까? 작은 조건이 달라지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있을까? 가까운 사람에게는 가능성을 말하기 전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a id="entry-11"></a>
### 11. 대장부란 힘센 사람이 아니다

**출전:** 《맹자》 〈등문공 하〉 2장 (3B2)  
**인물·기록:** 경춘·맹자

#### 오늘의 질문

많은 사람을 겁먹게 하는 힘은, 그 사람의 큰 인격을 보여주는 증거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경춘은 외교가 공손연과 장의를 높이 평가한다. 그들이 화를 내면 제후들이 두려워하고, 조용히 있으면 천하가 안정된다는 것이다. 맹자는 그들이 어째서 대장부냐고 반문한다. 권력의 기분에 맞추어 영향력을 얻는 사람과 기준을 지키는 사람은 다르다는 논박이다. 원전에는 아내의 복종을 낮은 태도의 비유로 삼는 가부장적 표현도 있다. 그 역사적 한계를 숨기지 않고 논쟁의 중심을 읽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경춘: “공손연과 장의야말로 진정한 대장부 아닙니까? 한 번 화를 내면 제후들이 두려워하고, 가만히 있으면 천하의 싸움이 쉬어갑니다.”

맹자: “그것이 어떻게 대장부입니까? 남에게 따르는 것을 바른 기준으로 삼는 것과는 다릅니다. 천하의 넓은 집에 머물고, 바른 자리에 서서 큰길을 가는 것입니다. 뜻을 얻으면 백성과 함께 그 길을 가고, 뜻을 얻지 못하면 혼자라도 그 길을 갑니다. 부와 높은 지위가 마음을 흐리지 못하고, 가난과 낮은 처지가 기준을 옮기지 못하며, 위세와 무력이 굽히지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대장부라고 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부와 지위가 마음을 흐리지 못하고, 가난이 기준을 바꾸지 못하며, 위세와 무력이 굽히지 못합니다.”

**한문 원전**

> 富貴不能淫，貧賤不能移，威武不能屈

#### 말뜻 풀기

**대장부(大丈夫)**는 원전에서 성인 남성을 가리키는 말이 도덕적 인간상으로 확장된 표현이다. 이 책에서는 성별과 무관하게 기준을 지키는 사람을 생각하는 계기로 읽는다. **음(淫)**은 여기서 과도하게 흔들거나 마음을 흐리게 한다는 뜻이며 성적 의미로만 옮기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경춘은 영향력의 크기를 보았고 맹자는 그 영향력을 얻는 방식을 보았다. 많은 사람을 움직인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의 기준을 알 수는 없다. 권력의 기대에 자신을 계속 맞추는 사람도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맹자의 반문은 강해 보이는 사람과 자기 기준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같지는 않다는 데서 출발한다.

그렇다고 가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만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오늘의 독자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물질적 조건이 무너질 때 판단을 지키기 어려운 이유를 맹자는 다른 장에서 직접 말한다. 대장부의 강한 이상과 항산의 현실적 조건을 함께 읽어야, 기준을 지키라는 요구가 약한 사람에게만 무겁게 내려가지 않는다.

원전의 여성 비하적 비유를 빼고 좋은 구절만 소개하면 책의 시대적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그 대비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부·가난·위세에 자신을 팔지 않으려는 생각을 검토할 수 있다. 고전을 읽는 일은 모든 말에 같은 정도로 동의하는 일과 다르다.

내가 강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어떤 힘을 지녔을까? 그 힘을 얻기 위해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렸을까? 나 역시 영향력을 갖고 싶을 때, 그 과정에서 놓치지 않을 기준을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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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공부

**출전:** 《맹자》 〈고자 상〉 11장 (6A11)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많이 배우는 동안, 정작 내가 중요하게 여기던 마음을 잃지는 않았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인을 사람의 마음, 의를 사람이 갈 길이라고 말한다. 그런 다음 잃어버린 닭과 개는 찾아다니면서 잃어버린 마음은 찾을 줄 모르는 사람을 대비한다. 길거나 복잡한 문답은 없다. 짧은 논변이 공부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다. 배움이 새로운 능력을 더하는 일만이 아니라, 이미 알고도 놓친 것을 다시 찾는 일일 수 있다는 것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인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는 사람이 갈 길입니다. 그 길을 버리고 가지 않으며, 자기 마음을 잃고도 찾을 줄 모르니 안타깝습니다. 사람은 닭과 개를 잃으면 찾을 줄 압니다. 그런데 마음을 잃으면 찾을 줄 모릅니다. 학문의 길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을 뿐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학문의 길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데 있을 뿐입니다.”

**한문 원전**

> 學問之道無他，求其放心而已矣。

#### 말뜻 풀기

**방심(放心)**은 여기서 마음을 놓쳐 잃어버렸다는 뜻이다. 오늘의 ‘긴장을 풀고 부주의해짐’이라는 말과 완전히 같지 않다. **구방심(求放心)**은 그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일이다. 인과 의를 마음과 길로 부르는 비유는 배움과 행동을 서로 떨어진 일로 보지 않게 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새로운 것을 얻는 공부는 눈에 잘 보인다. 읽은 책의 수와 익힌 기술, 성적과 결과를 기록할 수 있다. 반면 잃어버린 것을 찾는 공부는 성과표에 잘 들어가지 않는다. 무심코 남을 지나치게 된 순간을 떠올리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잊어버린 약속을 다시 살피는 일은 실력을 쌓는 활동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맹자는 그런 일을 학문의 바깥으로 밀어내지 않는다. 무엇을 알게 되었는가뿐 아니라 그 지식이 어떤 사람으로 살게 했는가를 묻는다. 배울수록 남의 사정을 더 잘 보게 되는지, 아니면 더 쉽게 분류하고 판단하게 되는지 돌아볼 수 있다. 마음을 찾는다는 비유는 감정적으로 따뜻해져야 한다는 요구보다 넓게 읽을 수 있다.

이 말을 전문적 지식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사람을 잘 돌보려면 실제로 정확한 기술과 정보가 필요할 때가 많다. 다만 그 배움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놓치지 않는 질문이 함께 갈 수 있다. 방법을 익히는 공부와 방향을 되찾는 공부가 서로를 보완한다.

공부를 마친 뒤 지식이 늘었는지만 살펴서는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 전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더 들을 수 있는지,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지, 자기 기준을 설명할 수 있는지도 돌아볼 수 있다. 배움의 결과가 일상의 작은 판단에 닿는지 확인한다.

제1부는 인간이 변할 바탕이 있는지를 묻는 자리에서 시작해, 그 바탕을 기르고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문제로 돌아왔다. 다음에는 그 변화가 나 혼자에게 머물지 않고 관계에서 무엇을 만드는지 살핀다. 지금 내가 새로 배워야 할 것과 다시 찾아야 할 것은 각각 무엇일까? 둘 중 한쪽만 성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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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부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 명령보다 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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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사람은 명령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출전:** 《맹자》 〈공손추 하〉 1장 (2B1)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좋은 조건과 강한 명령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왜 함께 움직이지 않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작은 성을 포위하고도 함락시키지 못하는 경우를 생각한다. 공격하는 쪽에 유리한 시기가 있었어도 성의 지형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높은 성벽과 깊은 해자, 좋은 무기와 많은 곡식을 갖추고도 사람들이 성을 버리고 떠나는 경우를 든다. 조건이 좋다는 사실과 그 조건을 지킬 사람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다르다. 실제 전투를 보도하는 장이 아니라, 통치의 기반을 논증하는 비유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유리한 때는 유리한 지형만 못하고, 유리한 지형은 사람들의 결속만 못합니다. 성을 둘러싸고도 이기지 못했다면 좋은 때가 지형을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성벽이 낮지도 않고, 해자가 얕지도 않으며, 무기가 나쁘지도 않고, 식량이 적지도 않은데 성을 버리고 떠난다면 지형이 사람들의 결속을 이기지 못한 것입니다.

백성을 붙잡는 것은 국경선만으로 되지 않고, 나라를 굳게 하는 것은 산과 강의 험함만으로 되지 않습니다. 바른 길을 얻은 사람은 돕는 이가 많고, 그 길을 잃은 사람은 돕는 이가 적습니다. 도움을 잃어 끝에 이르면 가까운 사람도 돌아섭니다.”

#### 맹자의 한마디

“유리한 때는 유리한 지형만 못하고, 유리한 지형은 사람들의 결속만 못합니다.”

**한문 원전**

> 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

#### 말뜻 풀기

**천시·지리·인화(天時·地利·人和)**는 시기의 조건, 지형의 이점, 사람의 결속을 뜻한다. **득도다조·실도과조**는 도를 얻으면 도움이 많고 잃으면 도움이 적다는 말이다. 인화를 의견이 모두 같아야 한다는 뜻으로 읽지 않는다. 원전은 옛 전쟁과 통치의 비유이며 현대 조직에 대한 실험 결과가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좋은 도구와 많은 예산이 있으면 함께하는 사람도 자연히 붙어 있을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왜 그 일을 지켜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기 역할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조건은 쉽게 힘을 잃는다. 맹자는 성이 단단한가를 묻다가 그 성에 사람들이 남는가를 묻는다. 관계의 상태가 조건의 효과를 바꾼다는 관찰이다.

사람이 많다고 그 일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도움의 수만 세면 잘못된 일도 인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사람들의 협력과 함께 도를 얻는다는 조건이 있다. 지지의 크기와 판단의 옳음을 같은 말로 바꾸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반대하는 사람을 제거해 만든 조용함도 결속과 다르다.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책임을 요구할 때, 그 사람이 떠나고 싶은 이유도 들을 수 있는가. 부족한 능력만 찾는다면 어떤 조건이 힘을 잃었는지 놓칠 수 있다. 참여할 이유를 만드는 일은 명령을 더 크게 하는 일보다 느리지만, 서로가 맡은 일을 이해하는 기반을 남길 수 있다.

지금 내가 속한 곳은 사람을 붙잡기 위해 무엇에 기대고 있을까? 떠나지 않는 것과 기꺼이 함께하는 것을 구분하고 있을까? 조건을 더 늘리기 전에 나누어야 할 대화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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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출전:** 《맹자》 〈이루 상〉 9장 (4A9)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말은, 좋아 보이는 모습을 만드는 일일까 아니면 생활을 바꾸는 일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걸과 주가 천하를 잃은 이유를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백성을 잃은 이유를 마음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 마음을 얻는 길은 무엇인가. 말을 아름답게 꾸미는 방법이나 권위를 보이는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마련해주고,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겪게 하지 말라는 답이 나온다. 통치의 성패를 백성의 실제 경험에 연결하는 논변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걸과 주가 천하를 잃은 것은 백성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백성을 잃었다는 것은 그 마음을 잃었다는 뜻입니다. 천하를 얻는 길은 백성을 얻는 데 있고, 백성을 얻는 길은 마음을 얻는 데 있습니다. 마음을 얻는 길도 있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을 마련하여 모아주고,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부과하지 않는 것입니다.

백성이 인한 사람에게로 가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흐르고 짐승이 넓은 들로 달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물고기를 깊은 물로 몰아주는 것은 수달이고, 백성을 탕과 무왕에게 몰아주는 것은 걸과 주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을 마련해주고,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부과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문 원전**

> 得其心有道：所欲與之聚之，所惡勿施爾也。

#### 말뜻 풀기

**득민심(得民心)**은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걸·주**는 맹자의 논변에서 폭정을 상징하는 옛 군주다. 백성의 마음이라는 말은 군주가 지배하는 질서 안에서 나온다. 여기에서 바로 현대의 투표 절차나 주권 제도가 모두 제시되었다고 읽지는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마음을 얻는다는 표현은 쉽게 심리적 기술처럼 들린다. 어떤 말을 해야 상대가 좋아할지, 어느 모습을 보이면 신뢰할지 계산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장의 답은 생활로 내려온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부담을 겪고 싶지 않은지 살피는 것이다. 마음은 겉으로 드러난 기분만이 아니라 지속되는 경험과 연결된다.

물론 바라는 것을 모두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 서로의 요구가 충돌하기도 하고, 지금의 욕구가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원전의 짧은 처방을 요구를 모두 수용하라는 오늘의 운영 규칙으로 바꿀 수는 없다. 다만 책임지는 쪽이 자신의 목적만 설명하고 다른 사람의 부담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태도에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떠나는 사람들이 생기면 지도자는 자주 경쟁 상대의 매력을 탓한다. 맹자의 수달 비유는 반대 방향을 보여준다. 상대가 사람을 빼앗았는지 보기 전에, 우리가 그 사람을 다른 곳으로 몰아낸 것은 아닌지 묻는다. 사람의 마음을 잃은 뒤에는 더 강한 요구가 남은 관계까지 흔들 수 있다.

지금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그 사람에게 나는 어떤 실제 경험을 주고 있을까? 친절한 설명보다 먼저 줄이거나 바꾸어야 할 부담은 없을까? 상대의 요구를 들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미칠 영향도 함께 살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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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큰 변화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

**출전:** 《맹자》 〈이루 상〉 5장 (4A5)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큰 공동체를 바꾸려는 사람이 자기 가까이의 관계를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사람들이 늘 쓰는 ‘천하국가’라는 말을 가져온다. 규모가 큰 말은 자기 행동과 멀리 떨어진 것처럼 들릴 수 있다. 그는 그 말을 천하, 나라, 집, 자신이라는 연결로 풀어놓는다. 이 장은 짧은 기록이며 왕과 주고받은 질문은 없다. 넓은 질서가 어떤 바탕 위에 놓이는지 거꾸로 내려가며 살피는 문장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사람들은 늘 ‘천하국가’라고 말합니다. 천하의 바탕은 나라에 있고, 나라의 바탕은 집에 있으며, 집의 바탕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천하의 바탕은 나라에, 나라의 바탕은 집에, 집의 바탕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한문 원전**

> 天下之本在國，國之本在家，家之本在身。

#### 말뜻 풀기

**천하(天下)**는 당시 사람들이 생각한 넓은 인간 세계와 통치의 범위다. **가(家)**는 오늘의 사적인 가족만이 아니라 옛 집안과 정치적 가문까지 포함할 수 있다. **신(身)**은 자신과 자신의 삶을 가리킨다. 이 연결은 현대 국가와 가정의 구조를 정확히 설명하는 제도 이론으로 옮기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큰 목적을 내세우면 가까운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작은 일로 여기기 쉽다. 지금은 중요한 일을 하니 사소한 약속은 나중에 지켜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신뢰와 존중은 먼 목표에만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가까운 곳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 큰 일을 함께하는 사람에게도 이어질 수 있다. 이 문장은 그 연속성을 생각하게 한다.

반대로 자기 수양을 다 마친 뒤에야 공동체 문제를 말할 자격이 생긴다고 읽을 필요는 없다. 사람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함께 잘못을 발견하고 제도를 고칠 수 있다. 가까운 삶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회적 발언을 봉쇄하는 도구가 되면, 바탕을 살피자는 질문이 침묵을 요구하는 기준으로 바뀐다.

가족을 모든 관계의 유일한 모형으로 삼을 수도 없다. 오늘의 조직과 공적 관계에서는 혈연보다 절차와 권리, 역할의 책임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옛 질서의 연결을 읽으면서 현재의 차이도 남겨 두어야 한다. 가족처럼 지내자는 말로 거절할 권리나 사생활의 경계를 없애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물음은 남는다. 더 나은 공동체를 말할 때 내가 실제로 반복하는 행동은 그 방향과 얼마나 가까운가. 중요한 사람에게만 예의를 갖추고, 영향력이 적은 사람의 시간을 쉽게 쓰고 있지는 않은가. 크고 작은 일이 같은 마음에서 나오는지 살필 수 있다.

가까운 곳의 변화를 확인할 때에는 나의 느낌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함께 지내는 사람이 전보다 말하기 편해졌는지 들어보면, 내가 바뀌었다는 생각과 상대의 경험 사이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내가 바꾸고 싶은 큰 문제는 오늘의 어떤 작은 행동과 이어져 있을까? 나부터 바꿀 부분과 함께 제도로 고칠 부분을 구분하면서 둘 중 하나를 핑계로 다른 하나를 미루지 않을 수 있을까?

<a id="entry-16"></a>
### 16. 믿음을 요구하기 전에

**출전:** 《맹자》 〈이루 상〉 12장 (4A12)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사람들에게 나를 믿으라고 말하기 전에, 나는 무엇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이 장은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윗사람의 인정을 받는 문제에서 출발한다. 맹자는 그 인정의 바탕을 친구의 신뢰, 부모와의 관계, 자신을 돌아보는 성실함으로 차례로 내려간다. 마지막에는 선이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하는 문제에 도달한다. 누군가를 움직일 진정성을 갖추려면 마음이 강하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논변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친구에게 믿음을 얻지 못하면 윗사람에게도 인정을 얻기 어렵습니다. 자신을 돌아보아 성실하지 않다면 부모와의 관계도 기쁘게 하기 어렵습니다. 자신에게 성실해지는 길이 있습니다. 무엇이 선한지 분명히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에게도 성실할 수 없습니다.

성실함은 하늘의 길이고, 성실해지려고 생각하고 애쓰는 것은 사람의 길입니다. 지극히 성실한데도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고, 성실하지 않으면서 사람을 움직이는 경우도 없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성실함은 하늘의 길이고, 성실해지려고 생각하고 애쓰는 것은 사람의 길입니다.”

**한문 원전**

> 誠者，天之道也；思誠者，人之道也。

#### 말뜻 풀기

**성(誠)**은 말과 마음, 실천을 거짓 없이 맞추는 성실함이다.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태도보다 넓다. **명선(明善)**은 좋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이해하는 일이다. 원전의 하늘과 사람의 길은 철학적 질서의 표현이며 자연법칙의 측정이나 현대 과학의 검증을 말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나는 진심이었다는 말은 갈등을 끝내는 데 자주 쓰인다. 그러나 진심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동의 방향이 옳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상대에게 도움이 된다고 확신했어도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했을 수 있다. 마음이 강할수록 잘못된 판단을 오래 밀어붙일 수도 있다. 맹자가 성실함 앞에 선을 이해하는 조건을 두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원전이 부모의 기쁨과 친구의 신뢰를 연결한 방식은 당시의 관계 질서에 놓여 있다. 오늘의 모든 사람에게 가족 관계가 좋지 않으면 공적 신뢰도 얻을 수 없다는 판정을 내릴 수는 없다. 어떤 관계에는 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폭력과 손상이 있다. 이 문장을 옮길 때 옛 논증의 순서와 오늘의 평가 기준을 같다고 취급하지 않는다.

또한 성실하면 언제나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문장을 성공 보증으로 바꾸지 않는다. 진실한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도 있고, 사람은 같은 사실을 보고도 다르게 판단한다. 우리는 그 강한 주장을 검토하면서 진정성이 기술이나 권위만으로 대체될 수 없다는 문제를 읽을 수 있다.

신뢰를 되찾으려면 앞으로의 약속뿐 아니라 지난 행동을 확인할 자리가 필요하다. 설명이 달라졌을 때 무엇을 새로 알게 되었는지도 말하면, 진심이라는 주장에 검토 가능한 근거가 더해진다.

사람을 설득하고 싶은 지금의 일에서 나는 무엇을 사실로 알고 있을까? 내가 원하는 결과를 좋은 결과와 혼동하고 있지는 않을까? 진심을 강조하기 전에 판단의 근거와 실천의 일치를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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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친구 앞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

**출전:** 《맹자》 〈만장 하〉 3장 (5B3)  
**인물·기록:** 만장·맹자

#### 오늘의 질문

친구를 만나면서 나도 모르게 들고 들어가는 지위와 우월감은 없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만장은 친구에 관해 묻는다. 맹자의 첫 답은 어떤 친구를 골라야 하는지보다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에 가깝다. 나이와 지위, 집안의 힘을 앞세우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권세 있는 맹헌자와 다섯 친구의 예를 든다. 친구 관계 안에 권세 있는 집안이라는 조건이 들어오면 그 관계가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인간관계가 서열과 얼마나 쉽게 섞이는지 보는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만장: “친구를 사귀는 일에 관해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맹자: “나이가 많다는 것을 앞세우지 않고, 높은 지위를 앞세우지 않으며, 형제와 집안의 힘을 앞세우지 않고 사귀는 것입니다. 벗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과 사귀는 일입니다. 무엇을 등에 업고 만나서는 안 됩니다.

맹헌자는 큰 권세를 가진 집안 사람이었지만 다섯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들과 친구로 지낼 때는 맹헌자의 집안이 관계 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만일 친구들 역시 그 집안의 힘을 보고 만났다면 친구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벗을 사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과 사귀는 일입니다. 무엇을 등에 업고 만나서는 안 됩니다.”

**한문 원전**

> 友也者，友其德也，不可以有挾也。

#### 말뜻 풀기

**협(挾)**은 무언가를 끼고 기대어 우위를 내세운다는 뜻이다. **우기덕(友其德)**은 상대가 지닌 품성과 실천을 벗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 장점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지위를 관계의 힘으로 사용하는 태도를 문제 삼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사람을 만나면 이력이 먼저 보일 수 있다. 나이와 직업, 집안과 성취가 대화의 순서를 정한다. 그런 정보를 아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다만 그 정보가 상대의 말을 들을 무게까지 미리 정해놓으면 관계가 달라진다. 내가 많이 해봤다는 이유로 조언할 자리를 당연히 갖거나, 상대가 가진 것을 보고 거절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맹자의 말은 친구 관계의 완전한 평등이 이미 옛 사회에 존재했다는 증거가 아니다. 지위와 권력의 차이는 실제 생활에서 남아 있다. 그는 그런 차이가 있다는 상황에서 무엇을 관계의 근거로 삼을지 묻는다. 서로에게 필요한 자원을 나눌 수도 있지만, 그것이 복종이나 편의를 얻는 대가가 되면 다른 관계가 된다.

덕을 본다는 말도 상대를 도덕 점수로 심사하라는 뜻으로 좁힐 필요는 없다. 약속을 대하는 태도와 약한 사람을 대하는 모습, 잘못을 알게 되었을 때의 행동처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좋은 평판을 받는지보다 실제 관계에서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나는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고 어떤 말은 하기 어려울까? 그 어려움은 다정한 배려 때문일까, 지위나 도움에 대한 빚 때문일까? 상대가 가진 조건을 잠시 내려놓았을 때에도 지금의 대화는 남을 수 있을까?

<a id="entry-18"></a>
### 18.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칠까

**출전:** 《맹자》 〈진심 상〉 40장 (7A40)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같은 내용을 배운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의 도움이 필요한 것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가르침을 다섯 가지 방식으로 나눈다. 때맞은 비처럼 자라게 하는 경우, 덕을 완성하게 돕는 경우, 재능을 펼치게 하는 경우, 물음에 답하는 경우, 직접 배우지 않아도 영향을 받아 자신을 기르는 경우다. 왕과 논적의 충돌은 없지만, 가르침이 언제나 같은 모양의 지시라는 생각과 대비되는 기록이다. 누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에 따라 교육의 일이 달라진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군자가 가르치는 데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때맞은 비처럼 사람을 자라게 하는 경우가 있고, 덕을 이루도록 돕는 경우가 있으며, 재능을 펼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음에 답하는 경우가 있고, 직접 만나 배우지 않고도 좋은 영향을 받아 스스로를 기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가 군자의 가르침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가르치는 방식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한문 원전**

> 君子之所以教者五

#### 말뜻 풀기

**시우(時雨)**는 필요한 때에 내리는 비다. 씨앗을 대신 자라게 하지 않으면서 성장의 조건을 준다는 비유다. **달재(達財)**의 財는 이 문맥에서 재능의 才와 통하는 표기다. **사숙애(私淑艾)**는 직접 스승을 만나지 않고도 그 가르침의 영향을 받아 자신을 기르는 일을 가리킨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좋은 교육을 생각하면 내용의 정확함과 설명의 명료함이 먼저 떠오른다. 그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확한 설명이 모두에게 같은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질문이 정리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더 많은 답보다 질문을 찾을 시간이 필요할 수 있고, 이미 알지만 행동에 옮기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실천을 함께 점검하는 자리가 필요할 수 있다.

다섯 유형을 오늘의 학습자 분류표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한 가지 유형에 속한다고 판정하여 다른 도움에서 제외하면 맹자의 다양성이 다시 고정된 틀이 된다. 한 사람에게도 시기와 과제에 따라 필요한 도움이 달라질 수 있다. 비유가 열어주는 것은 분류의 확신보다 가르치는 쪽의 관찰이다.

직접 만나지 않은 스승에게서 배운다는 마지막 경우는 이 책을 읽는 방식과도 이어진다. 우리는 맹자의 교실에 들어갈 수 없고, 그 시대의 생활을 똑같이 살 수도 없다. 그래도 문장을 읽고 질문을 검토하며 자기 경험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을 시대가 다른 사람의 모든 판단을 그대로 따르는 일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배우는 사람에게 먼저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물으면 설명의 출발점이 달라진다. 지도자가 준비한 내용만큼 학습자가 가져온 질문도 배움의 순서를 정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좋은 가르침의 효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지금 답을 얻었다는 느낌과 오랫동안 새로운 질문을 하게 되었다는 경험은 서로 다르다. 나는 배울 때 어떤 도움을 받고 싶었을까? 지금 누군가를 가르치는 자리라면, 내가 잘하는 설명 방식보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을 먼저 묻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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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좋은 스승은 답부터 주지 않는다

**출전:** 《맹자》 〈진심 상〉 41장 (7A41)  
**인물·기록:** 공손추·맹자

#### 오늘의 질문

기준을 낮추는 것과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어디에서 갈라질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공손추는 도가 높고 아름답지만 하늘에 오르는 일처럼 도달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한다.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하면 사람들이 날마다 힘쓰지 않겠느냐는 제안이다. 맹자는 목수의 먹줄과 궁수의 기준을 비유로 든다. 배우기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준 자체를 없애지는 않되, 활을 당기고도 대신 쏘지 않는 방식으로 길을 보여줄 수 있다는 답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공손추: “도가 높고 아름답기는 합니다. 하지만 하늘에 오르는 것처럼 도달할 수 없어 보입니다. 조금 가까이 닿을 수 있게 해주면 사람들이 날마다 부지런히 애쓰지 않겠습니까?”

맹자: “뛰어난 목수는 서툰 일꾼 때문에 먹줄의 기준을 바꾸어 없애지 않습니다. 좋은 궁수도 서툰 사람을 위해 활쏘기의 기준을 바꾸지 않습니다. 군자는 활을 당겨 보여주되 대신 쏘지는 않습니다. 나아갈 움직임은 살아 있습니다. 바른 길 가운데 서 있으니, 할 수 있는 사람이 따라오는 것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활을 당겨 보여주되, 대신 쏘지는 않습니다.”

**한문 원전**

> 引而不發，躍如也。

#### 말뜻 풀기

**인인불발(引而不發)**은 활시위를 당기고도 발사하지 않는다는 비유다. **승묵(繩墨)**은 목수가 곧음을 확인하는 먹줄이며 기준의 뜻으로 쓰인다. **약여(躍如)**는 움직여 나아갈 기세가 드러난 모습이다.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는 장면으로만 읽지는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공손추의 제안에는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 맹자의 반박은 그 도움이 무엇을 바꾸는지 묻는다. 어려움을 덜어주는 방법이 배울 과정을 없애는 것인지, 필요한 과정을 스스로 밟을 수 있게 하는 것인지 다를 수 있다. 답을 빨리 주는 일이 언제나 더 좋은 도움인 것은 아니라는 문제다.

하지만 이 문장을 못 따라오면 자격이 없다는 선언으로 오늘의 교육에 적용할 수도 없다. 기준을 유지하면서 자료와 시간, 설명의 방식, 실제 연습 기회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맹자가 비유한 활의 기준을 지키는 것과 배우는 사람에게 똑같은 출발 조건을 요구하는 것은 같지 않다. 무엇이 본질적인 기준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대신 해주는 사람이 계속 결과를 만들면 배우는 사람은 성공한 듯 보여도 판단을 연습할 자리를 얻지 못한다. 반대로 길을 보여주었다며 필요한 도움을 끊으면 혼자 남는 사람도 생긴다. 가르침은 이 두 위험 사이에서 실제로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어야 할지 계속 조정하는 일일 수 있다.

도움의 경계는 처음 정한 뒤에도 바뀔 수 있다. 한 단계를 해본 사람이 어디에서 막혔는지 듣고, 다음에는 함께할 부분을 조정하면 독립과 지원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내가 받고 싶은 도움은 답을 대신 만드는 것일까, 다음 단계를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어디까지는 함께하고 어디에서는 기다릴 수 있을까? 그 경계가 상대의 필요보다 나의 편의로 정해져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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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가능성에도 자라는 조건이 있다

**출전:** 《맹자》 〈고자 상〉 7장 (6A7)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비슷한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결과에 이르렀다면, 무엇을 먼저 비교해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풍년에는 젊은 사람들이 선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고 흉년에는 거칠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하늘이 다른 재능을 내려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마음이 빠져드는 조건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어 같은 종류의 보리를 같은 때 심었어도 땅의 비옥함과 비, 사람의 돌봄에 따라 자람이 달라진다는 비유가 나온다. 마음의 공통된 가능성과 성과의 차이를 함께 보는 논변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풍년에는 젊은 사람들이 선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고, 흉년에는 거칠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늘이 내려준 바탕이 그렇게 달라서가 아닙니다. 그 마음을 빠뜨리는 조건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보리를 심고 가꾸어봅시다. 같은 땅에 같은 때 심으면 자라나 같은 무렵 익습니다. 그 사이에도 차이가 생긴다면 땅이 비옥하거나 척박한 정도, 비와 이슬의 도움, 사람이 돌본 정도가 같지 않아서입니다. 같은 종류가 서로 닮았다는 것을 알면서 왜 사람에게만 그 공통성을 의심합니까? 성인도 나와 같은 종류의 사람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하늘이 내려준 바탕이 그렇게 달라서가 아닙니다. 마음을 빠뜨리는 조건이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한문 원전**

> 非天之降才爾殊也，其所以陷溺其心者然也。

#### 말뜻 풀기

**재(才)**는 사람에게 주어진 능력의 바탕이다. **함닉(陷溺)**은 빠뜨리고 잠기게 한다는 표현으로, 마음이 어려운 조건에서 무너지는 상황을 가리킨다. 보리의 비유는 사람이 모두 같은 능력이나 성적을 갖는다는 현대적 주장으로 옮기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같은 과제를 주고 같은 평가를 했다는 사실이 같은 조건을 주었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 준비할 시간과 안정된 생활, 질문할 사람과 실패한 뒤의 여지가 다르다면 과제 앞에서 쓰는 힘도 달라진다. 맹자는 실제 결과가 다른 사람들을 보고 시작부터 다른 종류라고 단정하는 데 반대한다.

그렇다고 개인이 한 노력을 의미 없게 만드는 것도 아니다. 원전의 보리 비유에는 사람이 돌본 정도의 차이가 함께 들어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돌봄과 주변에서 제공할 조건이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환경이 모든 것을 정했다고 말하는 방식과 의지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방식 사이에서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장은 오늘의 능력 차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이론이 아니다. 맹자는 사람에게 옳음을 향할 공통된 바탕이 있다는 자신의 주장을 비유와 감각의 공통성으로 뒷받침한다. 우리는 그 주장과 논증을 검토하면서, 교육과 관계에서 결과를 평가하는 관점을 넓힐 수 있다.

누군가의 부족한 결과를 보았을 때 나는 무엇을 비교했을까? 결과 말고도 자랄 조건을 알고 있을까? 나 자신에게도 남과 같은 속도를 요구하면서 실제로 다른 부담을 지고 있지는 않은가? 차이를 변명으로만 보지 않고 바꿀 과제로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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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같은 무례가 되돌아오지 않게

**출전:** 《맹자》 〈이루 하〉 28장 (4B28)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진심으로 대했는데도 무례가 돌아온다면, 계속 나를 탓해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인으로 마음을 지키고 예로 마음을 지키는 사람을 설명한다. 그런 사람에게도 거칠고 부당한 대우가 돌아올 수 있다. 그는 먼저 자신의 인과 예, 충실함을 돌아보는 단계를 제시한다. 그런데 점검 뒤에도 상대의 행동이 그대로라면 마지막에는 판단을 달리한다. 상대의 무도함까지 나의 부족함으로 돌리지는 않는 것이다. 짧은 ‘사랑하면 사랑받는다’보다 그 뒤의 전개가 중요하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인을 지닌 사람은 사람을 아끼고, 예를 지닌 사람은 사람을 공경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나를 거칠고 부당하게 대한다면 군자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내가 인하지 못했거나 예를 갖추지 못한 것은 아닐까?’

돌아보아 인과 예를 갖추었는데도 상대의 거친 태도가 그대로라면 다시 자신의 충실함을 살핍니다. 그것도 갖추었는데 여전히 태도가 같다면 말합니다. ‘이 사람은 함부로 행동하는 사람일 뿐이다. 더 무엇을 따지겠는가?’ 군자가 오래 걱정하는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는가이지, 순간의 부당함에 매번 끌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 맹자의 한마디

“인을 지닌 사람은 사람을 아끼고, 예를 지닌 사람은 사람을 공경합니다.”

**한문 원전**

> 仁者愛人，有禮者敬人。

#### 말뜻 풀기

**횡역(橫逆)**은 거칠고 도리에 어긋난 대우다. **존심(存心)**은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일이며 상대의 반응을 원하는 대로 바꾸는 기술이 아니다. 원전의 ‘망인’과 동물에 빗댄 강한 말은 무도함을 비판하는 표현이다. 오늘의 사람을 인간 이하로 분류하는 언어로 사용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사랑하고 공경하면 언제나 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문장만 떼면 관계가 잘되지 않은 책임이 당사자에게 돌아가기 쉽다. 하지만 원전은 그런 사람에게도 부당한 행동이 계속되는 상황을 인정한다. 점검을 거쳤는데도 바뀌지 않는 것은 상대의 문제일 수 있다는 대목이 있다. 자기 성찰과 상대를 떠맡는 일을 구분할 여지가 생긴다.

그렇다고 여러 차례 상처를 받은 뒤에야 거리를 둘 자격이 생긴다는 뜻으로 옮기지는 않는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안전과 도움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 맹자의 논변을 읽으면서 오늘의 관계에서 필요한 경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마음을 지킨다는 말은 끝없이 노출된 채 참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같은 방식으로 되갚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상대의 무례가 나의 모든 행동을 결정하게 두면 그 관계 밖의 삶까지 좁아진다. 맹자가 남기는 질문은 상대를 어떻게 이길 것인가보다 나는 무엇을 계속 지킬 것인가에 가깝다.

내가 점검해야 할 행동과 상대가 책임져야 할 행동은 무엇일까? 둘을 구분하지 못해 나를 과도하게 탓하거나 모든 대화를 끊어버리지는 않았을까? 안전한 경계를 세우면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도 남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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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존중은 한쪽의 의무가 아니다

**출전:** 《맹자》 〈이루 하〉 3장 (4B3)  
**인물·기록:** 맹자·제 선왕

#### 오늘의 질문

윗사람의 존중이 없는데도, 아랫사람의 충실함만 요구할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제 선왕에게 군주가 신하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신하가 군주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진다고 말한다. 선왕은 곧 예의 문제로 옮겨 묻는다. 떠난 신하가 옛 군주를 위해 상복을 입는 규정이 있다면 어떤 군주에게 그 의무가 생기는가. 맹자는 생전의 대우와 떠날 때의 조치를 조건으로 설명한다. 충성이라는 말 뒤에 상호 책임이 있는지 따지는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임금이 신하를 손발처럼 대하면 신하는 임금을 마음속 중요한 사람처럼 대합니다. 개와 말처럼 대하면 다른 사람처럼 대하고, 흙과 풀처럼 대하면 원수처럼 대합니다.”

선왕: “예에는 옛 임금을 위해 상복을 입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그 상복을 입을 수 있습니까?”

맹자: “충고를 받아들이고 말을 들으며, 그 혜택이 백성에게 미쳐야 합니다. 사정이 있어 신하가 떠나면 국경 밖으로 인도하고, 가는 곳에도 미리 알려주어야 합니다. 일정한 기간이 지난 뒤에야 그 사람의 토지와 집을 거두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을 듣지 않고, 떠나는 사람을 잡아 해치고, 다른 곳에서도 지내지 못하게 한다면 원수와 같습니다. 원수를 위해 무슨 상복을 입겠습니까?”

#### 맹자의 한마디

“임금이 신하를 손발처럼 대하면, 신하는 임금을 마음속 중요한 사람처럼 대합니다.”

**한문 원전**

> 君之視臣如手足，則臣視君如腹心

#### 말뜻 풀기

**군신(君臣)**은 옛 군주와 신하의 관계이며 오늘의 고용관계와 동일하지 않다. **복(服)**은 이 대화에서 상복과 애도의 의례다. **복심(腹心)**은 몸의 안쪽처럼 가까이 믿는 관계를 가리킨다. 보복을 권하는 말보다 정당한 관계의 조건을 따지는 데 초점을 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책임을 말할 때 자리에 따른 의무만 보이면, 그 의무를 요구하는 사람의 행동은 쉽게 빠져나간다. 맹자는 군주의 권위를 먼저 면책하지 않는다. 충고를 들었는지, 사람을 떠나게 할 때까지 존중했는지, 통치의 혜택이 백성에게 닿았는지 묻는다. 관계를 지키는 의무는 한쪽의 자격증처럼 무조건 붙어 있지 않다.

특히 떠나는 순간의 대우가 중요하다. 함께 있을 때는 필요한 사람이었지만 떠나는 날부터 적으로 여긴다면 이전의 존중이 어떤 성격이었는지 드러난다. 원전의 토지와 국경 조치는 오늘의 제도가 아니지만, 관계를 끝내는 방식까지 책임의 범위에 넣는 질문은 남는다.

이 대화를 모든 인간관계의 거래 법칙으로 바꾸지는 않는다. 내가 준 만큼만 돌려받아야 한다는 계산과 상호 존중의 조건은 다르다. 상대를 손발처럼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말할 자리를 주고, 떠날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관계의 질을 바꿀 수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충실함을 요구하면서 어떤 책임을 지고 있을까? 그 사람이 반대 의견을 내거나 떠날 때에도 같은 존중을 유지할 수 있을까? 권한이 클수록 먼저 설명해야 할 몫은 무엇일까?

<a id="entry-23"></a>
### 23. 즐거움을 나눌 때 생기는 힘

**출전:** 《맹자》 〈양혜왕 하〉 1장 (1B1)  
**인물·기록:** 장폭·제 선왕·맹자

#### 오늘의 질문

내가 누리는 즐거움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소리로 들리고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장폭은 왕이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했지만 자신은 답하지 못했다고 맹자에게 전한다. 나중에 맹자가 왕을 만나 묻자 왕은 얼굴빛을 바꾼다. 옛 성왕의 음악이 아니라 세속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해명이다. 맹자는 취향을 나무라지 않고 누구와 즐기는가로 질문을 바꾼다. 같은 북소리와 사냥 행렬도 백성의 생활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논증이 이어진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왕께서 음악을 좋아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까?”

선왕: “나는 옛 왕들의 음악을 잘 아는 것이 아닙니다. 세속의 음악을 좋아할 뿐입니다.”

맹자: “왕께서 음악을 크게 좋아하신다면 제나라에도 좋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혼자 즐기는 것과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즐겁습니까?”

선왕: “함께 즐기는 것만 못합니다.”

맹자: “적은 사람과 즐기는 것과 많은 사람과 즐기는 것 중 어느 쪽입니까?”

선왕: “많은 사람과 함께하는 쪽입니다.”

맹자: “백성이 가족과 헤어져 고통을 겪는다면 왕의 음악을 듣고 원망할 것입니다. 생활이 편안하다면 같은 소리를 듣고 왕이 건강한지 기쁘게 물을 것입니다. 백성과 함께 즐기느냐의 차이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왕께서 백성과 함께 즐거움을 누리신다면, 왕다운 통치를 할 수 있습니다.”

**한문 원전**

> 今王與百姓同樂，則王矣。

#### 말뜻 풀기

**여민동락(與民同樂)**은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누린다는 익숙한 개념명이다. 이 장의 끝에는 **여백성동락(與百姓同樂)**이 나온다. 함께 즐긴다는 말은 모두를 잔치에 초대한다는 뜻만이 아니라, 백성이 자기 삶을 누릴 조건과 연결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왕은 취향의 수준을 평가받을까 걱정한다. 맹자는 더 중요한 곳으로 질문을 옮긴다. 어떤 음악을 듣느냐보다 그 음악이 들리는 사회의 생활이 어떤가. 같은 즐거움도 다른 사람의 불안과 희생 위에 놓여 있다면 다르게 들린다. 즐기는 사람의 마음만으로 그 즐거움의 의미가 모두 정해지지 않는다.

현대의 공동체에서도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모두가 같은 기쁨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성과를 위해 떠맡은 부담이 다르거나, 그 결과의 혜택을 일부만 얻는다면 축하의 말이 소외감을 키울 수도 있다. 다 함께 즐겁자고 요구하는 것보다 먼저 그 차이를 살펴야 한다.

원전의 왕도정치를 오늘의 조직 운영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다만 즐거움의 조건을 함께 만드는 질문은 읽을 수 있다. 내 취향을 바꾸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삶을 고려할 수 있고, 같은 자리에 모이지 않더라도 혜택과 쉼을 나눌 수 있다.

기쁨을 나눌 방법도 상대에게 물을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함께하는 잔치보다 쉴 시간과 자기 몫의 인정이 먼저일 수 있다. 같은 즐거움을 정해주기보다 선택할 여지를 남긴다.

내가 누리는 좋은 결과에는 누가 수고했을까? 함께 기뻐하자는 말에 누군가 쉽게 응답하지 못한다면 무엇을 먼저 물어볼까? 즐거움을 나누는 일은 표정이 같은지 확인하는 것보다 넓게 시작될 수 있을까?

<a id="entry-24"></a>
### 24. 혼자 옳은 사람으로 남지 않으려면

**출전:** 《맹자》 〈공손추 상〉 1장 (2A1)  
**인물·기록:** 공손추·맹자

#### 오늘의 질문

좋은 뜻이 있다는 말만으로 충분할까, 그 뜻을 펼칠 조건도 구체적으로 알아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공손추는 맹자가 제나라에서 정치를 맡으면 관중과 안자의 성과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맹자는 그것보다 더 큰 왕도정치를 말한다. 제자는 더욱 의아해진다. 문왕조차 긴 세월에 이루지 못한 일을 지금 쉽게 한다는 것이 맞는가. 맹자는 옛 시대와 지금의 영토, 인구, 통치의 고통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자신이 옳다는 선언에서 멈추지 않고 변화의 조건을 논쟁하는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공손추: “선생님께서 제나라의 정치를 맡으시면 관중과 안자의 성과를 다시 이룰 수 있겠습니까?”

맹자: “당신은 관중과 안자만 알고 있군요. 제나라를 바탕으로 왕도정치를 이루는 일은 손을 뒤집는 것처럼 할 수 있습니다.”

공손추: “그 말을 들으니 더 모르겠습니다. 문왕 같은 분도 생전에 천하에 뜻을 다 펼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쉬운 일이라 하시니 문왕을 본받을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까?”

맹자: “옛날에는 이전 나라의 전통과 좋은 통치가 오래 남아 있어 바꾸기 어려웠습니다. 지금 제나라에는 땅과 사람들이 이미 있습니다. 혹독한 정치로 백성이 지친 것도 어느 때보다 심합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음식을 주고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인한 정치를 한다면 그 도움이 깊게 닿을 수 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제나라를 바탕으로 왕도정치를 이루는 일은 손을 뒤집는 것처럼 할 수 있습니다.”

**한문 원전**

> 以齊王由反手也。

#### 말뜻 풀기

**왕(王)**은 여기서 왕의 직함을 얻는다는 뜻보다 왕도정치를 통해 천하의 마음을 얻는다는 뜻의 동사다. **승세·대시**는 조건을 타고 필요한 때를 기다리는 문제다. 맹자의 쉬운 변화라는 자신감은 대화 속 주장이지 실제로 그렇게 이루어졌다는 기록이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공손추의 반문은 맹자를 더 구체적으로 말하게 한다. 위대한 사람도 못 했다는 사례를 들자, 맹자는 위대함의 정도를 비교하기보다 그때와 지금의 조건을 살핀다. 좋은 뜻만 경쟁하는 대화가 조건을 분석하는 대화로 바뀐다. 과거의 실패가 오늘의 불가능을 증명하는지 묻는 데에도 이 구분이 필요하다.

하지만 고통받는 사람이 많으니 개혁은 쉽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고통은 변화의 요구를 만들기도 하지만, 행동할 힘과 신뢰를 훼손하기도 한다. 맹자의 낙관이 현실을 얼마나 충분히 설명하는지는 독자가 검토할 문제다. 논쟁가를 현실주의적 이상주의자로 읽는다는 것은 자신감까지 무조건 보증해주는 일이 아니다.

사람을 움직이려면 왜 필요한가뿐 아니라 지금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막혀 있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영토와 인구에 관한 옛 논증을 오늘의 목표에 그대로 적용하지 않더라도, 목적과 조건을 함께 살피는 방식은 남는다. 나 혼자 옳다는 확신이 협력의 설명을 대신하지 않게 한다.

지금 내가 바꾸고 싶은 일에서 이미 갖춘 조건은 무엇일까? 부족한 것은 의지일까, 정보일까, 권한과 자원일까? 과거와 같다고 생각한 상황에 실제로 달라진 부분은 없을까?


<a id="part-3"></a>
## 제3부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 행동해야 할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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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그래서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

**출전:** 《맹자》 〈양혜왕 상〉 1장 (1A1)  
**인물·기록:** 양 혜왕·맹자

#### 오늘의 질문

“그래서 나에게 어떤 이익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지면, 무엇이 보이지 않게 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양 혜왕은 멀리서 찾아온 맹자에게 나라를 이롭게 할 방법을 묻는다. 왕의 질문은 자연스럽다. 긴 여행을 해온 사상가라면 통치에 도움이 될 지혜가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맹자는 어떤 이익을 줄지 설명하지 않고 왜 처음부터 이익을 말하느냐고 받아친다. 원전 전체의 첫 대화다. 이 책에서는 앞의 자기 변화와 관계의 논의를 거친 뒤 선택의 기준을 묻는 첫 장면으로 다시 만난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혜왕: “어른께서 천 리를 멀다 하지 않고 오셨으니, 우리 나라에 어떤 이익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

맹자: “왕께서는 왜 처음부터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무엇이 우리 나라를 이롭게 할까’ 하시고, 높은 신하는 ‘무엇이 내 집안을 이롭게 할까’ 하며, 사람마다 ‘무엇이 나를 이롭게 할까’ 한다면 위아래가 서로 이익을 빼앗으려 하여 나라가 위태로워집니다.

이미 많은 몫을 가진 사람도 의를 뒤로 미루고 이익을 먼저 놓으면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못합니다. 인한 사람이 가까운 이를 버리는 법은 없고, 의로운 사람이 자기 임금을 뒤로 미루는 법도 없습니다. 왕께서도 인과 의를 말씀하시면 됩니다. 왜 하필 이익부터 말씀하십니까?”

#### 맹자의 한마디

“왕께서는 왜 처음부터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인과 의가 있을 뿐입니다.”

**한문 원전**

> 王！何必曰利？亦有仁義而已矣。

#### 말뜻 풀기

**이(利)**는 이 대화에서 자기 나라·집안·몸의 몫을 먼저 챙기는 이익이다. **인의(仁義)**는 사람을 아끼는 기준과 상황에서 마땅한 선택이다. 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모두 부정하는 말이 아니다. 이 장은 무엇을 우선적인 판단 기준으로 놓는가를 문제 삼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혜왕은 나라를 위해 묻지만, 맹자는 그 질문이 아래로 퍼졌을 때 어떤 행동을 만드는지 본다. 각자가 자기 몫을 더 얻는 것이 먼저라면 공동체가 커져도 싸움의 방식은 남는다. 모든 사람이 계산을 잘하면 함께 좋아질 것이라는 설명에는, 서로의 계산이 충돌하는 순간이 빠져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손익을 살피는 일이 언제나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다. 생업과 조세를 논할 때 맹자는 백성의 실제 생활을 자세히 따진다. 필요한 돈과 자원을 생각하는 일과 그것을 위해 사람을 어떤 방식으로 대하든 상관없다고 여기는 일은 다르다. 이익의 계산에 앞서 결과를 얻는 방법과 부담을 지는 사람을 물을 수 있다.

맹자의 말은 왕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내가 옳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얻는 이익에는 쉽게 의심하고 나의 이익은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그때 의라는 말은 남을 제한하는 도구가 되고, 내 몫에는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 질문을 바꾼다는 것은 나의 계산도 같은 자리에 놓는 일일 수 있다.

지금의 결정에서 얻는 사람과 부담을 지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에게 도움이 된다” 다음에 멈추지 않고 “그 방식은 마땅한가”를 함께 물을 수 있을까? 두 질문의 순서를 바꾸면 선택이 달라질까?

<a id="entry-26"></a>
### 26.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

**출전:** 《맹자》 〈고자 상〉 10장 (6A10)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큰 보상을 얻으려면 존엄이나 기준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순간, 무엇을 지킬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생선과 곰발바닥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비유로 시작하여 생명과 의의 충돌로 논의를 옮긴다. 이어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모욕적으로 내미는 경우와 많은 녹봉을 예와 의의 검토 없이 받는 경우를 대비한다. 논쟁 상대의 발언은 기록되지 않지만 ‘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면 무엇이든 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예상 반론을 직접 검토한다. 강한 윤리적 논변이며 오늘의 독자에게 죽음을 명령하는 문장으로 읽지 않는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생명도 내가 바라는 것이고, 의도 내가 바라는 것입니다. 둘을 함께 얻을 수 없다면 생명을 버리고 의를 택합니다. 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으므로 어떤 방법으로든 생존을 얻으려 하지는 않습니다. 죽음이 싫지만 그보다 더 싫은 것도 있습니다.

한 그릇 밥과 국이 있어 그것을 얻으면 살고 얻지 못하면 죽는다고 합시다. 그런데 소리치며 모욕해서 주면 지나가는 사람도 받지 않고, 발로 차서 주면 구걸하는 사람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큰 녹봉은 왜 예와 의를 가리지 않고 받습니까? 아름다운 집과 다른 사람의 고마움을 얻으려는 것입니까? 이것을 본래의 마음을 잃는다고 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둘을 함께 얻을 수 없다면, 생명을 버리고 의를 택합니다.”

**한문 원전**

> 二者不可得兼，捨生而取義者也。

#### 말뜻 풀기

**사생취의(舍生取義)**는 생명과 의가 끝내 충돌할 때 의를 택한다는 옛 윤리의 표현이다. 이 전자본에서는 捨生으로 적힌다. **만종(萬鍾)**은 매우 많은 녹봉을 가리키며 정확한 오늘의 금액으로 환산하지 않는다. **본심(本心)**은 이런 선택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마음이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이 장의 강한 문장을 멋진 희생의 구호로 소비하면 위험하다. 생명은 지켜야 할 현실이며, 어려운 사람에게 존엄을 증명하려면 생존을 포기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 원전의 논증을 읽는 일과 그 극한 선택을 오늘의 사람에게 과제로 부여하는 일은 다르다. 우리는 존엄을 버리지 않고 생존할 조건을 만드는 책임도 함께 물을 수 있다.

맹자의 대비는 큰 보상 앞에서 달라지는 기준을 드러낸다. 작은 모욕은 거절하면서 더 큰 이익이 붙으면 같은 모욕을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있다. 그렇게 무엇이 옳은지보다 무엇을 얻는지가 판단을 바꾼다. 문제는 가난한 사람의 절개를 평가하는 데보다 보상을 제시하는 힘이 어떤 선택을 요구하는지 살피는 데 놓을 수 있다.

꼭 생명과 의의 극단적인 충돌이 아니어도, 거절하기 어려운 보상에는 조건이 있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생길 피해, 공개하기 어려운 과정, 스스로 계속 변명해야 하는 행동을 점검할 수 있다. 혼자 지키기 어렵다면 함께 판단하고 부담을 나누는 길도 생각할 수 있다.

내가 받고 싶은 보상에는 어떤 조건이 붙어 있을까? 무엇을 지키기 위해 다른 선택지를 찾아야 할까? 사람들이 생존과 존엄 중 하나만 고르지 않아도 되도록 공동체가 바꿀 조건은 무엇일까?

<a id="entry-27"></a>
### 27. 작은 타협으로 큰일을 한다는 말

**출전:** 《맹자》 〈등문공 하〉 1장 (3B1)  
**인물·기록:** 진대·맹자

#### 오늘의 질문

작은 원칙을 굽히면 더 큰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제안은 어디까지 설득력이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진대는 맹자가 제후를 만나지 않는 태도를 답답해한다. 한번 만나면 왕도나 패도의 성과를 낼 수 있는데, 작은 기준을 굽혀 큰 결과를 얻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맹자는 그 계산을 반대로 적용해보자고 말한다. 이익이 기준이라면 더 많이 굽혀 더 작은 것을 바로잡는 경우도 이익만 있으면 허용해야 하는가. 이어 사냥의 성과를 위해 방식까지 바꾸지 않은 마부의 이야기를 든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진대: “제후들을 만나지 않으시는 것은 작은 일에 얽매인 듯합니다. 한번 만나시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한 자를 굽혀 여덟 자를 바로잡는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맹자: “그 말은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이익이라면 여덟 자를 굽혀 한 자를 바로잡는 것도, 이익만 생기면 해도 된다는 말입니까? 뛰어난 마부 왕량은 바른 방식으로 몰 때 사냥감을 얻지 못했습니다.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몰자 많은 사냥감을 얻었지만, 그 일을 계속 맡으라는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사냥감을 많이 얻어도 그런 방식으로 함께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자신을 굽히면서 남을 바르게 만들 수 있었던 사람은 없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자신을 굽히면서 남을 바르게 만들 수 있었던 사람은 없습니다.”

**한문 원전**

> 枉己者，未有能直人者也。

#### 말뜻 풀기

**왕척직심(枉尺直尋)**은 한 자를 굽혀 더 긴 길이를 곧게 한다는 비유다. **심(尋)**은 옛 길이 단위이며 여기서는 작은 양보와 큰 성과의 대비다. **왕기(枉己)**는 자신의 기준을 굽히는 일이다. 원전의 사냥 예절과 오늘의 모든 협상 절차를 동일하게 놓지는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현실에서는 크고 작은 양보 없이 일을 하기 어렵다. 역할을 나누고 시간을 조정하며 각자의 뜻을 조금 바꾸어야 함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양보가 자기 기준을 굽히는 것일까. 맹자의 반박을 검토하려면 무엇이 단순한 방법의 조정이고 무엇이 목적 자체를 훼손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진대는 한 자와 여덟 자를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당장의 양보가 정말 작은지, 나중의 성과가 정말 큰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작은 타협이라고 설명한 일이 다음 요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고, 큰 성과는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맹자는 이익의 이름으로 모든 수단을 허용하는 논리를 뒤집어 보여준다.

반면 타협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할 수도 없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어떤 대안으로 목표를 이루려 하는지 설명할 책임이 있다. 이 대화를 하나의 완전한 현실 처방으로 읽기보다, 좋은 목적이 있다는 말이 방법의 검토를 생략하게 만드는지 살필 수 있다.

지금 작은 양보라고 부르는 것은 무엇일까? 그 양보를 다른 사람에게도 공개하여 설명할 수 있을까? 지키려는 원칙과 바꾸어도 되는 방법을 구분하고, 어느 쪽을 선택해도 남는 책임을 말할 수 있을까?

<a id="entry-28"></a>
### 28. 일을 구할 때도 지켜야 할 방식

**출전:** 《맹자》 〈등문공 하〉 3장 (3B3)  
**인물·기록:** 주 소·맹자

#### 오늘의 질문

일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할수록, 그 일을 얻는 방식도 따져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주 소는 옛 군자도 벼슬을 구했는지 묻는다. 맹자는 그렇다고 답하고, 농부가 다른 나라로 갈 때 농기구를 버리지 않는 것처럼 선비도 일할 준비를 갖추었다고 설명한다. 그러자 주 소는 더 날카롭게 묻는다. 그렇게 급히 일자리를 원했다면 왜 벼슬을 하는 데에는 까다로웠는가. 맹자는 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당한 길을 거치지 않는 것을 싫어했다고 답한다. 생업의 절박함과 방식의 기준이 같은 대화에 있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주 소: “옛 군자들도 벼슬을 했습니까?”

맹자: “했습니다. 선비에게 일할 자리를 잃는 것은 중요한 기반을 잃는 일입니다.”

주 소: “다른 나라로 나갈 때도 예물을 준비해 가지고 간 것은 왜입니까?”

맹자: “선비가 일하는 것은 농부가 밭을 가는 것과 같습니다. 농부가 다른 곳에 간다고 농기구를 버리겠습니까?”

주 소: “그렇게 급하게 일하고 싶었다면, 왜 벼슬을 하는 데에는 그토록 까다로웠습니까?”

맹자: “옛사람도 벼슬을 원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른 길을 거치지 않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원하는 결과가 있다는 사실과 그 결과를 얻는 방식은 따로 살펴야 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옛사람도 벼슬을 원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바른 길을 거치지 않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한문 원전**

> 古之人未嘗不欲仕也，又惡不由其道。

#### 말뜻 풀기

**사(仕)**는 옛 정치 질서에서 벼슬하며 역할을 맡는 일이다. 오늘의 모든 직업과 같지는 않다. **질(質)**은 이 대화에서 처음 만날 때 갖추는 예물이다. 원전은 혼인 절차를 건너뛰는 비유로 정당한 길을 설명하지만, 당시의 혼인 질서를 오늘의 관계 규범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주 소의 질문은 생계를 원하는 마음과 원칙을 지키려는 마음이 함께 있을 수 있는지 묻는다. 원칙을 말하는 사람은 일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맹자는 그 필요 자체를 부끄러운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 농부의 도구에 비유하여 맡을 일을 준비하는 태도를 인정한다.

오늘의 취업과 옛 선비의 벼슬은 조건이 다르다. 특히 선택할 여지가 적은 사람에게 바른 절차를 개인의 자존심만으로 지키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과정에서 특혜와 차별, 부당한 요구가 있다면 그 구조를 고치는 책임도 생각해야 한다. 원하는 마음이 절실하다는 이유로 모욕적인 조건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또 기준을 지킨다는 말을 다른 사람의 선택을 쉽게 평가하는 도구로 쓰지 않아야 한다. 내가 거절할 수 있었던 조건이 상대에게도 주어졌는지 알지 못할 수 있다. 이 장은 남의 생계 선택을 판정하기보다 내 선택에서 무엇을 확인할지를 생각하게 하는 편이 낫다.

내가 원하는 일은 무엇이며, 그 일을 얻는 과정에서는 어떤 설명을 듣고 있을까? 당연하다고 받아들인 요구 가운데 다른 방법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선택의 부담을 혼자 떠맡지 않도록 함께 확인할 사람이나 절차가 있을까?

<a id="entry-29"></a>
### 29. 잘못을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충분할까

**출전:** 《맹자》 〈등문공 하〉 8장 (3B8)  
**인물·기록:** 대 영지·맹자

#### 오늘의 질문

잘못임을 이미 알았다면, 내년에는 고치겠다는 약속으로 지금의 행동을 이어가도 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대 영지는 세금을 줄이고 관문과 시장의 징수를 없애는 일을 올해는 다 할 수 없으니 우선 가볍게 하고 다음 해에 멈추겠다고 말한다. 맹자는 정책의 일정표를 검토하는 대신 닭을 훔치는 사람의 비유를 든다. 매일 훔치던 사람이 한 달에 한 마리만 훔치다가 내년에 그만두겠다고 하면 충분한가. 잘못을 줄이는 변화와 잘못을 계속할 허락이 어떻게 다른지 충돌하는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대 영지: “세금 제도를 고치고 관문과 시장의 징수를 없애는 일을 올해는 다 하지 못하겠습니다. 우선 가볍게 하고 다음 해를 기다려 그만두면 어떻겠습니까?”

맹자: “지금 매일 이웃의 닭을 훔치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누군가 그것은 바른 길이 아니라고 알려주자, ‘우선 줄여서 한 달에 한 마리만 훔치고, 내년에 그만두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의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면 빨리 그만두어야 합니다. 왜 내년을 기다립니까?”

#### 맹자의 한마디

“의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면 빨리 그만두어야 합니다. 왜 내년을 기다립니까?”

**한문 원전**

> 如知其非義，斯速已矣，何待來年？

#### 말뜻 풀기

**관시지정(關市之徵)**은 관문과 시장에서 거두는 부담을 가리킨다. **양(攘)**은 이 비유에서 남의 닭을 훔치는 일이다. 맹자의 반박은 모든 세금을 곧 도둑질로 규정하는 현대의 주장과 다르다. 그가 문제 삼는 징수와 올바른 조세의 구분이 원전의 정책 논의 안에 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변화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종종 사실이다. 사람과 자원을 준비해야 하고, 갑자기 바꾸면 다른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말이 현재의 해를 계속 주어도 된다는 허락으로 바뀌면 문제는 달라진다. 피해를 받는 사람에게 내년의 계획이 오늘의 손실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맹자의 닭 비유는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정책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지만 훔치는 일에는 변명의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비유가 실제 정책의 모든 조건을 설명하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단순한 예가 도덕적 핵심을 드러낼 수 있지만, 실행의 어려움까지 모두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 차이를 인정해도 질문은 남는다. 지금 멈출 수 있는 해는 무엇이고, 정말 준비가 필요한 변화는 무엇인가. 완전한 개혁을 기다린다는 이유로 당장 가능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가. 단계적 변화라면 각 단계에서 어떤 피해를 줄이고 언제 검증할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고치는 약속에는 시점과 확인 방법이 필요하다.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하는지 밝히지 않으면, 개선이라는 말이 기다림의 부담을 넘기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시작과 완료의 기준을 함께 말하는 것이 책임 있는 약속에 가깝다.

나의 개선 약속은 오늘의 행동을 무엇이라도 바꾸고 있을까? 미루는 동안 비용은 누가 지고 있을까? 내년이라는 말 대신 지금 중단할 부분과 준비할 부분을 나누어 말할 수 있을까?

<a id="entry-30"></a>
### 30. 평화를 말하는 이유까지 살피자

**출전:** 《맹자》 〈고자 하〉 4장 (6B4)  
**인물·기록:** 송 경·맹자

#### 오늘의 질문

같은 평화를 원하더라도, 전쟁을 멈추자고 말하는 이유가 다음 선택을 달라지게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송 경은 진나라와 초나라의 전쟁을 멈추게 하려고 길을 나선다. 먼저 초왕을 만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진왕에게 갈 생각이다. 맹자는 뜻이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설득의 근거를 묻는다. 송 경이 전쟁은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 답하자 맹자는 반대한다. 좋은 결과를 얻더라도 이익만으로 관계를 설명하는 기준은 남을 수 있다는 논박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선생님께서는 어디로 가십니까?”

송 경: “진과 초가 싸운다고 들었습니다. 초왕을 설득하여 멈추게 하려 합니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진왕을 만나겠습니다.”

맹자: “자세한 방법보다 큰 뜻을 듣고 싶습니다. 무엇으로 설득하시겠습니까?”

송 경: “그 전쟁이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겠습니다.”

맹자: “뜻은 크지만 내세우는 말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두 왕이 이익 때문에 군대를 거둔다면 군사들도 이익 때문에 기뻐할 것입니다. 모든 관계에서 자기 이익을 품고 서로 대하게 됩니다. 인과 의를 말하여 두 왕이 군대를 거둔다면, 사람들도 그 기준으로 관계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 맹자의 한마디

“왜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한문 원전**

> 何必曰利？

#### 말뜻 풀기

**송 경(宋牼)**은 전쟁을 멈추려는 논객으로 이 대화에 등장한다. 맹자는 그의 목적 전체를 악하다고 부르지 않는다. **호(號)**는 여기서 내세우는 말과 설득의 기치를 뜻한다. 원전은 인과 의를 통해 옛 왕도 질서가 이루어진다는 방향으로 논증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전쟁을 멈추는 것이 급하다면 통하는 이유부터 말하면 되는 것 아닐까. 송 경의 방법에는 현실적 힘이 있다. 피해와 비용을 설명하여 위험한 행동을 멈출 수 있다면 그 효과를 가볍게 볼 수 없다. 맹자의 반론을 읽을 때도 그 긴급한 목적을 지우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맹자가 묻는 것은 다음 상황의 판단이다. 이익이 적어서 멈추었다면 이익이 커질 때는 다시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대로 해서는 안 될 이유를 함께 받아들였다면 조건이 바뀌어도 같은 선을 남길 수 있다. 지금의 결과와 이후에 남는 기준을 구분하는 질문이다.

두 논점이 반드시 한쪽만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편집 해석에서는 손익의 설명과 사람의 삶을 지키는 기준을 함께 제시할 수 있다. 다만 그 절충을 맹자가 이 장에서 직접 말했다고 번역하지 않는다. 원전의 강한 반박을 보존하고, 독자가 그 주장에 동의할 범위를 따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상대가 어떤 이유에 설득되었는지 되짚는 것도 중요하다. 행동이 멈춘 뒤에도 함께 받아들인 기준을 확인하면, 상황이 바뀌었을 때 무엇을 다시 논해야 하는지 분명해진다.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을 멈추게 하고 싶을 때 나는 어떤 이유를 들고 있을까? 당장의 효과와 오래 남을 기준을 함께 설명할 수 있을까? 상대의 좋은 목적을 인정하면서도 논리의 한계를 말하는 대화를 할 수 있을까?

<a id="entry-31"></a>
### 31. 원칙과 융통성은 언제 갈라질까

**출전:** 《맹자》 〈이루 상〉 17장 (4A17)  
**인물·기록:** 순우 곤·맹자

#### 오늘의 질문

원칙을 지키는 행동이 사람을 해치는 순간에는, 원칙을 어떻게 다시 읽어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순우 곤은 남녀가 물건을 주고받을 때 직접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예인지 묻는다. 맹자가 그렇다고 하자 그는 형수가 물에 빠져도 손으로 끌어내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맹자는 사람을 구해야 한다며 권이라는 판단을 설명한다. 논적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천하도 빠져 있는데 왜 맹자는 구하지 않느냐고 압박한다. 예외를 인정하게 한 뒤 정치 참여를 요구하는 날카로운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순우 곤: “남녀가 물건을 주고받으며 직접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예입니까?”

맹자: “예입니다.”

순우 곤: “형수가 물에 빠지면 손으로 끌어내겠습니까?”

맹자: “구하지 않는다면 짐승 같은 행동입니다. 평소에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은 예이고, 물에 빠졌을 때 손으로 구하는 것은 상황의 무게를 재어 판단하는 권입니다.”

순우 곤: “지금 천하가 물에 빠졌는데 선생님께서 구하지 않으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맹자: “천하가 빠졌을 때는 바른 길로 구하고, 형수가 빠졌을 때는 손으로 구합니다. 손으로 천하를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맹자의 한마디

“물에 빠진 형수를 손으로 구하는 것은, 상황의 무게를 재어 판단하는 권입니다.”

**한문 원전**

> 嫂溺，援之以手者，權也。

#### 말뜻 풀기

**권(權)**은 저울질하여 사정의 무게를 판단한다는 뜻이다. 권력이나 마음대로 예외를 만든다는 뜻과 다르다. **도(道)**는 천하를 구할 바른 방향과 통치의 길이다. 원전의 남녀 접촉 규칙은 당시의 예이며 오늘의 사회에 그대로 요구하는 기준이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순우 곤은 상대가 동의한 원칙으로 상대를 시험한다. 맹자는 원칙의 표면을 고집하지 않고 사람을 구할 목적을 살핀다. 하지만 그 예외가 모든 요구를 허용하게 두지는 않는다. 손으로 한 사람을 구하는 행동과 나라를 바르게 하는 방법은 같은 방식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이 대화는 융통성에 두 경계를 준다. 원칙을 문자 그대로 적용해 사람을 해치지 않아야 하고, 급하다는 이유로 전혀 다른 방법을 정당화하지도 않아야 한다. 목적이 같다고 방법의 규모와 성격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예외를 인정하는 것과 모든 수단을 허용하는 것은 다르다.

오늘의 생활에서도 비상한 상황에 특별한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그때 무엇을 보호하려는지, 어떤 위험을 줄이는지, 평상시의 기준으로 언제 돌아갈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사람에게만 유리한 특혜를 사람을 구하는 융통성으로 포장하지 않는 점검도 필요하다.

특별한 조치를 택한 뒤에는 결과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시에 필요한 예외였더라도 이후에 불리해진 사람이 있다면 그 경험을 듣고 다음 판단의 범위를 고칠 수 있다.

나는 원칙을 지키면서 그 원칙이 보호하려던 사람을 놓친 적이 있을까? 반대로 상황이 급하다는 말에 방법의 검토를 생략한 적은 있을까? 예외를 선택할 때 다른 사람에게도 납득 가능한 이유와 범위를 말할 수 있을까?

<a id="entry-32"></a>
### 32. 극단적인 질문에 끌려가지 않기

**출전:** 《맹자》 〈고자 하〉 1장 (6B1)  
**인물·기록:** 임나라 사람·옥로·맹자

#### 오늘의 질문

두 가치를 비교하는 질문에서, 한쪽만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제시되고 있지는 않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임나라 사람이 옥로자에게 예와 음식 중 무엇이 중요한지 묻는다. 예가 중요하다는 답을 얻자, 예를 지키면 굶어 죽고 버리면 먹을 수 있어도 지킬 것인지 반문한다. 혼인의 예와 원하는 상대를 얻는 문제도 따라온다. 옥로자는 답하지 못하고 맹자를 찾아간다. 맹자는 비교의 단위가 다르다고 지적하고, 반대쪽의 극단적인 경우를 돌려 묻도록 제안한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임나라 사람: “예와 음식 중 무엇이 더 중요합니까?”

옥로자: “예가 중요합니다.”

임나라 사람: “예를 지키면 굶어 죽고 지키지 않으면 먹을 수 있어도, 반드시 예를 지켜야 합니까?”

답하지 못한 옥로자가 다음 날 맹자에게 전한다.

맹자: “그 바탕을 따져보지 않고 끝만 같게 놓으면 작은 나무도 높은 누각보다 높다고 만들 수 있습니다. 금이 깃털보다 무겁다는 말이 작은 금과 수레 가득 깃털을 비교한다는 뜻입니까? 음식에서 가장 무거운 경우와 예에서 가장 가벼운 경우를 비교했으니 음식이 무거워 보이지요. 형의 팔을 비틀어 음식을 빼앗아야만 먹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느냐고 다시 물어보십시오.”

#### 맹자의 한마디

“바탕을 따져보지 않고 끝만 같게 놓으면, 작은 나무도 높은 누각보다 높다고 만들 수 있습니다.”

**한문 원전**

> 不揣其本，而齊其末，方寸之木可使高於岑樓。

#### 말뜻 풀기

**취본제말(揣本齊末)**의 대비는 바탕과 분량을 확인하지 않고 결과의 끝만 나란히 놓는 오류를 설명한다. **잠루(岑樓)**는 높은 누각이다. 원전은 뒤에 폭력적인 혼인 사례도 들어 상대의 비교를 뒤집는다. 그 사례는 해서는 안 될 행위의 반문이지 허용되는 행동이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극단적인 질문은 원칙의 한계를 잘 드러낼 수 있다. 그런데 언제나 중립적인 시험은 아니다. 한쪽에는 생존이 걸린 상황을, 다른 쪽에는 사소한 절차만 놓으면 결론이 질문 속에 이미 들어 있다. 그 결론으로 모든 경우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중요한 차이가 사라진다.

맹자의 반문도 상대쪽의 극단적인 예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이 대화를 맹자가 모든 예와 생존의 충돌을 해결했다는 판결로 읽기는 어렵다. 그는 먼저 비교의 조건을 다시 보게 한다. 실제 선택에서는 어떤 피해가 생기고 어떤 목적을 지키는지 더 살펴야 한다. 앞 편의 권에 관한 논의와 함께 읽을 수 있다.

말을 듣다 보면 선택지가 두 개뿐인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인간을 위하려면 규칙을 모두 버려야 한다거나, 규칙을 지키려면 불합리한 피해도 감수해야 한다는 식이다. 무엇이 고정된 조건인지, 제시되지 않은 방법은 없는지 확인하면 질문의 틀 자체를 바꿀 수 있다.

지금 내가 받은 선택지는 같은 무게로 비교되고 있을까? 상대가 고른 사례 말고 다른 경우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올까? 서로 다른 가치가 실제로 충돌하는 범위와, 질문이 만들어낸 충돌을 구분할 수 있을까?

<a id="entry-33"></a>
### 33.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의 무게

**출전:** 《맹자》 〈고자 하〉 2장 (6B2)  
**인물·기록:** 조 교·맹자

#### 오늘의 질문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은 특별한 자격을 얻는 약속일까, 오늘의 행동을 묻는 말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조 교는 누구나 요와 순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사실인지 묻는다. 맹자가 그렇다고 하자 그는 옛 임금들의 큰 키와 자신의 키를 비교하며, 지금은 먹고 살 뿐인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는다. 맹자는 신체의 크기를 논쟁의 중심에서 빼고 실천으로 돌린다. 조 교가 머물며 배우고 싶다고 해도, 길은 넓은 도로와 같으니 돌아가서 구해보라고 답한다. 위대한 사람의 이름이 가까운 행동으로 내려오는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조 교: “누구나 요와 순이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사실입니까?”

맹자: “그렇습니다.”

조 교: “문왕과 탕왕의 키가 컸다고 들었습니다. 저도 키가 크지만 먹고 살 뿐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맹자: “키가 이 일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실천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어른 뒤에서 천천히 걷는 일은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와 순의 길도 가까운 관계에서의 실천과 이어져 있습니다. 요의 말을 읽고 그의 행동을 한다면 그 길을 가는 것이지요.”

조 교: “머물 곳을 얻어 선생님 문하에서 배우고 싶습니다.”

맹자: “길은 큰 도로와 같습니다. 모르는 것이 문제라기보다 구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돌아가서 찾아보면 배울 것이 충분히 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누구나 요와 순이 될 수 있습니다.”

**한문 원전**

> 人皆可以為堯舜

#### 말뜻 풀기

**요순(堯舜)**은 원전에서 이상적인 통치와 인격을 대표하는 옛 인물들이다. 이 말은 모두 같은 정치적 성취나 높은 지위를 갖게 된다는 예측이 아니다. **위(為)**는 실제로 행한다는 뜻이며, 외모와 명성보다 행동에 질문을 두게 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가능성을 말하면 특별한 재능의 확인부터 받고 싶어질 수 있다. 나는 어떤 자격이 있고, 얼마나 뛰어나며, 누구와 비슷한지 묻는다. 조 교도 키를 통해 옛 인물들과 자신을 비교한다. 맹자는 그 비교를 멈추고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내려온다. 큰 이름을 닮는 것과 그 사람이 했다고 전해지는 일을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맹자의 ‘하지 않을 뿐’이라는 단정은 오늘의 모든 어려움을 설명하지 못한다. 어떤 행동에는 신체적 제약과 안전, 돌봄과 자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철학적 가능성의 주장을 개인에게 동일한 성과를 요구하는 기준으로 바꾸지 않아야 한다. 그 강한 말이 어떤 작은 예에 기대고 있는지도 살필 수 있다.

스승의 문하에 들어가려는 제안을 거절한 답도 흥미롭다. 맹자는 자신 곁에 있어야만 배울 수 있다고 하지 않는다. 배움의 대상을 주변과 실천에서 찾을 여지를 남긴다. 좋은 스승을 찾는 일과 스스로 움직일 자리를 발견하는 일은 서로 대신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나는 무엇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자격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가? 그 확인이 아직 없더라도 해볼 수 있는 행동은 있을까? 특별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일보다 어떤 관계에서 조금 다르게 행동하는 일이 먼저일 수 있을까?

<a id="entry-34"></a>
### 34. 머무를 때와 떠날 때

**출전:** 《맹자》 〈만장 하〉 1장 (5B1)  
**인물·기록:** 맹자의 인물 논평

#### 오늘의 질문

언제나 물러나는 사람과 언제나 나아가는 사람 중, 어느 쪽이 원칙을 지킨다고 할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백이, 이윤, 유하혜, 공자의 서로 다른 태도를 비교한다. 백이는 어지러운 통치를 피하고 맑은 때를 기다린다. 이윤은 세상이 어지러워도 사람들을 돕는 책임을 맡으려 한다. 유하혜는 낮은 자리와 나쁜 임금 아래에서도 자신의 길을 잃지 않으려 한다. 공자는 떠나야 할 때 떠나고 머물 때 머무는 사람으로 제시된다. 하나의 고정된 행동보다 판단의 때를 살피는 인물 논평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백이는 바른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고, 어지러우면 물러났습니다. 이윤은 다스려질 때도 나아가고 어지러울 때도 나아갔습니다. 사람들 가운데 좋은 통치의 혜택을 받지 못한 이가 있으면 자신이 구덩이에 밀어넣은 것처럼 책임을 느꼈습니다.

유하혜는 낮은 자리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들어가서는 자신의 길로 일했습니다. 버려져도 원망하지 않고 어려워져도 중심을 잃지 않았습니다. 공자는 빨리 떠날 때 빨리 떠나고, 오래 머물 때 오래 머물며, 머물 자리에 머물고 일할 자리에 나아갔습니다. 백이는 맑음을, 이윤은 책임을, 유하혜는 조화를, 공자는 때에 맞는 판단을 보여줍니다.”

#### 맹자의 한마디

“빨리 떠날 때 빨리 떠나고, 오래 머물 때 오래 머물며, 머물 자리에 머물고 일할 자리에 나아갑니다.”

**한문 원전**

> 可以速而速，可以久而久，可以處而處，可以仕而仕

#### 말뜻 풀기

**성지시자(聖之時者)**는 때에 맞게 판단하는 성인이라는 공자의 평가다. **청·임·화·시**는 맑음, 책임, 조화, 때를 살피는 네 인물의 대비다. 실제 생애 전체를 확정적으로 복원한 전기가 아니라 맹자가 전승을 통해 제시한 인간상이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같은 원칙을 지켜도 행동은 다를 수 있다. 문제가 있는 곳에서 떠나야 책임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남아서 피해를 줄여야 책임을 지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어느 쪽이든 스스로에게 유리한 이유만 골라 설명할 위험이 있다. 맹자의 인물 비교는 그 여러 방향을 한 장에 놓는다.

때를 살핀다는 말이 원칙 없는 적응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판단의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을 이루려 머무는지, 무엇을 넘으면 떠나는지, 그동안 다른 사람에게 어떤 부담이 생기는지 묻는 것이다. 고정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 언제나 일관성은 아니며, 행동을 바꾸는 것이 언제나 변절도 아니다.

맹자는 마지막에 공자를 높이 평가한다. 그렇다고 독자가 다른 세 인물의 가치까지 버릴 필요는 없다. 어떤 상황에는 물러남이, 어떤 상황에는 책임을 맡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의 실제 사정을 듣는 것도 판단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

지금 나는 머무는 이유와 떠날 이유 중 무엇을 충분히 말할 수 있을까? 결정을 미루며 상황이 바뀌기만 기다리는 것과 필요한 때를 살피는 것을 구분할 수 있을까? 선택을 바꾸더라도 계속 지킬 기준은 무엇일까?

<a id="entry-35"></a>
### 35. 모두가 좋아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출전:** 《맹자》 〈진심 하〉 37장 (7B37)  
**인물·기록:** 만장·맹자·공자 인용

#### 오늘의 질문

아무도 불편해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나 좋은 사람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만장은 공자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려 했는지 묻는다. 대화는 뜻이 앞서는 사람과 하지 않을 일을 정한 사람을 지나 향원으로 옮겨간다. 만장은 마을 사람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는 이를 왜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 했는지 되묻는다. 맹자는 겉으로 흠잡을 곳이 적어도 흐린 시대에 맞추어 기준을 흐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 좋은 평판과 좋은 실천이 갈라질 수 있는 논쟁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만장: “온 마을이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고, 어디서나 좋은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공자는 왜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까?”

맹자: “비판하려 해도 뚜렷하게 들 사례가 없고, 찌르려 해도 눈에 띄는 결점이 없습니다. 세상의 흐름과 함께하고 혼탁한 세상에 맞춥니다. 생활은 충실하고 믿음직한 듯 보이며 행동은 깨끗한 듯 보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좋아하고 자신도 옳다고 생각하지만, 요와 순의 길로 함께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덕을 해치는 사람이라고 한 것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같지 않은 것이 진짜의 기준을 흐릴 수 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향원은 덕을 해치는 사람입니다.”

**한문 원전**

> 鄉原，德之賊也。

#### 말뜻 풀기

**향원(鄉原)**은 마을에서 두루 좋은 평판을 얻지만 도덕의 기준을 흐리는 인물의 대비다. 原은 이 문맥에서 성실한 듯한 사람을 가리킨다. **광·견**은 적극적으로 나아가려는 사람과 하지 않을 일을 지키는 사람이다. 온건한 태도나 타협 자체를 잘못이라고 낙인찍는 말로 쓰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좋은 평판은 유용한 정보지만 모든 판단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불편하지 않을 말을 골라 하면 누구에게도 뚜렷이 반대하지 않으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어떤 피해와 책임이 흐려지는지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맹자가 문제 삼는 것은 인기의 크기보다 그 인기를 위해 무엇을 기준에서 제외했는가이다.

그러나 이 구절은 남을 향원이라고 쉽게 부르는 위험도 있다. 내 의견에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모두 기회주의자라고 하면 논쟁은 자기 편을 만드는 도구가 된다. 좋은 평판을 의심한다는 이유로 사람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원전의 비판 역시 실제 행동과 결과를 살피는 질문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만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부드러운 표현으로 불편한 사실을 정확히 말할 수 있고, 강한 말로 책임을 회피할 수도 있다. 말투와 판단의 내용을 나누어 보아야 한다. 모두의 호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설명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구체적이다.

나는 관계를 편하게 유지하려고 어떤 사실을 모른 척했을까? 반대로 단호한 내 모습에 취해 다른 사람의 타당한 질문을 놓치지는 않았을까? 평판과 기준이 충돌할 때 내가 공개하여 설명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일까?

<a id="entry-36"></a>
### 36. 침묵도 때로는 선택이다

**출전:** 《맹자》 〈등문공 하〉 9장 (3B9)  
**인물·기록:** 공도자·맹자

#### 오늘의 질문

말하지 않으면 편하지만, 잘못된 논리가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다면 어디까지 응답해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공도자는 사람들이 맹자를 논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며 이유를 묻는다. 맹자는 논쟁을 즐겨서가 아니라 피할 수 없어서라고 답한다. 홍수와 폭정, 공자의 《춘추》, 당대의 양주와 묵자 비판을 이어 말한다. 사상의 문제가 실제 일과 정치에 해를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장에서 상대 학설은 주로 맹자의 평가로 등장하므로 상대의 온전한 자기 설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공도자: “밖에서는 모두 선생님께서 논쟁을 좋아하신다고 말합니다. 왜 그런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맹자: “내가 어찌 논쟁을 좋아하겠습니까?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다스려지는 때와 혼란한 때가 번갈아 있었습니다. 폭정 때문에 사람들이 머물 곳과 먹고 입을 길을 잃기도 했습니다. 공자는 그런 혼란을 두려워하여 《춘추》를 지었습니다.

지금 잘못된 말이 마음에 자리 잡으면 하는 일에 해를 끼치고, 하는 일에 자리 잡으면 정치에 해를 끼칩니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바로잡고, 잘못된 주장과 치우친 행동을 막아 앞선 사람들의 길을 잇고자 합니다. 어찌 논쟁 자체를 좋아하겠습니까?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내가 어찌 논쟁을 좋아하겠습니까?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문 원전**

> 予豈好辯哉？予不得已也。

#### 말뜻 풀기

**호변(好辯)**은 논쟁을 즐긴다는 평가다. **사설(邪說)**은 맹자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주장이지 중립적 학술 분류가 아니다. 양주와 묵자에 관한 맹자의 강한 비판을 그 두 학파의 전체 사상으로 요약하지 않는다. 논쟁 상대도 자신을 설명할 근거와 논리를 가진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는 말의 효과를 넓게 본다. 한 번의 주장도 사람의 판단이 되고, 행동이 되고, 통치의 방식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논쟁을 쓸데없는 말싸움으로만 보지 않는다. 무엇을 근거로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어떤 피해를 당연하게 만드는지, 그 설명 자체를 따져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러나 자신이 옳은 길을 지킨다는 확신은 다른 의견을 지나치게 좁게 묘사할 위험도 가진다. 이 장의 공격적인 표현에는 상대를 배제하는 힘이 있다. 우리는 그 생동감을 보존하면서도 맹자의 모든 논적 평가에 자동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반박하려면 먼저 상대가 실제로 무엇을 주장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침묵 역시 한 가지 의미만 있지는 않다. 동의처럼 보일 때도 있고, 말할 조건이 없어서 멈춘 것일 때도 있다. 안전과 역할, 발언의 효과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모든 논쟁에 나서야 한다고 이 구절을 확대하는 것은 원전의 자기 설명을 오늘의 강제 의무로 바꾸는 일이 된다.

내가 응답하고 싶은 주장은 어떤 실제 피해와 이어져 있을까? 상대의 가장 약한 말만 골라 이기려 하지는 않는가? 지금 말할 수 없다면 기록하고 확인하며 함께 질문할 다른 길은 있을까?


<a id="part-4"></a>
## 제4부 세상은 바뀔 수 있는가

― 권력에게 묻다

<a id="entry-37"></a>
### 37. 백성이 먼저다

**출전:** 《맹자》 〈진심 하〉 14장 (7B14)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나라가 잘된다는 말은 누구의 삶이 나아졌다는 뜻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백성, 사직, 임금의 무게를 차례로 놓는다. 질문자의 발언이 없는 짧은 논변이다.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통념을 거꾸로 뒤집는다. 뒤이어 제후가 나라를 위태롭게 하면 바꿀 수 있으며, 정성껏 제사를 지내도 재해가 이어지면 사직 또한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 위에 영원히 고정되어 있는 권위는 없다는 논리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장 가볍습니다. 그러므로 백성의 마음을 얻어 천자가 되고, 천자에게 인정받아 제후가 되며, 제후에게 인정받아 대부가 됩니다.

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그를 바꿉니다. 제물과 곡식을 정결하게 마련하고 제때 제사를 지냈는데도 가뭄과 홍수가 이어진다면 사직을 바꿉니다.”

#### 맹자의 한마디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며, 임금은 가장 가볍습니다.”

**한문 원전**

> 民為貴，社稷次之，君為輕。

#### 말뜻 풀기

**사직(社稷)**은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하는 체계이며 나라를 가리키기도 한다. **민위귀(民為貴)**는 백성을 가장 귀하게 놓는다는 뜻이다. 백성을 통치의 근본으로 여기는 **민본(民本)**과 모든 시민의 동등한 정치적 권리를 뜻하는 현대 민주주의는 구별해서 읽는다. 이 장에도 천자·제후·대부의 위계가 남아 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의 문장은 순서에 힘이 있다. 백성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 결정에서는 국가의 체면과 지도자의 권위를 언제나 먼저 놓을 수 있다. 그런데 그가 말한 차례를 그대로 따르면, 체면을 지키기 위해 사람이 희생될 때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달라진다. 임금의 자리를 보전하는 일이 백성의 삶보다 높은 목적일 수 없다.

사직까지 바꿀 수 있다는 대목도 생각할 만하다. 오래된 제도와 상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기능을 묻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이 살아갈 조건을 지탱하지 못한다면 권위가 유지되는 이유를 다시 물어야 한다. 다만 제사와 재해를 연결하는 고대의 사고를 오늘의 과학적 재해 설명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오늘의 조직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조직의 평판을 위해 구성원이 입을 닫아야 하는 경우, 누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가 흐려진다. 조직이 오래간다는 말과 그 안의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아간다는 말은 같지 않다. 좋은 성과의 기준에는 가장 적은 힘을 가진 사람의 경험도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백성을 위한다는 선언만으로 정책의 결과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생활을 살피고 다른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이 구체적인 선택의 순서가 되어야 한다.

성과를 보고할 때 누구의 생활을 확인했는지 함께 밝히면 선언을 검토할 수 있다. 평균적인 개선 안에 남아 있는 어려움을 드러내는 일이 백성을 앞세운다는 말의 내용을 만든다.

우리가 잘되고 있다고 부르는 공동체에서 가장 먼저 보호되는 것은 무엇일까? 그 순서의 끝에 놓인 사람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고 있을까?

<a id="entry-38"></a>
### 38. 폭군은 이미 왕이 아니다

**출전:** 《맹자》 〈양혜왕 하〉 8장 (1B8)  
**인물·기록:** 제 선왕·맹자

#### 오늘의 질문

높은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의 모든 명령이 정당해질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제 선왕은 옛 왕조의 교체를 두고 맹자를 시험한다. 탕이 걸을 내쫓고 무왕이 주를 공격한 일이 있었다면, 신하가 임금을 죽이는 것도 허용되는가. 질문은 임금이라는 신분을 앞에 놓는다. 맹자는 인과 의를 해친 사람이 여전히 그 이름에 걸맞은가를 되묻는 방식으로 맞선다. 왕 앞에서 왕의 자격을 따지는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선왕: “탕이 걸을 내쫓고 무왕이 주를 공격했다는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맹자: “전해오는 기록에 있습니다.”

선왕: “신하가 자기 임금을 죽여도 된다는 말입니까?”

맹자: “인을 해치는 자를 해치는 자라 하고, 의를 해치는 자를 잔혹한 자라 합니다. 그렇게 잔혹하게 해치는 사람은 한낱 한 사람일 뿐입니다. 한낱 주라는 사람을 처단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임금을 죽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한낱 주라는 사람을 처단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임금을 죽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한문 원전**

> 聞誅一夫紂矣，未聞弒君也。

#### 말뜻 풀기

**주(紂)**는 은 왕조의 마지막 임금을 가리키는 전통적 이름이다. **일부(一夫)**는 이 문맥에서 통치자의 도덕적 자격을 잃은 한 사람이다. **역성혁명(易姓革命)**은 왕조의 성씨와 천명이 바뀌는 전통적 관념이다. 이 대화는 고대 왕권의 정당성을 논하는 것이며 오늘의 사적 폭력이나 개인의 처형 권한을 인정하는 법 규정이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선왕이 묻는 것은 지위에 대한 충성이고, 맹자가 답하는 것은 지위의 조건이다. 임금이라는 이름이 있다면 무엇을 해도 임금인가. 사람을 지켜야 할 권력이 오히려 사람을 파괴한다면, 그 이름을 근거로 비판을 막을 수 있는가. 질문의 중심이 신하의 복종에서 통치자의 책임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누구나 자기 판단만으로 상대의 자격을 없애고 폭력을 행사해도 된다고 읽으면, 이 대화의 비판을 또 다른 권력의 구실로 만들 수 있다. 오늘의 공동체에서는 권한의 제한, 사실 확인, 공개된 판단, 법적 절차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원전의 급진적인 주장을 살리는 일과 옛 처단 방식을 오늘에 옮기는 일은 다르다.

권력의 이름을 따지는 질문은 일상에도 있다. 보호자, 책임자, 전문가라는 호칭이 실제 역할과 어긋날 때 우리는 이름만 보고 신뢰하기 쉽다. 중요한 것은 호칭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그 이름에 붙은 책임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다.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증거 앞에서 권위는 검토의 대상이 된다.

동시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결정과 자격을 무너뜨리는 행위를 구별할 필요도 있다.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악인이라 부르면 논쟁은 사라진다. 피해와 책임을 정확하게 말할수록 권력을 비판하는 기준도 단단해진다.

우리가 따르는 권위에는 어떤 책임이 붙어 있을까? 그 책임을 어겼을 때 사실을 확인하고 권한을 제한할 길이 마련되어 있을까?

<a id="entry-39"></a>
### 39. 먹고살 길과 마음의 안정

**출전:** 《맹자》 〈양혜왕 상〉 7장 (1A7)  
**인물·기록:** 제 선왕·맹자

#### 오늘의 질문

먹고살 기반이 흔들리는 사람에게 안정된 마음부터 요구하는 것은 공정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제 선왕은 패자의 업적을 듣고 싶어 한다. 맹자는 백성을 보호하는 왕도의 이야기로 방향을 바꾼다. 왕이 죽음 앞에서 떨던 소를 보고 놓아주게 한 일에서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찾아낸 뒤, 그 마음이 왜 백성에게까지 미치지 않느냐고 묻는다. 영토를 넓히려는 욕망을 비판한 끝에 왕은 가르쳐 달라고 말한다. 이 편은 그 마지막 문답과 생업의 논의를 중심으로 옮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선왕: “저는 어두워서 거기까지 나아갈 수 없습니다. 제 뜻을 도와 분명하게 가르쳐 주십시오. 부족하지만 해보겠습니다.”

맹자: “꾸준한 생활 기반 없이도 한결같은 마음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선비라야 가능합니다. 백성은 생활 기반이 없으면 마음도 흔들립니다. 그들이 잘못에 빠진 뒤에야 벌을 준다면 백성을 그물에 몰아넣는 일입니다.

어진 임금은 생활 기반을 마련하여 위로는 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게 합니다. 좋은 해에는 배불리 먹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하게 해야 합니다. 그다음에 선한 길로 이끌면 따르기 쉽습니다.

지금은 좋은 해에도 괴롭고 흉년이면 죽음을 면하지 못합니다. 죽지 않으려고 버티기도 힘든데 언제 예와 의를 익힐 겨를이 있겠습니까? 왕께서 실행하려 하신다면 근본으로 돌아가십시오. 농사철을 빼앗지 않고, 먹고 입을 바탕을 마련하고, 교육을 힘써야 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꾸준한 생활 기반 없이도 한결같은 마음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선비라야 가능합니다.”

**한문 원전**

> 無恆產而有恆心者，惟士為能。

#### 말뜻 풀기

**항산(恒産)**은 지속할 수 있는 생업과 생활 기반이며, **항심(恒心)**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안정된 마음이다. 이 전자본의 글자는 恆産·恆心이다. **망민(罔民)**은 살 길을 어렵게 해놓고 잘못에 빠진 사람을 처벌하는 일을 그물에 가두는 것에 빗댄 표현이다. 선비와 백성을 나누는 위계적 설명에는 고대의 한계가 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왕은 좋은 사람이 될 마음이 있고 맹자는 그 가능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왕의 감동에서 끝나지 않는다. 마음이 백성의 삶에 닿는 방식은 생업과 교육의 조건을 바꾸는 것이다. 불쌍하다고 느끼면서 생활을 지탱할 자원을 계속 빼앗는다면, 마음은 통치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 대목을 가난한 사람은 도덕을 지킬 수 없다는 낙인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기준을 지키는 사람이 있고, 풍족한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맹자가 왕에게 겨누는 책임은 인간을 빈곤의 등급으로 평가하는 데 있지 않다. 통치가 사람을 위험에 몰아놓고 결과만 벌하는 구조에 있다.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일과 그 책임을 감당할 조건을 살피는 일은 함께 갈 수 있다. 생활이 불안할수록 먼 미래를 생각할 여유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런 때에 마음가짐만 고치라는 설명은 실제 어려움을 개인의 성격으로 바꾸어 부른다. 무엇이 선택의 폭을 좁혔는지도 물어야 한다.

그렇다고 환경이 모든 행동을 결정한다는 뜻도 아니다. 개인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공동체가 줄일 수 있는 압박을 찾는다. 교육과 생업은 서로 떨어진 과제가 아니라 살아갈 힘을 마련하는 일의 두 부분이 된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을까? 그 요구를 감당할 생활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어떤 책임을 나눌 수 있을까?

<a id="entry-40"></a>
### 40. 많이 했다는 말보다 결과를 묻자

**출전:** 《맹자》 〈양혜왕 상〉 3장 (1A3)  
**인물·기록:** 양 혜왕·맹자

#### 오늘의 질문

나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 상대의 삶이 나아졌다는 증거가 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양 혜왕은 흉년이 들면 사람과 곡식을 옮겨 구제했다고 말한다. 이웃 나라보다 정성을 쏟는데 왜 백성이 더 모여들지 않는가. 맹자는 전쟁을 좋아하는 왕에게 전쟁의 비유로 답한다. 도망간 거리가 짧다고 덜 도망간 사람이 달아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구제의 일부 성과보다 생활을 무너뜨리는 통치의 바탕을 보라는 반박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혜왕: “흉년이 들면 백성을 옮기고 곡식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보다 제가 더 마음을 쓰는데, 왜 우리 백성이 더 많아지지 않습니까?”

맹자: “전쟁에서 어떤 사람은 백 걸음을 달아나고 어떤 사람은 쉰 걸음을 달아났습니다. 쉰 걸음 달아난 사람이 백 걸음 달아난 사람을 비웃는다면 어떻습니까?”

혜왕: “그럴 수 없습니다. 백 걸음이 아닐 뿐, 달아난 것은 같습니다.”

맹자: “그것을 아신다면 이웃보다 백성이 많아지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농사철을 어기지 않고, 촘촘한 그물로 물고기를 고갈시키지 않고, 때에 맞게 나무를 베면 먹고 쓸 것이 넉넉해집니다. 살아 있는 이를 돌보고 죽은 이를 장사 지내며 한이 남지 않게 하는 것이 왕도의 시작입니다.

개와 돼지가 사람의 먹을 것을 먹는데도 살피지 않고, 길에 굶어 죽은 사람이 있는데도 곡식을 풀지 않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내 탓이 아니라 흉년 탓’이라고 합니다. 사람을 찔러 죽이고 ‘내가 아니라 무기 탓’이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흉년을 탓하지 마십시오.”

#### 맹자의 한마디

“왕께서 흉년을 탓하지 않으시면, 천하의 백성이 이곳으로 올 것입니다.”

**한문 원전**

> 王無罪歲，斯天下之民至焉。

#### 말뜻 풀기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는 작은 정도의 차이를 내세워 같은 본질을 가리는 경우를 비판하는 말이다. 모든 차이가 무의미하다는 일반 법칙은 아니다. **농시(農時)**는 농사를 지어야 할 때다. 여기서는 통치자가 노동과 자원의 재생 조건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이어진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혜왕의 구제는 실제로 도움이 되었을 수 있다. 맹자는 그 행위를 없었던 일로 만들지 않는다. 다만 이웃보다 조금 나은 조치가 전체 구조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얼마나 애썼는지와 사람들이 왜 계속 어려운지를 별도로 살피는 것이다. 정성을 평가하는 자리에서 생활의 결과를 묻는 자리로 이동한다.

오십보백보라는 말은 세밀한 비교를 그만두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같은 도망을 두고 본질적인 우월함을 주장하는 데 대한 반박이다. 작은 개선도 귀하지만 그 개선이 남아 있는 문제를 말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차이를 인정하면서 공통된 한계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반박은 책임의 언어를 건드린다. 흉년 자체를 왕이 만들었다는 말이 아니다. 자연의 변화가 있을 때 저장과 분배, 생업의 보호라는 통치의 몫이 사라지는가를 묻는다. 외부 원인이 있다는 사실과 내가 줄일 수 있는 피해가 있다는 사실은 함께 성립한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다는 설명으로 결과를 더 보지 않으려 할 수 있다. 다음 행동을 찾으려면 선의가 있었음을 확인한 뒤에도 관찰을 계속해야 한다.

어떤 문제 앞에서 나는 남보다 낫다는 비교에 머무르고 있을까? 이미 한 일의 목록 밖에서 여전히 힘든 사람의 생활을 볼 수 있을까?

<a id="entry-41"></a>
### 41. 죽게 만든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출전:** 《맹자》 〈양혜왕 상〉 4장 (1A4)  
**인물·기록:** 양 혜왕·맹자

#### 오늘의 질문

직접 해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위험에 빠뜨린 결정의 책임도 없어질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양 혜왕은 편안히 가르침을 듣고 싶다고 말한다. 맹자는 편안한 설명 대신 죽음의 수단을 비교하는 질문을 던진다. 몽둥이와 칼이 다른가. 칼과 잘못된 정치는 다른가. 왕은 두 번 모두 차이가 없다고 인정한다. 그러자 맹자는 왕의 부엌과 마구간, 백성의 굶주림을 같은 장면에 놓는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정치의 피해를 몸의 죽음으로 돌려놓는 논쟁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혜왕: “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맹자: “사람을 죽이는 데 몽둥이를 쓰는 것과 칼을 쓰는 것이 다릅니까?”

혜왕: “차이가 없습니다.”

맹자: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게 하는 것은 다릅니까?”

혜왕: “차이가 없습니다.”

맹자: “부엌에는 기름진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데, 백성의 얼굴에는 굶주림이 있고 들에는 굶어 죽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게 하는 일과 같습니다. 짐승끼리 서로 잡아먹어도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백성의 부모라며 정치를 하면서 이런 일을 면하지 못한다면, 어디가 백성의 부모라는 것입니까?”

#### 맹자의 한마디

“칼로 죽이는 것과 정치로 죽게 하는 것은 다릅니까?”

**한문 원전**

> 以刃與政，有以異乎？

#### 말뜻 풀기

**정(政)**은 통치와 정치다. 이 장에서는 그 결정이 백성의 생존에 미치는 결과를 묻는다. **솔수이식인(率獸而食人)**은 짐승을 이끌어 사람을 먹게 한다는 과격한 비유다. 실제로 왕이 사람을 짐승에게 먹였다는 사건 기록으로 옮기지 않는다. **민의 부모**라는 표현에는 백성을 보호받는 자로 보는 고대의 가부장적 관념이 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는 정치와 칼이 언제나 모든 점에서 같다고 증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살찐 동물과 굶어 죽는 사람의 대비를 통해, 가진 자원이 어디로 흘렀는지 묻는다. 도움이 될 자원이 있는데도 생활을 보호하지 못했다면 결과를 추상적인 말로 감추지 말라는 요구다. 정책의 언어 뒤에 몸을 가진 사람이 있다.

직접적인 행위와 구조의 결과는 책임을 확인하는 방법이 다르다. 한 사람의 결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피해도 있다. 그렇다고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말이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누구에게 어떤 권한과 정보가 있었고, 어떤 피해를 예상하거나 줄일 수 있었는지 차례로 살펴야 한다.

반대로 모든 나쁜 결과를 한 사람의 악의로 설명하면 정확한 개선이 어려워진다. 원전의 날카로운 비유는 관심을 깨우는 출발점이지 오늘의 복잡한 원인을 대신 분석해주는 도구는 아니다. 피해를 인정한 다음에는 사실과 경로를 확인해야 한다. 분노가 구체적인 책임의 언어로 이어질 때 바꿀 곳도 보인다.

이 질문은 작은 조직에서도 유효하다. 안전을 뒤로 미룬 일정,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지원, 비용 절감의 부담이 한쪽에만 쏠리는 방식은 결정의 결과다. 서류의 성과와 실제 생활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지금 편리해 보이는 결정의 부담을 누가 몸으로 감당하고 있을까? 그 사람의 경험을 결정 과정에 들여올 방법은 무엇일까?

<a id="entry-42"></a>
### 42. 권력에게도 같은 질문을

**출전:** 《맹자》 〈양혜왕 하〉 6장 (1B6)  
**인물·기록:** 제 선왕·맹자

#### 오늘의 질문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는 책임의 기준을 나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제 선왕에게 가까운 일부터 묻는다. 친구에게 가족을 맡겼는데 친구가 돌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관리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왕은 망설이지 않고 관계를 끊거나 해임해야 한다고 답한다. 마지막 질문에서 범위는 나라 전체로 커진다. 왕이 세운 기준이 이제 왕 자신에게 돌아온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왕의 신하 가운데 가족을 친구에게 맡기고 초나라로 떠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돌아와보니 가족이 추위와 굶주림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선왕: “그와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맹자: “사법을 맡은 관리가 부하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선왕: “그만두게 해야 합니다.”

맹자: “나라 안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왕은 좌우를 돌아보며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 맹자의 한마디

“나라 안이 제대로 다스려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문 원전**

> 四境之內不治，則如之何？

#### 말뜻 풀기

**사사(士師)**는 이 문맥에서 사법을 맡는 관직으로 읽는다. **고좌우이언타(顧左右而言他)**는 좌우를 돌아보고 다른 말을 한다는 뜻이다. 대답하기 어려운 핵심을 피하는 모습을 가리킨다. 마지막 문장은 왕의 답변이 아니라 기록자가 적은 행동이다. 원전에 없는 왕의 변명을 대사로 덧붙이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이 장은 짧아서 더 생생하다. 왕이 어떤 말을 했는지는 남아 있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는 행동만 남는다. 맹자의 질문에 답하면 자신이 앞서 승인한 책임의 논리가 자신에게도 미친다. 그 순간 침묵과 회피가 대답의 자리를 차지한다. 논쟁의 충돌은 큰 고함 없이도 드러난다.

우리는 책임을 말할 때 역할에 따른 차이를 생각해야 한다. 가족을 맡은 친구와 관리와 임금의 의무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 그러나 책임을 맡았다는 점은 공통된다. 맹자가 겨누는 것은 직무를 구분하지 않는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위로 올라갈수록 평가 자체가 면제되는 모순이다.

일상에서도 다른 사람이 잘못하면 즉시 설명을 요구하지만 내 차례가 되면 복잡한 사정을 먼저 말할 수 있다. 사정은 실제로 중요하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사정도 같은 정도로 들어야 한다. 나에게만 맥락이 있고 남에게는 결과만 있다면 기준이 두 개가 된다.

반대로 책임을 묻는다는 말이 반드시 사람을 제거한다는 뜻은 아니다. 잘못을 밝히고, 고치게 하고, 권한을 조정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절차를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무엇보다 질문을 끝까지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말을 돌리지 않는 태도는 개선의 첫 조건이다.

지금 내가 답을 피하고 있는 질문은 무엇일까? 남에게 요구한 설명과 변화 가운데 나에게도 똑같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a id="entry-43"></a>
### 43. 사람을 뽑기 전에 들어야 할 목소리

**출전:** 《맹자》 〈양혜왕 하〉 7장 (1B7)  
**인물·기록:** 제 선왕·맹자

#### 오늘의 질문

주변 사람들이 모두 좋다고 말하는 사람을, 곧바로 믿어도 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제 선왕에게 오래된 나라의 힘은 큰 나무가 아니라 오래 믿고 맡길 신하에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왕이 올린 사람들은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왕은 능력이 없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보고 내보낼 수 있는지 묻는다. 맹자의 답은 가까운 측근, 여러 관리, 나라 사람들의 말로 범위를 넓힌 뒤 반드시 확인하라는 것이다. 여론과 검증은 같은 단계가 아니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선왕: “그 사람이 능력이 없는지 어떻게 알아보고 내보낼 수 있겠습니까?”

맹자: “어진 이를 올릴 때는 낮은 자리에 있던 사람이 높은 사람을 넘어설 수도 있고, 먼 사람이 가까운 친척을 넘어설 수도 있습니다. 신중해야 합니다.

곁의 사람들이 모두 훌륭하다고 해도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러 관리가 모두 훌륭하다고 해도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나라 사람들이 모두 훌륭하다고 하면 그제야 살펴보십시오. 실제로 훌륭함을 확인한 다음에 써야 합니다.

쓸 수 없다는 말도 같습니다. 측근이나 관리가 말한다고 그대로 듣지 마십시오. 나라 사람들이 말하면 살펴보고, 실제로 부적합함을 확인한 뒤에 물러나게 해야 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나라 사람들이 모두 훌륭하다고 하면 살펴보고, 실제로 훌륭함을 확인한 다음에 써야 합니다.”

**한문 원전**

> 國人皆曰賢，然後察之；見賢焉，然後用之。

#### 말뜻 풀기

**현(賢)**은 덕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말한다. **찰(察)**은 살피고 확인하는 일이다. 원전은 인사와 해임뿐 아니라 사형 판단도 같은 순서로 논하지만, 이 발췌는 인사에 초점을 둔다. 그 옛 형벌 논리를 현대의 법적 증거와 재판 절차에 곧바로 대응시키지는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는 많은 사람의 말을 듣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모두 좋다고 했으니 좋다는 결론 앞에 ‘살펴본다’는 단계를 넣는다. 가까운 사람들끼리 칭찬이 오갈 때 생길 편향을 줄이고, 더 넓은 평가를 들은 뒤에도 실제 역할을 감당할지 확인하는 것이다. 명성과 능력을 구분하는 과정이 있다.

이 논리는 다수의 의견이 늘 옳다는 주장과 다르다. 여러 사람이 같은 정보를 반복할 수 있고, 평판에는 오해가 섞일 수 있다. 반대로 몇몇 측근이 사람을 낮게 평가해도 그 말만으로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말하는 이의 숫자와 함께 근거가 무엇인지 봐야 한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도 공개되어야 한다. 누구에게 충성하는가가 능력의 이름으로 불리면 검증은 형식이 된다. 맡을 일에 필요한 판단과 행동이 무엇인지 먼저 정하고, 실제 경험과 결과를 살피는 편이 낫다. 낮은 지위의 사람도 능력에 따라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검증은 끝난 뒤 누군가를 공격하는 일만은 아니다. 처음부터 권한을 나누고 의견을 들을 통로를 마련하면 사람과 조직을 함께 보호할 수 있다. 신중함은 결정을 무한히 미루는 태도가 아니라 확인할 것을 분명히 하는 태도다.

내가 믿는 평판은 어떤 근거에서 나왔을까? 사람을 추천하거나 비판할 때 확인한 사실과 들은 말을 구별해서 전하고 있을까?

<a id="entry-44"></a>
### 44. 기댈 곳 없는 사람부터

**출전:** 《맹자》 〈양혜왕 하〉 5장 (1B5)  
**인물·기록:** 제 선왕·맹자

#### 오늘의 질문

모두를 돕겠다는 말에서, 가장 먼저 찾아가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제 선왕은 왕의 정치를 듣고 싶다고 말한다. 맹자는 문왕의 정치를 설명하면서 배우자나 자녀, 부모에게 기댈 수 없는 네 부류의 사람을 먼저 놓는다. 왕은 좋은 말이라고 감탄한다. 맹자는 곧바로 그렇다면 왜 행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왕은 재물을 좋아하고 이성을 좋아하는 자신의 약점을 털어놓는다. 맹자는 욕망이 있다는 고백을 백성도 삶의 기쁨을 누리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꾼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선왕: “왕의 정치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맹자: “문왕은 세금과 생업을 살피고, 죄인의 가족까지 벌하지 않았습니다. 늙어서 배우자가 없는 남녀, 늙어서 자녀가 없는 사람, 어려서 아버지가 없는 아이는 곤궁하면서도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문왕은 인정을 펼칠 때 반드시 이 사람들부터 돌봤습니다.”

선왕: “좋은 말씀입니다.”

맹자: “좋다고 여기신다면 왜 실행하지 않습니까?”

선왕: “저는 재물을 좋아하는 병이 있습니다.”

맹자: “옛 공류도 재물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머무는 사람에게는 저장한 곡식이 있고 떠나는 사람에게는 양식이 있게 했습니다. 왕께서 재물을 좋아하시더라도 백성과 함께 누리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 맹자의 한마디

“문왕은 인정을 펼칠 때 반드시 이 사람들부터 돌봤습니다.”

**한문 원전**

> 文王發政施仁，必先斯四者。

#### 말뜻 풀기

**환과고독(鰥寡孤獨)**은 배우자 없는 노인, 아버지 없는 아이, 자녀 없는 노인 등 의지할 가족이 부족한 사람을 가리키는 고대의 범주다. 오늘의 외로움 전체를 뜻하는 말은 아니다. **무고(無告)**는 호소할 곳이 없다는 뜻이다. 현대에는 가족 형태만으로 도움이 필요한 정도를 단정하지 않고 실제 생활과 관계를 살펴야 한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가장 급한 사람은 때로 가장 잘 보이지 않는다. 도와달라고 말할 힘이나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큰 사람부터 듣는 방식에서는 이미 관계와 자원이 있는 사람이 먼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맹자는 그 순서를 뒤집는다. 무엇이 부족한지를 묻는 데에는 호소할 상대가 있는지도 포함된다.

옛 가족 중심의 분류를 그대로 현대의 지원표로 옮길 필요는 없다. 혼자 살아도 든든한 관계가 있을 수 있고, 가족과 살아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분류를 외우는 일이 아니라 보호를 얻기 어려운 조건을 찾아내는 일이다. 실제 필요를 듣는 과정이 있어야 선의가 정확해진다.

왕의 감탄 뒤에 실행을 묻는 한마디도 날카롭다. 좋은 취지에 동의하는 것만으로 행동이 시작되지는 않는다. 무엇을 우선하고 얼마나 자원을 배분할지가 따라와야 한다. 자신의 욕망을 인정했다면 그 욕망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생활이 밀려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다만 함께 누리자는 말이 어떤 욕망이든 정당화한다는 뜻은 아니다. 원전의 재물과 혼인 이야기에는 시대의 조건이 있다. 오늘은 타인의 자유와 동의를 존중하는 기준도 필요하다. 나의 즐거움과 다른 사람의 삶이 공존할 조건을 찾는 쪽으로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내가 돕고 싶다고 말한 사람들에게 실제로 닿은 행동은 무엇일까? 도움을 요청할 통로조차 없는 사람을 찾아낼 방법은 무엇일까?

<a id="entry-45"></a>
### 45. 좋은 마음을 제도로 옮기는 일

**출전:** 《맹자》 〈등문공 상〉 3장 (3A3)  
**인물·기록:** 등 문공·필 전·맹자

#### 오늘의 질문

좋은 마음이 오래 작동하려면, 어떤 규칙과 생활의 바탕이 필요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등 문공은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묻는다. 맹자는 백성의 생업을 늦출 수 없다고 답하며 조세와 교육을 설명한다. 이어 문공은 필 전을 보내 토지 제도를 묻게 한다. 맹자는 인정의 출발점이 토지 경계를 바로잡는 데 있다고 말한다. 추상적인 덕의 이야기가 땅의 경계와 세금의 방식, 이웃의 협력으로 내려오는 장면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백성의 생업을 뒤로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생활 기반이 없으면 마음도 흔들립니다. 잘못에 빠진 뒤에 벌하는 것은 백성을 그물에 몰아넣는 일입니다. 어진 임금은 검소하고 아래 사람을 예로 대하며, 백성에게서 거두는 데 일정한 한도를 둡니다.

몇 해의 평균을 정해놓고 흉년에도 그 액수를 모두 거두는 방식은 좋지 않습니다. 백성은 해마다 애써도 부모를 모실 수 없고, 빚을 내어 부담을 더하며, 노인과 아이들이 쓰러집니다. 그러면서 백성의 부모라 할 수 있겠습니까? 학교를 두어 사람 사이의 관계도 밝히게 해야 합니다.”

필 전이 토지 제도를 묻자 맹자가 말했다.

“어진 정치는 반드시 토지의 경계를 바로잡는 데서 시작합니다. 경계가 바르지 않으면 토지와 녹봉도 고르지 않습니다. 폭군과 부패한 관리는 그러므로 그 경계를 소홀히 합니다. 경계가 바로잡히면 땅을 나누고 녹봉을 정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이웃끼리 서로 도와 나가고 들어오며, 지키고 살피며, 병이 났을 때 돕게 하면 백성의 관계도 가까워집니다.”

#### 맹자의 한마디

“어진 정치는 반드시 토지의 경계를 바로잡는 데서 시작합니다.”

**한문 원전**

> 仁政必自經界始。

#### 말뜻 풀기

**경계(經界)**는 여기서 토지를 구획하는 경계다. **정전(井田)**은 우물 정(井) 모양으로 구역을 나누어 여러 집의 사유 경작지와 공동 경작지를 배치하는 구상이다. **공(貢)·조(助)·철(徹)**은 원전이 설명하는 옛 조세 방식이다. 그 제도가 모든 지역에서 실제로 똑같이 시행되었다는 역사적 사실까지 이 장만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경계를 바로잡으라는 말은 인정이 감정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누구의 몫인지 모호하면 힘 있는 사람이 더 차지하기 쉽고, 부담을 정할 근거도 흔들린다. 서로 잘 지내자는 말을 반복하기 전에 권리와 의무가 어떤 기준으로 배분되는지 살필 수 있다. 좋은 관계에는 공정한 바탕이 필요하다.

세금의 비판도 사람의 형편과 제도의 관계를 묻는다. 평균으로 정한 부담은 계산하기 편할 수 있지만, 흉년에도 같은 몫을 요구하면 가장 어려운 해에 압박이 커진다. 규칙이 같다는 사실만으로 부담이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조건이 달라질 때 규칙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봐야 한다.

정전 구상을 오늘의 경제 제도에 그대로 옮기면 시대의 차이를 놓친다. 원전에는 신분에 따른 노동의 분담과 위계가 남아 있다. 우리가 이어갈 질문은 옛 구획을 복원하는 데보다 생활의 기반, 부담의 한도, 협력의 조건을 분명하게 하는 데 있다. 어떤 설계도 결과를 살피며 고쳐야 한다.

이웃의 도움 역시 제도가 대신할 수 없는 관계의 힘을 말한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의 선의에 모든 생존을 맡기면 관계가 없는 사람이 빠진다. 공적 기반과 서로의 돌봄을 함께 생각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

바꾸고 싶은 공동체에서 불분명한 몫과 일방적인 부담은 무엇일까? 좋은 뜻을 반복하지 않아도 작동할 규칙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a id="entry-46"></a>
### 46. 천하는 누구의 소유인가

**출전:** 《맹자》 〈만장 상〉 5장 (5A5)  
**인물·기록:** 만장·맹자

#### 오늘의 질문

공동체의 권한을 맡은 사람이 그것을 자기 물건처럼 넘겨줄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만장은 요가 순에게 천하를 주었다는 옛 이야기를 묻는다. 맹자는 천자도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다고 답한다. 그렇다면 누가 주었는가. 하늘이라는 답이 나오자 만장은 하늘이 직접 명령했느냐고 다시 묻는다. 논의는 천명의 추상적인 말에서 실제 일과 백성의 수용으로 옮겨간다. 질문자가 멈추지 않아 맹자의 설명도 구체화된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만장: “요가 천하를 순에게 주었다는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맹자: “아닙니다. 천자도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습니다.”

만장: “그렇다면 순에게 천하를 준 것은 누구입니까?”

맹자: “하늘입니다.”

만장: “하늘이 거듭 말하며 명령했다는 뜻입니까?”

맹자: “아닙니다. 하늘은 말하지 않습니다. 행동과 일로 보여줄 뿐입니다. 천자는 사람을 하늘에 추천할 수 있지만, 하늘로 하여금 천하를 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만장: “하늘이 받아들이고 백성이 받아들였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맹자: “순이 제사를 주관하자 신들이 받아들였고, 일을 맡기자 일이 다스려져 백성이 편안해했습니다. 이것이 백성이 받아들였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천자가 천하를 준 것이 아닙니다.”

#### 맹자의 한마디

“천자도 천하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없습니다.”

**한문 원전**

> 天子不能以天下與人。

#### 말뜻 풀기

**천하(天下)**는 하늘 아래의 세계이자 통치의 영역이다. **천명(天命)**은 통치의 정당성을 하늘과 연결하는 고대의 관념이다. **천불언(天不言)**은 하늘이 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제사와 백성의 수용을 함께 근거로 삼는 이 설명은 현대의 선거·헌법 체계와 같지 않다. 신이 실제로 승인했다는 과학적 사실을 제시하는 글도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천자가 천하를 줄 수 없다는 말은 통치의 영역과 통치자의 사유물을 구별한다. 가장 높은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맡았다는 사실과 소유한다는 사실은 다르다. 이 구별이 흐려지면 공동체의 사람과 자원이 개인의 관계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만장의 질문은 하늘이라는 말에 안주하지 않는다.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아는가. 맹자는 일이 다스려지고 백성이 편안했는지를 들려준다. 다만 옛 전승에 기대는 이 논증에는 제사의 승인과 성왕의 이야기도 섞여 있다. 오늘의 독자는 그 시대의 정당성 언어를 이해하면서 실제 결과를 확인하려는 질문을 이어갈 수 있다.

공동체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에도 검토할 부분이 있다. 어떤 사람은 편안해졌지만 다른 사람은 말할 기회를 잃었을 수 있다. 받아들였다는 말을 누가 기록했는지, 반대와 어려움을 드러낼 수 있었는지도 중요하다. 원전의 민심을 오늘로 확장하려면 더 넓은 목소리를 들을 방법이 필요하다.

권한의 승계는 작은 조직에서도 중요한 일이다. 친분에 따라 후임을 정하면 신뢰가 개인의 보증에 매달린다. 역할의 기준과 구성원의 경험을 살피면 책임은 개인의 선의보다 오래갈 수 있다.

내가 맡은 권한 가운데 내 마음대로 정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 사람에게 넘길 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판단을 들을 수 있을까?

<a id="entry-47"></a>
### 47. 이겼다고 잘 다스리는 것은 아니다

**출전:** 《맹자》 〈양혜왕 하〉 11장 (1B11)  
**인물·기록:** 제 선왕·맹자

#### 오늘의 질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들어온 사람이 더 큰 고통을 만든다면, 처음의 명분은 남아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제나라가 연나라를 공격하여 차지했다. 다른 제후들은 연나라를 구하려고 움직인다. 선왕은 자신을 공격하려는 나라들을 어떻게 상대할지 맹자에게 묻는다. 왕은 외부의 위협을 보고, 맹자는 제나라가 연나라 백성에게 무엇을 했는지 본다. 구원이라는 명분과 실제 점령의 행동이 충돌하는 장면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선왕: “여러 제후가 저를 공격하려 한다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맹자: “연나라가 백성을 괴롭히자 왕께서 공격하셨습니다. 백성은 물과 불 속에서 자신을 건져줄 것이라 생각하여 음식과 음료를 들고 군대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형과 아버지를 죽이고, 자제들을 묶어 끌고 가고, 종묘를 무너뜨리고, 귀중한 기물을 옮겨간다면 어떻게 옳다고 할 수 있습니까? 천하는 본래 제나라의 강함을 두려워합니다. 이제 땅을 늘리고도 인정을 행하지 않는다면 다른 나라의 군대를 움직이게 하는 일입니다.

왕께서는 빨리 명령을 내려 끌려온 노인과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기물을 옮기는 일을 멈추십시오. 연나라 사람들과 의논하여 임금을 세운 다음 떠나십시오. 그러면 아직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그들의 형과 아버지를 죽이고, 자제들을 묶고, 종묘를 무너뜨리고, 귀중한 기물을 옮겨간다면 어떻게 옳다고 할 수 있습니까?”

**한문 원전**

> 殺其兄父，係累其子弟，毀其宗廟，遷其重器，如之何其可也？

#### 말뜻 풀기

**종묘(宗廟)**는 조상을 모시는 사당이다. **중기(重器)**는 나라의 권위와 전승을 담은 귀중한 기물이다. 이 장의 **인정(仁政)**은 백성의 삶을 보호하는 통치와 연결된다. 원전에는 폭군을 공격하는 전쟁을 정당화하는 관념도 있으므로 맹자를 모든 전쟁을 무조건 거부한 현대 평화주의자로 소개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는 왕이 걱정하는 질문을 그대로 받아주지 않는다. 어떻게 공격을 막을지 묻는 왕에게, 왜 반발이 생겼는지 먼저 보라고 말한다. 자신의 안전만 계산하면 바깥의 저항은 모두 방해로 보인다. 상대가 겪은 피해를 보면 내가 바꿔야 할 행동이 생긴다. 위협을 없애는 전략보다 책임을 돌려놓는 요구가 앞선다.

처음에 환영받았다는 사실도 영원한 동의가 아니다. 사람들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했지 어떤 처우든 허락한 것은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은 그 뒤의 행동으로 계속 검토된다. 기대를 얻은 사람이 그 기대를 이용하면 처음의 신뢰는 오히려 상처가 된다.

이 논리는 전쟁 밖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도움을 주는 조직이 당사자의 목소리를 지우거나, 개선을 맡은 사람이 필요한 권한을 넘어서면 좋은 시작이 잘못된 결과를 가릴 수 있다. 무엇을 해주었는가만 아니라 무엇을 가져갔는가도 물어야 한다.

맹자의 처방에는 피해를 줄이는 구체적인 행동이 있다. 사람을 돌려보내고, 반출을 멈추고, 당사자와 의논하고, 떠난다. 자신의 영향력을 계속 넓히는 것이 언제나 개선은 아니다. 권한을 거두는 일도 책임을 다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나의 행동에서 당사자가 결정할 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필요하다면 멈추고 돌려주고 물러날 수 있을까?

<a id="entry-48"></a>
### 48. 전쟁을 좋아하는 지도자에게

**출전:** 《맹자》 〈진심 하〉 1장 (7B1)  
**인물·기록:** 공손추·맹자

#### 오늘의 질문

이미 큰 피해가 났을 때, 승리를 위해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해도 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양 혜왕이 인하지 않다고 강하게 말한다. 어진 사람은 사랑하는 이에게서 사랑하지 않던 이에게까지 마음을 넓히지만, 어질지 못한 사람은 돌보지 않던 사람에게 가하던 피해를 가까운 이에게까지 넓힌다는 것이다. 공손추가 그 뜻을 묻자 맹자는 영토를 위한 전쟁과 패전 뒤의 재동원을 설명한다. 원전의 왕을 평가하는 짧은 대화이며 현대 인물에 직접 대응시키지 않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양 혜왕은 인하지 않습니다. 어진 사람은 사랑하는 이에게서 사랑하지 않던 이에게까지 마음을 넓힙니다. 어질지 못한 사람은 돌보지 않던 이에게 하던 일을 사랑하는 이에게까지 넓힙니다.”

공손추: “무슨 뜻입니까?”

맹자: “양 혜왕은 땅 때문에 백성을 짓이겨 전쟁하게 하여 크게 패했습니다. 다시 싸우려 하면서 이기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자신이 아끼는 자제들까지 몰아 희생시켰습니다. 이것이 돌보지 않던 이에게 하던 일을 사랑하는 이에게까지 넓힌 것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양 혜왕은 땅 때문에 백성을 짓이겨 전쟁하게 했습니다.”

**한문 원전**

> 梁惠王以土地之故，糜爛其民而戰之

#### 말뜻 풀기

**미란(糜爛)**은 짓이기고 무너뜨린다는 강한 표현이다. 원전은 전쟁이 사람의 몸과 삶을 파괴하는 결과를 이 말로 드러낸다. **소애(所愛)**는 사랑하거나 아끼는 이다. 가까운 사람까지 희생되었다는 사실보다 앞서, 이미 먼 사람들의 삶이 수단이 되었다는 비판을 함께 읽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전쟁의 목적은 땅이고 비용은 사람이다. 맹자는 이 대비를 흐리지 않는다. 영토를 얻거나 되찾으려는 통치자의 바람이 백성의 생존보다 먼저 놓였을 때 누구에게 피해가 생기는지 보여준다. 승리라는 결과를 말하는 언어에 희생한 사람들의 삶을 다시 넣는다.

가까운 이가 피해를 입어야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먼 사람의 피해도 처음부터 실제였다. 맹자의 논리는 사랑을 넓히는 방향과 피해를 넓히는 방향을 대비한다. 나에게 가깝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공동체의 기준을 드러낸다.

패한 뒤 다시 투입하는 판단도 살펴볼 만하다. 이미 치른 비용 때문에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은 다음 피해를 정당화하기 쉽다. 지난 희생을 의미 있게 만들겠다는 말이 앞으로의 희생까지 요구할 근거가 되는가. 목적의 타당성과 앞으로 생길 결과를 다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어려운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부담을 나누는 결정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결정권자가 감당하는 책임, 대안의 검토,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함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희생을 말하는 만큼 그들의 판단을 들을 의무도 커진다.

우리의 목표를 위해 누가 비용을 치르고 있을까? 이미 많은 것을 들였다는 이유를 내려놓고, 지금부터의 선택을 새롭게 살필 수 있을까?


<a id="part-5"></a>
## 제5부 그래도 변화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

― 실패와 좌절 이후

<a id="entry-49"></a>
### 49. 세상이 내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출전:** 《맹자》 〈공손추 하〉 12장 (2B12)  
**인물·기록:** 윤 사·고자·맹자

#### 오늘의 질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더 기다려야 할까 아니면 떠나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제나라를 떠나면서 주라는 곳에서 사흘 밤을 머문다. 윤 사는 왕이 좋은 정치를 할 수 없는 사람임을 몰랐다면 어둡고, 알면서 왔다면 이익을 구한 것이라며 비판한다. 떠나기로 했다면서 지체하는 모습도 못마땅하다. 고자가 그 말을 전하자 맹자는 자신의 기다림을 설명한다. 이상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떠나는 속도까지 평가받는 장면이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윤 사는 다른 사람에게 말했다.

“왕이 탕과 무왕 같은 정치를 할 수 없는 줄 몰랐다면 어두운 것입니다. 알면서 왔다면 혜택을 구한 것입니다. 만나보니 맞지 않아서 떠난다면서 사흘 밤이나 머무르다 나가니, 왜 그렇게 지체합니까?”

고자가 그 말을 전하자 맹자가 말했다.

“윤 사가 어찌 내 마음을 알겠습니까? 멀리 와서 왕을 만나는 것은 내가 원한 일이었습니다. 뜻이 맞지 않아 떠나는 것은 원한 일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흘 밤을 머문 것도 내 마음에는 빠른 듯했습니다. 왕이 달라지기를 바랐습니다. 달라졌다면 나를 다시 불렀을 것입니다. 끝내 부르지 않아서야 돌아갈 뜻이 확고해졌습니다. 충고를 듣지 않았다고 화를 내며 얼굴에 드러내고 서둘러 떠나는 사람처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윤 사는 그 말을 듣고 자신이 좁게 생각했다고 인정했다.

#### 맹자의 한마디

“사흘 밤을 머문 것도 내 마음에는 빠른 듯했습니다.”

**한문 원전**

> 予三宿而出晝，於予心猶以為速。

#### 말뜻 풀기

**불우(不遇)**는 여기서 뜻과 역할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다. **주(晝)**는 머문 곳의 지명이며 낮이라는 뜻으로 번역하지 않는다. 고자는 말을 전달하는 인물이다. 성선 논쟁의 **고자(告子)**와 이 장의 **고자(高子)**는 글자가 다르므로 같은 인물로 단정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밖에서 보면 결정을 못 내리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안에서는 마지막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일 수 있다. 맹자의 설명은 모든 지체를 옳다고 만들지는 않는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속도만으로 마음의 이유를 확정하지 말라고 한다. 떠남에도 남음에도 남들이 다 알지 못하는 과정이 있다.

기다리는 동안 내가 바라는 변화가 무엇인지 분명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달라지면 다시 참여할 수 있는가. 아무 조건 없이 계속 기다리면 희망이 판단을 대신할 수 있다. 반대로 상처받은 마음 때문에 바로 끊어버리면 아직 열려 있는 길을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맹자는 왕이 달라지기를 바라면서도 결국 떠난다. 기대와 철수는 반드시 모순이 아니다. 상대가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되 지금의 관계에서 내가 할 일을 마칠 수 있다. 다시 만날 여지를 남기는 것과 나 자신을 무한히 소모하는 것은 다르다.

다른 사람의 결정을 평가할 때도 같은 여유가 필요하다. 왜 빨리 그만두지 않느냐거나 왜 끝까지 버티지 않느냐고 쉽게 말하기 전에,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확인하려 했는지 들어볼 수 있다. 당사자의 판단은 결과만으로 다 보이지 않는다.

지금 나는 무엇이 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다림을 끝낼 기준과 다시 참여할 조건을 내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a id="entry-50"></a>
### 50. 뜻을 펼치지 못한 사람의 얼굴

**출전:** 《맹자》 〈공손추 하〉 13장 (2B13)  
**인물·기록:** 충 우·맹자

#### 오늘의 질문

세상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 실망하면서도 책임을 붙들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제나라를 떠나는 길에 충 우는 맹자의 얼굴이 즐겁지 않아 보인다고 말한다. 전에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도 붙인다. 맹자는 때가 다르다고 받아친 뒤, 큰 변화를 맡을 사람으로 자신을 내세운다. 담담한 성현의 모습만으로는 담기 어려운 자신감과 시대에 대한 기대가 드러난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충 우: “선생님께서는 기쁘지 않은 얼굴이십니다. 전에는 군자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맹자: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입니다. 오백 년마다 왕도를 펼칠 사람이 일어나고, 그 사이에도 한 시대에 이름을 남길 사람이 있습니다. 주나라 이후로 칠백여 년이 지났으니 수로는 이미 넘었고 때를 살펴도 가능합니다.

하늘이 아직 천하를 평안하게 다스리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만일 그렇게 하려 한다면 지금 세상에서 나 말고 누가 있겠습니까? 내가 무엇 때문에 기쁘지 않겠습니까?”

#### 맹자의 한마디

“천하를 평안하게 다스리려 한다면, 지금 세상에서 나 말고 누가 있겠습니까?”

**한문 원전**

> 如欲平治天下，當今之世，舍我其誰也？

#### 말뜻 풀기

**사아기수(舍我其誰)**는 나를 두고 누구에게 맡기겠느냐는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평치천하(平治天下)**는 세상을 평안하게 다스리는 일이다. 오백 년의 주기는 맹자의 역사관과 시대 인식이며 검증된 역사 법칙이 아니다. 이 장의 표정만으로 맹자의 내면 상태나 질환을 진단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의 자신감은 독자를 놀라게 한다. 세상을 바꿀 사람으로 자기 자신을 말한다. 이런 말은 힘이 되기도 하고 위험해지기도 한다. 책임을 맡겠다는 결심과 나만이 정답이라는 독점은 가까워 보이지만 결과는 다르다. 나의 판단을 검토할 타인의 자리를 남겨두는지가 중요하다.

충 우가 질문할 수 있었다는 점도 눈에 들어온다. 스승의 말과 얼굴 사이의 차이를 제자가 지적한다. 맹자가 어떤 답을 했든 그 질문은 기록에 남았다. 지도자의 자신감만 듣는 관계보다 이전의 말과 현재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는 관계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실망을 느끼는 것과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은 다르다. 뜻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그 감정을 인정한 다음 어떤 판단을 할지 생각할 수 있다. 늘 평온한 얼굴을 유지해야만 원칙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이 대화를 한 인간의 긴장으로 읽으면 좌절의 표정을 지울 필요가 없다.

다만 때가 올 것이라는 확신만으로 현실의 조건을 대신 볼 수는 없다. 현재의 능력과 협력할 사람, 필요한 자원을 확인해야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믿음이 실제 행동을 만나야 한다. 다른 사람도 함께 할 수 있는 책임이어야 오래간다.

지금 내가 맡을 수 있는 몫은 무엇일까? 그 몫을 붙들면서 내 판단을 고쳐줄 사람의 질문도 받아들일 수 있을까?

<a id="entry-51"></a>
### 51. 머물게 하는 보상과 떠나야 할 이유

**출전:** 《맹자》 〈공손추 하〉 10장 (2B10)  
**인물·기록:** 진 자·맹자·제왕의 제안

#### 오늘의 질문

떠나기로 한 자리에서 더 좋은 보상을 제안받으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가려 한다. 제나라 왕은 다시 만날 수 있느냐고 묻고, 뒤에는 집과 제자들을 기를 큰 녹봉을 제공하려 한다. 제안은 시자와 진자를 거쳐 맹자에게 전해진다. 맹자는 부자가 되려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더 큰 녹봉을 사양하고 작은 것을 받을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교육을 지원한다는 호의와 떠나야 할 판단이 엇갈린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왕: “함께 조정에 있게 되어 기뻤는데 이제 저를 떠나시는군요. 앞으로도 만날 수 있겠습니까?”

맹자: “제가 감히 청하지 않을 뿐, 바라던 일입니다.”

다른 날 왕은 시자에게 말했다.

“도성에 맹자의 집을 마련하고 많은 녹봉으로 제자들을 기르게 하고 싶습니다. 여러 관리와 나라 사람들이 본보기로 삼게 하려 합니다. 그대가 말을 전해주지 않겠습니까?”

시자의 말이 진자를 거쳐 전해지자 맹자가 말했다.

“시자는 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지 모르는군요. 내가 부자가 되려 한다면 십만을 사양하고 만을 받는 것이 부를 구하는 일이겠습니까? 사람은 누구나 부귀를 바라지만, 그 가운데서도 자기 몫을 독점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 맹자의 한마디

“십만을 사양하고 만을 받는 것이 부를 구하는 일이겠습니까?”

**한문 원전**

> 辭十萬而受萬，是為欲富乎？

#### 말뜻 풀기

**만종(萬鍾)**은 큰 녹봉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같은 장의 십만과 만은 원전의 비교이며 오늘의 돈으로 환산하지 않는다. **용단(龍斷)**은 시장을 내려다보는 높은 곳을 차지하여 이익을 독점한다는 비유다. 원전 뒤의 상업 과세 기원 이야기는 맹자의 설명이며 독립적으로 확인된 경제사 사실로 제시하지 않는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는 왕을 다시 만나는 것까지 거부하지 않는다. 관계를 끝내야 할 때도 사람을 원수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러나 연락할 수 있다는 말과 제공되는 자리에 머물겠다는 말은 다르다. 함께할 조건을 판단하는 권한을 자신의 손에 두려는 것이다.

보상 자체가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다. 교육을 지속하려면 자원이 필요하고, 좋은 지원은 더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질문은 제안의 크기만 아니라 그 보상이 어떤 관계를 만드는가에 있다. 발언과 판단의 자유가 달라지는지, 처음에 떠나려 했던 이유가 해결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더 좋은 조건이 나오면 이전의 문제가 사라진 듯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실제로 문제가 고쳐졌을 수도 있다. 그러면 무엇이 바뀌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조건을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해결되지 않은 일을 해결된 것으로 부르면 같은 충돌이 돌아온다.

맹자의 독점 비판은 자신의 독립만 지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원을 얻는 방식이 다른 사람의 몫을 막는지도 살핀다. 좋은 일을 하겠다는 목적이 있어도 자신과 주변 사람만 기회를 차지한다면 공동체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

지금의 제안은 내가 떠나려던 이유를 바꾸었을까, 아니면 견디게 할 보상만 늘렸을까? 그 선택을 다른 사람에게도 공개할 수 있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a id="entry-52"></a>
### 52. 어려움이 모두를 단단하게 만들까

**출전:** 《맹자》 〈고자 하〉 15장 (6B15)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어려움이 사람을 성장시킨다는 말은, 어려운 사람에게 더 참으라는 뜻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농사와 노동, 시장 등 낮은 자리에서 일어나 큰 역할을 맡았다고 전해지는 인물들을 열거한다. 이어 어려움이 마음과 능력을 단련한다고 말한다. 뒤에는 잘못을 고치는 개인과 충고할 사람도 바깥의 긴장도 없는 나라를 함께 논한다. 실제 질문자의 발언은 없는 논변이다. 널리 알려진 구절이지만 고통 자체를 미화하지 않도록 전체의 경계와 수정이라는 맥락을 읽는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순은 밭에서 일어났고, 부열은 담을 쌓던 자리에서 뽑혔습니다. 하늘이 이런 사람에게 큰 책임을 내리려 할 때 먼저 마음을 괴롭히고 몸을 수고롭게 하며, 굶주리고 부족하게 하고, 하는 일을 뜻대로 되지 않게 합니다. 마음을 움직이고 견디게 하여 하지 못하던 것을 더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잘못을 겪은 뒤에 고칠 수 있고, 마음이 막히고 생각이 부딪힌 뒤에 일어납니다. 나라 안에 법도를 지키고 바로잡을 사람이 없고 밖에 긴장할 상대와 어려움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그러고서야 걱정과 어려움 속에서 살 길을 얻고 안락함 속에서 죽게 됨을 알 수 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걱정과 어려움 속에서 살 길을 얻고, 안락함 속에서 죽게 됩니다.”

**한문 원전**

> 生於憂患而死於安樂也。

#### 말뜻 풀기

**우환(憂患)**은 걱정과 어려움이다. **안락(安樂)**은 편안함이다. 이 문맥에서는 수정과 경계를 잃는 상태와 연결된다. **법가불사(法家拂士)**는 법도를 지키고 잘못을 바로잡아줄 사람이다. 오늘의 특정 학파 이름이나 정당을 뜻하지 않는다. 하늘이 시련을 준다는 말은 고대의 뜻 부여 방식이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이 문장은 견디는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고통이 성장을 낳는다는 사실의 법칙으로 말할 수는 없다. 어려움은 사람을 다치게 하고 능력을 쓰기 어렵게 하기도 한다. 고통 뒤의 배움에는 도움과 회복, 해석과 선택이 필요하다. 성장하지 못했다고 고통받은 사람을 다시 탓해서는 안 된다.

원전의 후반부를 보면 핵심을 다르게 잡을 수 있다. 잘못을 고칠 계기와 충고를 받아들일 통로가 있는가. 편안함 자체가 나쁘다기보다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상태가 위험하다. 안전한 생활을 얻고도 질문과 수정은 이어갈 수 있다. 굶주림을 일부러 만들어야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문제도 같다.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는 곳은 모두 만족하는 곳일 수도 있지만, 말하기 어려운 곳일 수도 있다. 불편한 질문을 제거하면 당장은 조용해지고 나중에 고칠 기회를 잃는다. 어려움을 미리 말하는 사람을 방해자로만 보면 위험을 알아차릴 눈도 줄어든다.

자신의 실패를 돌아볼 때에는 고통에 의미를 붙여야 한다는 압박보다 실제로 무엇이 필요했는지 살필 수 있다. 어떤 도움을 받았으면 달랐을지, 다음에는 어떤 조건을 바꿀지 생각한다. 배움은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버티는 일일까, 쉬고 도움을 구하는 일일까? 편안한 순간에도 내 판단을 고쳐줄 질문을 곁에 둘 수 있을까?

<a id="entry-53"></a>
### 53. 변화는 우물을 끝까지 파는 일

**출전:** 《맹자》 〈진심 상〉 29장 (7A29)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많이 애썼다는 사실과 필요한 결과에 닿았다는 사실은 어떻게 다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무엇인가 이루려는 일을 우물을 파는 일에 비유한다. 깊이 팠어도 샘에 닿지 않았다면 버려진 우물과 같다고 말한다. 질문자나 실제 우물을 판 사건은 기록되지 않는다. 끝까지 하라는 짧은 말이지만, 노력과 목적의 관계를 함께 물을 때 단순한 인내의 구호를 넘어선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무엇인가 이루려는 사람은 우물을 파는 사람과 같습니다. 아홉 길을 팠더라도 샘에 닿지 못했다면, 여전히 버려진 우물과 같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아홉 길을 팠더라도 샘에 닿지 못했다면, 여전히 버려진 우물과 같습니다.”

**한문 원전**

> 有為者辟若掘井；掘井九軔而不及泉，猶為棄井也。

#### 말뜻 풀기

**인(軔)**은 이 문맥에서 깊이를 나타내는 옛 단위로, 보통 길의 뜻으로 풀이한다. 오늘의 정확한 미터 값으로 환산하지 않는다. **기정(棄井)**은 버려진 우물이다. 원전의 **비약(辟若)**은 비유하자면이라는 뜻으로 읽는다. 이 짧은 장에는 파던 방향이나 지질의 조건을 판단하는 설명이 없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우물을 판 목적은 깊이를 기록하는 데 있지 않고 물을 얻는 데 있다. 이것을 기억하면 노력의 양만으로 목적을 잊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많은 회의와 문서가 생겨도 필요한 변화가 없다면 무엇이 남았는지 물어야 한다. 했다는 목록과 실제로 쓰일 결과는 별도로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이 비유를 모든 일에 끝까지 버티라는 명령으로 쓰면 곤란하다. 물이 없는 곳에서 더 깊이 파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 수 있다. 원전은 지속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언제 장소와 방법을 바꿀지까지 대신 판단해주지는 않는다. 오늘의 독자는 목표가 타당한지, 방법에 근거가 있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그만두는 일과 포기하는 일을 항상 같게 볼 필요도 없다. 한 방법을 멈추고 다른 방법으로 목적을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즐거움 때문에 마무리할 단계를 매번 피할 수도 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방향의 수정인지 끝맺음의 책임인지 구분해야 한다.

진행 상황을 잘게 확인하면 둘을 구분하기 쉽다. 어디까지 왔고 무엇이 더 필요하며 누구에게 도움을 구할지 적어볼 수 있다. 완성되지 않은 결과도 다음 시도의 지식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을 기록하고 나눠야 쓰인다. 혼자 오래 견디는 것만이 지속은 아니다.

완료의 기준도 처음에 분명해야 한다. 내가 만족했다는 사실과 실제 사용자가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은 다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확인을 포함하면 깊이에만 몰두하지 않고 물이 닿았는지를 볼 수 있다.

내 노력의 양을 인정해줄 사람이 필요할 때도 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 시간이 모두 무가치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위로를 받는 일과 다음 행동의 근거를 찾는 일을 구분하면, 애쓴 자신을 존중하면서도 판단을 고칠 수 있다.

내가 파고 있는 우물의 물은 무엇일까? 지금은 더 파야 할 때인지, 방법을 고쳐야 할 때인지 어떤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까?

<a id="entry-54"></a>
### 54. 길은 걸어야 남는다

**출전:** 《맹자》 〈진심 하〉 21장 (7B21)  
**인물·기록:** 고 자·맹자

#### 오늘의 질문

한번 알게 된 좋은 판단은 쓰지 않아도 그대로 남아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고자에게 산길의 비유를 들려준다. 사람들이 계속 다니면 길이 되고, 한동안 쓰지 않으면 풀이 막는다. 마지막에는 지금 풀이 그대의 마음을 막았다고 직접 지적한다. 고자의 질문은 기록되지 않는다. 상대를 위로만 하지 않고 상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맹자의 말투가 드러난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가 고자에게 말했다.

“산의 좁은 길도 계속 사용하면 길이 됩니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띠풀이 막아버립니다. 지금은 그대의 마음을 띠풀이 막고 있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한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띠풀이 막아버립니다.”

**한문 원전**

> 為間不用，則茅塞之矣。

#### 말뜻 풀기

**모색(茅塞)**은 띠풀이 막는다는 뜻이며 마음이 통하지 않는 상태의 비유다. 이 장의 인물은 **고자(高子)**로 표기한다. 성선 논쟁의 고자(告子)와 이름의 한자가 다르다. **마음의 길**이라는 설명은 비유이며 뇌의 특정 부위나 물리적 통로를 말하는 과학 용어가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배웠다는 기억과 지금 쓸 수 있는 능력은 같지 않다. 남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고 알아도 실제로 듣지 않으면 판단은 자기 쪽으로 기울 수 있다. 익숙한 원칙이 있다는 이유로 점검을 그만두면, 나도 모르게 다른 습관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길은 이용하는 행동 속에서 유지된다.

그렇다고 쉬는 시간마다 마음이 나빠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휴식은 다시 판단하고 행동할 힘을 마련할 수 있다. 원전의 비유를 오늘의 삶에 옮길 때에는 쓰지 않는 일과 회복하는 일을 구별한다. 끊임없이 자신을 감시하는 불안이 배움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마음이 막혔다는 지적을 받을 때도 무엇이 막혔는지 구체적으로 물을 수 있다. 반대 의견을 듣지 않는 것인지, 알고 있는 내용을 실제 선택에 적용하지 않는 것인지, 새로운 정보가 필요한 것인지 다를 수 있다. 막연히 정신을 차리라는 말보다 다시 걸을 작은 경로를 정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

관계의 길도 비슷하다. 연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대화하지 않은 시간이 길어지면 무엇을 묻고 들어야 할지 낯설어진다. 한 번의 큰 다짐보다 작은 대화를 이어가는 일이 관계의 통로를 열어둘 수 있다. 돌아오는 길은 처음보다 어색해도 다시 만들 수 있다.

다만 모든 낡은 길을 지킬 필요는 없다. 더 나은 방식이 생겼다면 옛 습관을 비워야 할 수도 있다. 내가 계속 걷고 싶은 길이 어떤 방향인지 먼저 살핀다.

다시 시작할 때 처음의 능력을 곧바로 기대하지 않아도 된다. 작은 사례를 골라 생각을 설명하고, 실제 상황에서 한번 적용해본 뒤 결과를 살필 수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점검하면 내가 막혔다고 느끼지 못하던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요즘 실제로 쓰지 않는 판단은 무엇일까? 그 길을 다시 걷는 가장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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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책을 의심하는 것도 공부다

**출전:** 《맹자》 〈진심 하〉 3장 (7B3)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좋은 책과 오래된 기록도 의심해볼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서》를 전부 믿을 바에는 없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특히 무왕의 승리를 기록한 〈무성〉에서 피가 흘러 절구공이를 띄웠다는 표현을 문제 삼는다. 지극히 어진 사람이 어질지 못한 통치자를 공격했다면 그처럼 많은 피가 흘렀겠느냐는 반문이다. 기록을 의심하는 태도와 자신의 왕도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태도가 함께 드러난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서》를 전부 믿는다면 차라리 《서》가 없는 것만 못합니다. 나는 〈무성〉에서 두세 쪽만 취합니다. 어진 사람은 천하에 맞설 적이 없습니다. 지극히 어진 사람이 지극히 어질지 못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어째서 피가 흘러 절구공이를 띄울 만큼 되었겠습니까?”

#### 맹자의 한마디

“《서》를 전부 믿는다면, 차라리 《서》가 없는 것만 못합니다.”

**한문 원전**

> 盡信《書》，則不如無《書》。

#### 말뜻 풀기

**서(書)**는 여기서 고대의 정치 기록을 모은 경전 《서경》 계열을 말한다. 모든 책 일반을 가리키는 글자는 아니다. **무성(武成)**은 원전이 논하는 편명이다. **혈지유저(血之流杵)**는 피가 절구공이를 띄울 정도라는 과장된 전쟁 묘사다. 맹자의 비판만으로 당시의 실제 사상자 수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고전을 읽는 사람이 고전을 의심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존중한다는 이유로 모든 문장을 사실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기록의 표현과 논리, 다른 내용과의 관계를 검토할 수 있다. 읽는 사람의 판단은 책 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주의 깊게 읽을수록 질문이 생긴다.

그런데 맹자의 의심에도 다시 물을 부분이 있다. 어진 지도자의 전쟁에서는 큰 학살이 없었을 것이라는 믿음은 그의 이상에 기대고 있다. 내가 원하는 모습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기록을 버리면, 권위를 의심하다가 자기 확신을 새로운 권위로 세울 수 있다. 비판의 기준도 검토해야 한다.

오늘의 독자는 주장과 증거를 나누어 볼 수 있다. 기록이 왜 그렇게 쓰였는지, 다른 자료가 있는지,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은 무엇인지 살핀다. 자료가 부족하면 판단을 잠시 보류할 수도 있다. 모른다고 적는 것이 배움을 멈추는 일은 아니다. 확실하지 않은 것을 확실하다고 말하는 것보다 다음 질문에 도움이 된다.

고전을 현대 언어로 옮기는 이 책도 같은 검토를 받아야 한다. 원문과 번역, 편집자의 해설을 구별해 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자는 제시된 문장을 원전의 위치에서 확인하고 다른 번역과 비교할 수 있다. 친근하게 읽힌다는 사실이 정확성의 증거는 아니다.

확인할 자료를 적어두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어디에서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말은 잠시 보류하고 출처부터 찾아볼 수 있다. 결론을 빨리 내리는 능력과 근거를 정확히 남기는 능력은 다르다. 다음 사람이 같은 질문을 검토할 길을 마련한다.

어떤 기록을 믿거나 거부할 때 나는 무엇을 근거로 삼고 있을까? 내 생각과 맞지 않는 자료도 같은 기준으로 검토할 수 있을까?

<a id="entry-56"></a>
### 56. 세상을 바꾸지 못해도 가르칠 수 있다

**출전:** 《맹자》 〈진심 상〉 20장 (7A20)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큰 권한을 얻지 못해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군자의 세 가지 기쁨을 말한다. 가족의 무사함, 하늘과 사람 앞의 부끄러움 없음, 좋은 재능을 만난 교육이다. 천하의 왕이 되는 일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앞뒤에서 강조한다. 정치적 성공을 얻지 못한 사람도 다른 삶의 가치를 말할 수 있다. 질문자가 없는 논변이며 실제 교실의 문답을 새로 만들지 않는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군자에게는 세 가지 기쁨이 있고, 천하의 왕이 되는 일은 거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에게 탈이 없는 것이 첫째 기쁨입니다.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내려다보아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둘째 기쁨입니다. 천하의 뛰어난 재능을 만나 가르치고 기르는 것이 셋째 기쁨입니다. 천하의 왕이 되는 일은 이 세 가지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 맹자의 한마디

“천하의 뛰어난 재능을 만나 가르치고 기르는 것이 셋째 기쁨입니다.”

**한문 원전**

> 得天下英才而教育之，三樂也。

#### 말뜻 풀기

**삼락(三樂)**은 세 가지 기쁨이다. **교육(教育)**은 가르치고 기른다는 말로 이 장에 함께 나온다. **영재(英才)**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사람이다. 현대의 특정 선발 제도나 성적 상위 집단으로 바로 좁히지 않는다. 원전의 가족상과 군자 중심의 교육관에는 당시의 조건이 담겨 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큰 권한이 있어야만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줄인다. 맹자의 세 기쁨은 사람과 관계, 자기 기준, 배움의 전승을 돌아보게 한다. 권력을 얻는 일과 좋은 영향을 남기는 일은 겹칠 수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맡은 자리의 크기 밖에도 다른 사람의 가능성을 키울 일이 있다.

가족이 모두 무사해야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읽지는 않는다. 가족을 잃은 사람이나 다른 형태의 관계를 가진 사람에게 원전의 목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오늘의 독자는 소중한 사람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여러 관계로 넓혀 생각할 수 있다. 옛 목록은 삶 전체를 평가하는 성적표가 아니다.

가르친다는 일도 일방적으로 정답을 주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 필요한 자료를 함께 찾고, 질문할 시간을 만들고, 실수한 사람에게 다음 시도의 여지를 주는 일일 수 있다. 재능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에게 배울 기회를 여는 것도 중요하다. 가능성이 드러나기 전에 알아보려는 관심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로 자신의 실패를 덮을 필요는 없다. 이루지 못한 일은 아쉬운 일로 남겨두어도 된다. 그와 함께 새로운 역할을 찾을 수 있다. 직접 바꾸지 못한 문제를 누군가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일은 다음 변화의 조건을 만든다.

지식을 나눌 때에는 상대가 다시 질문하고 다른 답을 낼 수 있게 해야 한다. 나의 생각을 그대로 이어받게 하는 것보다 스스로 판단할 힘을 키우는 일이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내가 아는 것과 배운 것을 누구와 나눌 수 있을까? 누군가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데 지금 필요한 시간과 관심은 무엇일까?

<a id="entry-57"></a>
### 57. 먼 시대의 사람과 벗이 되는 법

**출전:** 《맹자》 〈만장 하〉 8장 (5B8)  
**인물·기록:** 만장·맹자

#### 오늘의 질문

오래전 사람의 말을 오늘 읽을 때, 무엇을 함께 알아야 할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만장에게 벗의 범위를 넓혀 말한다. 마을과 나라, 천하의 좋은 사람과 사귀고도 충분하지 않다면 옛사람에게까지 올라가 논하라는 것이다. 시를 읊고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면 되겠느냐고 묻는다. 옛사람을 현재의 구호에 끼워 맞추기보다 사람과 시대를 함께 보라는 독서의 원리가 된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가 만장에게 말했다.

“한 마을의 좋은 사람은 한 마을의 좋은 사람과 벗하고, 한 나라의 좋은 사람은 한 나라의 좋은 사람과 벗하며, 천하의 좋은 사람은 천하의 좋은 사람과 벗합니다. 천하의 좋은 사람과 벗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으면 옛사람을 거슬러 올라가 논합니다.

그 사람의 시를 읊고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 되겠습니까? 그래서 그가 살던 시대도 논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옛사람에게까지 올라가 벗하는 일입니다.”

#### 맹자의 한마디

“그 사람의 시를 읊고 글을 읽으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 되겠습니까?”

**한문 원전**

> 頌其詩，讀其書，不知其人，可乎？

#### 말뜻 풀기

**지인논세(知人論世)**는 사람을 알고 그 시대를 논한다는 독서 원리다. 원전의 문장을 요약한 통용 표현으로 함께 소개한다. **상우(尚友)**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옛사람과 벗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만나 대화했다는 기록이 아니라 독서와 이해의 비유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좋은 문장 하나를 골라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문장이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인지 알면 뜻은 더 넓어지거나 달라진다. 같은 용기라는 말도 권력자에게 요구하는 용기와 생존이 어려운 사람에게 요구하는 용기는 부담이 다르다. 맥락을 살피는 일은 감동을 없애기보다 정확하게 만든다.

이 책이 금언만 따로 모으지 않고 장면과 상대를 함께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왕의 질문을 지우면 맹자의 반박은 고요한 교훈이 되기 쉽다. 무엇을 당연하게 여겼고 어떤 반론이 나왔는지 읽으면 문장의 긴장이 살아난다. 논쟁을 이해해야 오늘의 질문도 더 분명해진다.

그렇다고 시대의 사정을 알면 모든 말이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당시의 위계와 성별 관념을 설명할 수 있지만 그 규범을 지금 따라야 하는지는 별개의 판단이다. 이해와 동의를 구분하면 옛사람을 무조건 높이거나 한꺼번에 버리지 않아도 된다. 배울 부분과 비판할 부분을 함께 남길 수 있다.

한 사람의 전기를 안다고 글의 모든 뜻이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전해오는 생애에는 빈틈이 있고, 책의 편찬 과정도 고려해야 한다. 확인된 사실과 전승, 추정을 구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옛사람과 벗한다는 것은 편한 이야기만 듣는 일이 아니라 다른 조건에서 나온 생각을 만나보는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문장에는 어떤 상대와 상황이 빠져 있을까? 그 시대를 알게 된 뒤에도 가져오고 싶은 의미는 무엇일까?

<a id="entry-58"></a>
### 58. 변화는 한 세대보다 오래 걸린다

**출전:** 《맹자》 〈진심 하〉 38장 (7B38)  
**인물·기록:** 맹자의 역사 논평

#### 오늘의 질문

내 삶 안에서 끝나지 않는 변화를, 어떻게 다음 사람에게 넘길 수 있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전해오는 《맹자》의 마지막 장이다. 맹자는 요·순에서 탕, 문왕, 공자로 이어지는 계보를 말하며 직접 보고 아는 사람과 전해 듣고 아는 사람을 나눈다. 공자 이후에는 백여 년밖에 지나지 않았고 살던 곳도 멀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데 뒤를 이을 사람이 없느냐는 마지막 탄식은 자신감과 불안이 함께 느껴진다. 다음 세대의 성공을 확정해주는 선언으로 바꾸지 않는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요와 순에서 탕까지 오백여 년이 있었습니다. 우와 고요는 직접 보고 알았고, 탕은 전해 듣고 알았습니다. 탕에서 문왕까지도, 문왕에서 공자까지도 그렇게 직접 본 사람과 전해 들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공자 이후 지금까지는 백여 년입니다. 성인이 살던 시대에서 아직 멀지 않고, 살던 곳에서도 이처럼 가까운데, 그런데도 뒤를 이을 사람이 없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없다는 것입니까!”

#### 맹자의 한마디

“공자 이후 지금까지는 백여 년입니다.”

**한문 원전**

> 由孔子而來，至於今，百有餘歲

#### 말뜻 풀기

**견이지지(見而知之)**는 직접 보고 아는 일, **문이지지(聞而知之)**는 전해 듣고 아는 일이다. 이 장은 도의 전승을 설명하는 맹자의 역사적 계보다. 오백 년이라는 간격을 정밀한 연대 계산이나 주기 법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지막 문장의 어조와 자기 지시 여부는 해석의 여지가 있어 이 편역은 물음과 탄식으로 남긴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맹자는 모든 것을 직접 본 사람만 배울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세대가 떨어져 있어도 듣고 읽고 이해하는 길이 있다. 이 가능성 때문에 고전은 오늘에 도달한다. 다만 전해지는 동안 무엇이 남고 무엇이 바뀌었는지 묻는 일도 필요하다. 전승은 그대로 보관하는 일만이 아니라 이해할 조건을 만드는 일이다.

변화가 오래 걸린다는 사실은 위안이 될 수 있다. 내 삶에서 결과를 다 보지 못해도 다음 사람이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말로 지금 해야 할 일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미래의 가능성은 현재의 기록과 교육, 관계와 행동 위에서 열린다. 전해줄 씨앗을 실제로 남겨야 한다.

후대가 이어간다는 말도 확정된 약속은 아니다. 전달된 내용은 잊힐 수 있고 다른 뜻으로 사용될 수 있다. 맹자의 마지막 탄식은 그 불확실성을 생각하게 한다. 자기 뜻을 이해할 사람이 있는지 묻는 마음은 강한 논객에게도 있다. 이상을 가진 사람이 늘 확신만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은 완성된 답뿐 아니라 검토 가능한 과정일 수 있다. 왜 이 방법을 택했고 어디에서 막혔으며 어떤 부분을 다시 물어야 하는지 적어두면, 다음 사람은 같은 출발점에서 헤매지 않아도 된다. 실패의 기록도 잘 전하면 공동체의 자원이 된다.

내가 끝내지 못할 일을 이어갈 사람이 있다면 무엇을 남겨야 할까? 그 사람이 내 답을 바꿀 자유까지 함께 넘겨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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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 넘치기 전에 채워야 할 자리

**출전:** 《맹자》 〈진심 상〉 24장 (7A24)  
**인물·기록:** 맹자의 논변

#### 오늘의 질문

빠르게 앞으로 가려는 마음이, 먼저 채워야 할 빈자리를 지나치게 하지는 않을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공자가 높은 산에서 넓게 보았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바다를 본 뒤에는 작은 물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성인의 가르침을 접하면 말을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진다고 한다. 뒤에는 흐르는 물의 비유가 나온다. 물은 움푹한 곳을 채우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이 장은 실제 여행의 문답이 아니라 시야와 배움의 과정을 설명하는 논변이다.

#### 기록된 논변의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공자는 동산에 올라 노나라를 작게 보았고, 태산에 올라 천하를 작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바다를 본 사람은 다른 물을 예사롭게 여기기 어렵고, 성인의 문하에서 배운 사람은 말을 함부로 여기기 어렵습니다.

물을 보는 데에도 방법이 있어 큰 물결을 살펴야 합니다. 해와 달에 밝음이 있으면 빛이 들어갈 작은 틈까지 비춥니다. 흐르는 물은 움푹한 곳을 채우지 않고서는 나아가지 않습니다. 군자가 도에 뜻을 두는 일도 배움이 일정한 결을 이루지 않고서는 통달하지 못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흐르는 물은 움푹한 곳을 채우지 않고서는 나아가지 않습니다.”

**한문 원전**

> 流水之為物也，不盈科不行

#### 말뜻 풀기

**과(科)**는 이 문맥에서 움푹한 곳이다. **성장(成章)**은 배움이 일정한 결이나 질서를 이룬다는 뜻으로 옮겼다. 책의 한 장을 완성한다는 뜻에만 묶지 않는다. 물의 움직임을 사용한 도덕적 비유이며 모든 실제 유체의 거동을 설명하는 물리 법칙은 아니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더 넓은 것을 보려는 마음과 기초를 채우려는 마음은 함께 갈 수 있다. 큰 시야를 얻으면 내가 모르던 빈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빈자리를 채우면 넓게 본 것을 실제로 이해하고 사용할 힘이 생긴다. 방향을 보는 일과 한 단계의 내용을 익히는 일이 서로를 돕는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완벽히 알아야 다음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배움에는 먼저 전체를 보고 다시 기초로 돌아오는 과정도 있다. 무엇이 필요한 바탕인지 확인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을 기다리다 시작하지 못하는 것과 빈틈을 외면한 채 속도만 높이는 것 사이에서 조정할 수 있다.

어떤 성취는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 질문을 정리하거나, 관계를 회복하려고 말을 다시 듣거나, 일정한 습관을 만드는 시간은 느려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다음 행동이 안정되려면 필요한 일일 수 있다. 보여줄 결과만 좇으면 이런 바탕이 쉽게 밀린다.

또한 사람마다 채워야 할 곳과 속도가 다르다. 같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뒤처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조건을 확인하고 도움을 구하는 것이 비교보다 낫다. 나에게 맞는 속도가 아무 점검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작게 확인할 결과를 두면 방향을 잃지 않는다.

내가 서두르며 지나치려는 빈자리는 무엇일까? 다음 단계로 가기 전에 지금 채우면 도움이 될 한 가지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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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 혼자라도 지키고 함께라면 넓히는 것

**출전:** 《맹자》 〈진심 상〉 9장 (7A9)  
**인물·기록:** 송 구천·맹자

#### 오늘의 질문

기회가 없을 때도 나를 잃지 않고, 기회가 오면 함께 넓힐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맹자》의 장면 — 편집자

맹자는 여러 곳을 다니려는 송 구천에게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스스로 편안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송 구천은 어떻게 가능한지 묻는다. 맹자는 덕을 존중하고 의를 즐기는 데서 답을 찾는다. 궁할 때와 뜻을 펼칠 때를 나누지만 두 경우의 기준을 끊어놓지는 않는다. 개인에게서 시작한 이 책의 질문이 다시 공동체로 열리는 마지막 대화다.

#### 대화체 현대 번역 — 편역·발췌

맹자: “그대는 여러 곳을 다니기를 좋아합니까? 그 길을 말해주겠습니다. 남이 알아주어도 편안하고, 알아주지 않아도 편안할 수 있습니다.”

송 구천: “어떻게 해야 그렇게 할 수 있습니까?”

맹자: “덕을 존중하고 의를 즐기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선비는 궁해도 의를 잃지 않고, 뜻을 펼쳐도 도를 떠나지 않습니다. 궁해도 의를 잃지 않으므로 자신을 지키고, 뜻을 펼쳐도 도를 떠나지 않으므로 백성이 기대를 잃지 않습니다.

옛사람은 뜻을 얻으면 은택을 백성에게 미쳤고, 뜻을 얻지 못하면 자신을 닦아 세상에 드러냈습니다. 궁하면 홀로 자신을 선하게 하고, 뜻을 펼치면 천하와 함께 선을 행합니다.”

#### 맹자의 한마디

“궁하면 홀로 자신을 선하게 하고, 뜻을 펼치면 천하와 함께 선을 행합니다.”

**한문 원전**

> 窮則獨善其身，達則兼善天下。

#### 말뜻 풀기

**궁(窮)**은 경제적 가난뿐 아니라 뜻과 역할을 펼치기 어려운 처지를 포함한다. **달(達)**은 뜻을 펴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다. **독선기신(獨善其身)**은 홀로 자신을 선하게 한다는 뜻이며 남을 외면하는 독선이라는 현대어와 구별한다. **겸선천하(兼善天下)**는 선의 범위를 더 많은 사람에게 넓히는 일이다.

#### 오늘의 생각 — 편집자

자신을 지킨다는 말은 세상이 바뀔 때까지 혼자 버티라는 명령이 아니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내가 지킬 수 있는 기준을 찾는 일과 공동체에 필요한 조건을 요구하는 일은 함께 간다. 홀로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개인의 수양으로만 돌리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에는 반대의 질문이 필요하다. 이제 나의 형편이 나아졌으니 다른 사람의 조건을 잊어도 되는가. 맹자는 영향력이 커져도 같은 도를 떠나지 말라고 한다. 기준은 어려울 때의 위로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힘이 생겼을 때의 제한이기도 하다.

이 책의 말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다. 세상이 내 뜻을 받아주지 않을 때는 적어도 나 자신을 잃지 않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든다. 이것은 원문의 직역이 아니라 편집자의 해석이다. 나를 지키는 일과 세상을 넓히는 일을 하나의 흐름으로 잇는다.

변화는 언제나 한 번의 큰 성공처럼 오지 않는다. 말의 순서를 바꾸고, 타인의 조건을 듣고, 잘못된 방식에서 물러나고, 책임의 기준을 같은 방향으로 적용하는 작은 선택도 있다. 그 선택이 다른 사람과 만나면 개인의 의지를 넘어 지속할 조건이 생긴다.

지금의 자리에서 내가 지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조금 더 큰 힘을 갖게 된다면, 그 힘으로 누구의 가능성을 넓히고 싶을까?

## 핵심 용어 길잡이

| 용어 | 이 책의 기본 풀이 | 주의할 맥락 |
|---|---|---|
| 인(仁) | 사람을 아끼고 그 삶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덕 | 친절한 감정에 그치지 않고 통치의 조건으로 확장된다. |
| 의(義) | 상황에서 마땅하고 옳은 선택 | 이익을 모두 없애라는 뜻이 아니라 판단의 우선순위다. |
| 성선(性善) | 사람에게 선을 향해 자랄 바탕이 있다는 인간관 | 모든 행동이 선하다는 주장이나 과학적 유전자 명제가 아니다. |
| 사단(四端) | 인·의·예·지로 자랄 네 마음의 시작 | 端은 완성된 덕이 아니라 실마리다. |
| 측은지심(惻隱之心) | 남의 고통을 보고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 | 현대 임상 심리학의 진단명이나 능력 측정값으로 쓰지 않는다. |
| 호연지기(浩然之氣) | 옳은 실천을 쌓으며 기르는 넓고 굳센 기상 | 물리학의 에너지·장·양자 현상에 대응시키지 않는다. |
| 부동심(不動心) | 판단의 중심이 압력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상태 | 두려움이나 감정이 완전히 없다는 뜻으로 읽지 않는다. |
| 대장부(大丈夫) | 부·가난·위세에도 기준을 잃지 않는 사람 | 원전의 여성 비하적 대비를 현대의 가치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 왕도(王道)·패도(霸道) | 사람의 삶과 마음에 근거한 통치 / 힘으로 복종시키는 지배 | 옛 군주제 안의 구분이며 현대 제도의 직접 명칭이 아니다. |
| 민본(民本) | 통치에서 백성의 삶과 마음을 앞세우는 관점 | 원전에 없는 현대의 보통선거·권리 개념을 소급하지 않는다. |
| 항산(恒產)·항심(恒心) | 꾸준한 생업과 생활 기반 /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음 | 가난한 사람에게 도덕적 결함을 붙이는 낙인으로 쓰지 않는다. |
| 천시·지리·인화 | 시기의 조건·지형의 유리함·사람의 결속 | 원전의 전쟁 비유와 오늘의 조직 해석을 구분한다. |
| 여민동락(與民同樂) |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것 | 원전 표현 與百姓同樂 등을 오늘의 익숙한 개념명과 구분한다. |
| 사생취의(舍生取義) | 생명과 옳음이 충돌할 때 옳음을 택한다는 옛 논변 | 오늘의 독자에게 죽음이나 자기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
| 반구저기(反求諸己) |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자신의 판단·실천을 돌아보기 | 피해자에게 가해의 원인을 찾으라는 뜻으로 확장하지 않는다. |
| 권(權) | 원칙의 목적을 지키기 위해 상황의 무게를 달리 재는 판단 | 권력이라는 뜻과 구분하며 임의적 예외나 특혜가 아니다. |
| 향원(鄉原) | 모두에게 좋은 평판을 얻지만 원칙을 흐리는 인물의 대비 | 온건함·타협·인기 자체를 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
| 지인논세(知人論世) | 글을 사람과 그 시대에 비추어 읽기 | 현대의 배경 지식을 고대 인물의 직접 발언으로 만들지 않는다. |


## 주제 찾아보기

- **성선**: [01. 사람은 정말 변할 수 있을까](#entry-01), [02. 흐름을 바꾼 힘을 먼저 보자](#entry-02)
- **교육**: [01. 사람은 정말 변할 수 있을까](#entry-01), [18.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칠까](#entry-18), [19. 좋은 스승은 답부터 주지 않는다](#entry-19), [56. 세상을 바꾸지 못해도 가르칠 수 있다](#entry-56)
- **환경**: [02. 흐름을 바꾼 힘을 먼저 보자](#entry-02), [20. 가능성에도 자라는 조건이 있다](#entry-20)
- **측은지심**: [03. 남의 고통 앞에서 멈추는 마음](#entry-03)
- **사단**: [03. 남의 고통 앞에서 멈추는 마음](#entry-03), [04. 작은 마음이 가능성의 시작이다](#entry-04)
- **자기 변화**: [04. 작은 마음이 가능성의 시작이다](#entry-04)
- **우산**: [05. 착한 마음은 왜 쉽게 사라질까](#entry-05)
- **돌봄**: [05. 착한 마음은 왜 쉽게 사라질까](#entry-05)
- **일폭십한**: [06. 하루의 결심과 열흘의 환경](#entry-06)
- **집중**: [06. 하루의 결심과 열흘의 환경](#entry-06)
- **부동심**: [07. 겁이 나도 해야 할 일이 있다](#entry-07)
- **용기**: [07. 겁이 나도 해야 할 일이 있다](#entry-07)
- **호연지기**: [08. 단단함은 한 번에 생기지 않는다](#entry-08)
- **조장**: [08. 단단함은 한 번에 생기지 않는다](#entry-08)
- **반구저기**: [09. 먼저 돌아볼 수 있는 나의 몫](#entry-09)
- **자포자기**: [10. 스스로를 포기하는 순간](#entry-10)
- **대장부**: [11. 대장부란 힘센 사람이 아니다](#entry-11)
- **자기 기준**: [11. 대장부란 힘센 사람이 아니다](#entry-11)
- **구방심**: [12.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공부](#entry-12)
- **배움**: [12.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공부](#entry-12), [20. 가능성에도 자라는 조건이 있다](#entry-20)
- **천시**: [13. 사람은 명령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entry-13)
- **지리**: [13. 사람은 명령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entry-13)
- **인화**: [13. 사람은 명령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entry-13)
- **득민심**: [14.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entry-14)
- **자기**: [15. 큰 변화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entry-15)
- **가족**: [15. 큰 변화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entry-15)
- **공동체**: [15. 큰 변화의 뿌리는 어디에 있을까](#entry-15)
- **성**: [16. 믿음을 요구하기 전에](#entry-16)
- **신뢰**: [16. 믿음을 요구하기 전에](#entry-16)
- **벗**: [17. 친구 앞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entry-17)
- **덕**: [17. 친구 앞에서 내려놓아야 할 것](#entry-17)
- **차이**: [18. 모든 사람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칠까](#entry-18)
- **스스로의 실천**: [19. 좋은 스승은 답부터 주지 않는다](#entry-19)
- **생업**: [20. 가능성에도 자라는 조건이 있다](#entry-20), [40. 많이 했다는 말보다 결과를 묻자](#entry-40), [45. 좋은 마음을 제도로 옮기는 일](#entry-45)
- **관계**: [21. 같은 무례가 되돌아오지 않게](#entry-21)
- **경계**: [21. 같은 무례가 되돌아오지 않게](#entry-21), [52. 어려움이 모두를 단단하게 만들까](#entry-52)
- **상호 책임**: [22. 존중은 한쪽의 의무가 아니다](#entry-22)
- **여민동락**: [23. 즐거움을 나눌 때 생기는 힘](#entry-23)
- **때**: [24. 혼자 옳은 사람으로 남지 않으려면](#entry-24), [34. 머무를 때와 떠날 때](#entry-34)
- **실행의 조건**: [24. 혼자 옳은 사람으로 남지 않으려면](#entry-24)
- **인**: [25. 그래서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entry-25)
- **의**: [25. 그래서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entry-25), [28. 일을 구할 때도 지켜야 할 방식](#entry-28)
- **이익**: [25. 그래서 나한테 무슨 이익이 있습니까](#entry-25), [30. 평화를 말하는 이유까지 살피자](#entry-30)
- **사생취의**: [26.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entry-26)
- **존엄**: [26.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entry-26)
- **원칙**: [27. 작은 타협으로 큰일을 한다는 말](#entry-27)
- **타협**: [27. 작은 타협으로 큰일을 한다는 말](#entry-27)
- **일**: [28. 일을 구할 때도 지켜야 할 방식](#entry-28)
- **예**: [28. 일을 구할 때도 지켜야 할 방식](#entry-28), [31. 원칙과 융통성은 언제 갈라질까](#entry-31)
- **점진**: [29. 잘못을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충분할까](#entry-29)
- **중단**: [29. 잘못을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충분할까](#entry-29)
- **반전**: [30. 평화를 말하는 이유까지 살피자](#entry-30)
- **권**: [31. 원칙과 융통성은 언제 갈라질까](#entry-31)
- **구조**: [31. 원칙과 융통성은 언제 갈라질까](#entry-31)
- **비교**: [32. 극단적인 질문에 끌려가지 않기](#entry-32)
- **판단**: [32. 극단적인 질문에 끌려가지 않기](#entry-32)
- **실천**: [33.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의 무게](#entry-33)
- **가능성**: [33. 나도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의 무게](#entry-33)
- **선택**: [34. 머무를 때와 떠날 때](#entry-34)
- **향원**: [35. 모두가 좋아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entry-35)
- **좋은 평판**: [35. 모두가 좋아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entry-35)
- **논쟁**: [36. 침묵도 때로는 선택이다](#entry-36)
- **책임**: [36. 침묵도 때로는 선택이다](#entry-36), [41. 죽게 만든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entry-41)
- **민본**: [37. 백성이 먼저다](#entry-37)
- **정당성**: [37. 백성이 먼저다](#entry-37)
- **폭군**: [38. 폭군은 이미 왕이 아니다](#entry-38)
- **왕권**: [38. 폭군은 이미 왕이 아니다](#entry-38)
- **항산**: [39. 먹고살 길과 마음의 안정](#entry-39)
- **항심**: [39. 먹고살 길과 마음의 안정](#entry-39)
- **오십보백보**: [40. 많이 했다는 말보다 결과를 묻자](#entry-40)
- **정치**: [41. 죽게 만든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entry-41)
- **문책**: [42. 권력에게도 같은 질문을](#entry-42)
- **회피**: [42. 권력에게도 같은 질문을](#entry-42)
- **인사**: [43. 사람을 뽑기 전에 들어야 할 목소리](#entry-43)
- **검증**: [43. 사람을 뽑기 전에 들어야 할 목소리](#entry-43)
- **복지**: [44. 기댈 곳 없는 사람부터](#entry-44)
- **우선순위**: [44. 기댈 곳 없는 사람부터](#entry-44)
- **조세**: [45. 좋은 마음을 제도로 옮기는 일](#entry-45)
- **정전**: [45. 좋은 마음을 제도로 옮기는 일](#entry-45)
- **천명**: [46. 천하는 누구의 소유인가](#entry-46)
- **민심**: [46. 천하는 누구의 소유인가](#entry-46)
- **전쟁**: [47. 이겼다고 잘 다스리는 것은 아니다](#entry-47), [48. 전쟁을 좋아하는 지도자에게](#entry-48)
- **통치**: [47. 이겼다고 잘 다스리는 것은 아니다](#entry-47)
- **사람의 생명**: [48. 전쟁을 좋아하는 지도자에게](#entry-48)
- **기다림**: [49. 세상이 내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entry-49)
- **철수**: [49. 세상이 내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entry-49)
- **시대**: [50. 뜻을 펼치지 못한 사람의 얼굴](#entry-50)
- **자기 책임**: [50. 뜻을 펼치지 못한 사람의 얼굴](#entry-50)
- **보상**: [51. 머물게 하는 보상과 떠나야 할 이유](#entry-51)
- **독립**: [51. 머물게 하는 보상과 떠나야 할 이유](#entry-51)
- **고난**: [52. 어려움이 모두를 단단하게 만들까](#entry-52)
- **지속**: [53. 변화는 우물을 끝까지 파는 일](#entry-53), [54. 길은 걸어야 남는다](#entry-54)
- **성과**: [53. 변화는 우물을 끝까지 파는 일](#entry-53)
- **습관**: [54. 길은 걸어야 남는다](#entry-54)
- **비판**: [55. 책을 의심하는 것도 공부다](#entry-55)
- **기록**: [55. 책을 의심하는 것도 공부다](#entry-55)
- **기쁨**: [56. 세상을 바꾸지 못해도 가르칠 수 있다](#entry-56)
- **지인논세**: [57. 먼 시대의 사람과 벗이 되는 법](#entry-57)
- **전승**: [58. 변화는 한 세대보다 오래 걸린다](#entry-58)
- **다음 세대**: [58. 변화는 한 세대보다 오래 걸린다](#entry-58)
- **변화의 속도**: [59. 넘치기 전에 채워야 할 자리](#entry-59)
- **기반**: [59. 넘치기 전에 채워야 할 자리](#entry-59)
- **독선**: [60. 혼자라도 지키고 함께라면 넓히는 것](#entry-60)
- **겸선**: [60. 혼자라도 지키고 함께라면 넓히는 것](#entry-60)

## 출처와 편집 범위

한문 기본 대조본: [위키문고 《孟子》 전체 전자본](https://zh.wikisource.org/zh-hant/孟子/全覽). 생애와 편찬 안내: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Mencius](https://plato.stanford.edu/entries/mencius/).

고대 원문에서 새로 번역하고 현대적 질문과 해설을 작성했습니다. 원문에 없는 발언을 고대 인물의 말로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장면·오늘의 생각·제목은 편집 문장입니다. 같은 원전 장의 일부를 생략하거나 표현을 압축한 현대어 편역·발췌이며 전 장의 완역은 아닙니다.

고대 원작은 저작권 보호기간이 지난 자료입니다. 공급처의 현대 주석과 번역은 전재하지 않았습니다. 전자본의 구두점과 이체자, 장 구분에는 편집의 흔적이 있으므로 이 책의 저본과 원전 위치를 함께 남겼습니다. 전문 한학자의 출판 감수와 판본 간 전면 교감은 별도 단계입니다.

[각 편의 전체 원문 대조](sources/context.html) · [원전 선정표](02_원전선정표.md) · [제작·검수 기록](제작_검수_기록.md).
